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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인상고 최초의 프로 지명' SK 박제범, 더그아웃 리더의 표본을 선보이다
[봉황대기] '인상고 최초의 프로 지명' SK 박제범, 더그아웃 리더의 표본을 선보이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10.18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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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수 박제범, 인상고 최초의 프로 선수 …SK 9라운드에 지명
- 열정적인 경기 태도, 더그아웃에서의 리더 기질 등이 좋은 평가 받아
- 봉황대기 1회전 김해고전에서 2타수 1안타 1홈런 1도루 저지 등으로 맹활약

(한국스포츠통신, 목동 = 전상일 기자) 그가 처음 기자의 눈에 띄었던 것은 작년 제100회 서울전국체전 당시였다. 인상고는 전력이 가장 약한 팀 중 하나였지만, 우승 후보 강릉고를 맹렬하게 몰아붙였다. 그리고 그 결사항전의 중심에는 박제범(175/79,우우,3학년 - SK 지명)이 있었다. (작년 [전국체전] “2학년 나병훈,박제범 맹활약” 결사항전 인상고, 강릉고에 1-4로 석패 기사 참조)

그는 쉼 없이 투수에게 기운을 북돋워 주었고, 잘못된 것을 짚어주었다. 공 하나하나에 파이팅을 실어 투수에게 돌려보냈다. 그 결과 인상고 투수진은 강릉고를 상대로 고작 4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반 약간의 힘이 부쳤을 뿐이다.

 

 

봉황대기에서 솔로홈런을 때려내는 박제범(사진 : 전상일)

 

그것뿐만이 아니다. 벤치에 들어가서는 응원 단장이었다. 경기 끝나는 순간까지 맨 앞에서 선수단을 이끌며 응원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열정이 너무 인상이 깊어 기량과 무관하게 박제범이라는 이름 석 자가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모 구단 관계자는 “파이팅 하나는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일등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1년 후 박제범은 SK에 9라운드로 지명되며 인상고 출신 최초의 프로 선수가 되었다. 

SK는 박제범을 지명 한 이유에 대해서 “그 파이팅에 팬이 될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절대적인 기량 자체도 뛰어난 선수지만, 투수를 리드하고 투수들의 사기를 북돋워 주는 더그아웃 리더로서 전국 최고라는 말을 덧붙였다. 

 

 

 

 

포수 출신인 심광호 KT 위즈 스카우트 팀 과장은 “포수는 불펜피칭을 할 때 20개가 예정되어있으면 40개를 던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파이팅과 에너지가 있어야 투수가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포수 한 명이 팀 전력을 강하게 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박제범 같은 선수가 한 명 있으면 정말 경기하기가 편하다. 투수들이 더 큰 시너지를 받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상고 더그아웃에서는 코치나 감독이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가 없다. 훈련 할 때도 열정적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박제범이 제일 먼저 소리를 지르며 분위기를 띄우기 때문이다. 흡사 플레잉 코치 같은 느낌이었다.  

 

 

 

 

때론 특유의 입담으로 상대의 예봉을 차단하기도 한다. 상대 팀 더그아웃에서 “투수 제구가 안 된다.”는 야유가 나오자 투수를 향해 "야~걱정하지 마. 타자는 스윙이 안 돼.”라고 투수를 안정시킬 정도로 입담이 훌륭하다.

박제범은 자신의 고교 마지막 무대인 봉황대기에서 더욱 무르익은 기량을 선보였다. 
이미 진로가 결정된 선수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타석에서 2개의 사사구를 골라냈고, 7회에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5회에는 결정적인 도루저지를 하기도 했고, 2회에는 2루에서  주자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경기의 가장 큰 수훈갑은 6타점의 전희범(2학년)이었지만, 이날 경기를 지배했던 것은 박제범이었다. 

 

 

경기 중 투수를 위로하는 박제범(사진 : 전상일)

 

사실 그는 좋은 기량을 지녔지만 상위 순번에 지명된 포수들에 비해서 체격도 작고 어깨나 순발력, 장타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에서도 기량 외에 훈련 태도, 경기에서의 성실성 등을 많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제범은 훈련 태도, 경기에 쏟아 붇는 엄청난 열정, 그리고 더그아웃에서의 통솔력 등을 높게 평가받아 프로에 지명된 사례라는 점에서 지명 순번과 무관하게 그의 활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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