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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인천고 윤태현이 위력투로 말한다... 'SK 내년 1차는 전국지명? 섣부른 판단이다'
[봉황대기] 인천고 윤태현이 위력투로 말한다... 'SK 내년 1차는 전국지명? 섣부른 판단이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10.30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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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이닝 1실점 짠물 피칭… 인천고의 24년 만의 봉황대기 4강 진출 이끌어
- 인천고 이끄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 … 36이닝 3사사구 극강 제구력 돋보여
- 내년 SK 와이번스 1차지명 후보 … 직접 확인된 것만 141km/h
- 모 야구 관계자 “내년 윤태현이 140km/h 후반 펑펑 던지면 또 모른다.”

(한국스포츠통신 = 목동, 전상일 기자) 이번 봉황대기 최고의 투수는 누구일까. 
현재까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윤태현(인천고 2학년)이다. 이번 대회 투수 가운데 최다 이닝에 최저 평균자책점이다. 팀을 16년 만에 전국대회 4강에 진입시켰다. 봉황대기 4강은 무려 24년 만이다. 만일, 우승이라도 하게 되면 그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윤태현, 인천고를 24년 만의 봉황대기 4강으로 끌어올리다 (사진 : 전상일)

 

다른 팀은 그냥 스쳐 지나가도 될지 모르겠지만 인천고에게 이번 봉황대기는 절실했다. 인천고는 황금사자기, 대통령배에서 모두 1회전 탈락했다. 올 시즌 전국대회를 딱 2경기밖에는 하지 못했다. 인천 최강팀으로서 치욕적인 결과였다. 학교가 시끌시끌했다. 

인천고 계기범 감독 입장에서는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윤태현이 있었다. 황금사자기, 대통령배에 모두 등판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던 윤태현은 봉황대기에서는 인천 앞바다를 홀로 지키는 ‘이순신’ 다름 아니었다. 

그는 인천고의 4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광주동성고전에서는 팀의 8-0 콜드게임 승을 이끌었다. 김도영(2학년)을 앞세운 청룡기 준 우승팀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6.2이닝 동안 2사사구 2피안타 무실점. 손이 꽁꽁 어는 추운 날씨에도 구속은 137km/h까지 기록되었다. 

 

이번 대회 17.2이닝 1실점 윤태현 (사진 : 전상일)

 

다음 경기 중앙고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계 감독은 윤태현을 아끼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결국, 투입할 수밖에 없었고 3.1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구속도 139km/h까지 올라갔다. 

8강 충암고전도 방법이 없었다. 결국 윤태현이었다. 5.2이닝 동안 1실점을 하며 승리투수가 되었다. 이번 봉황대기에서만 17.2이닝을 던져 실점은 단 1실점이다. 3승을 거두었다. 가히 독보적인 존재감이다. 강현구, 장규현(이상 3학년) 등 3학년이 있지만, 윤태현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윤태현은 이미 내년 사이드 중 최대어로 분류된다. 노운현(경남고 2학년), 김찬민(전주고 2학년) 등도 이번 대회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것은 윤태현이 압도적이다. 

 

 

 

 

그의 장점은 체격이 좋다는 것도 있지만, 공을 쉽게 던진다는 것이다. 마치 캐치볼을 하듯이 편하게 던지는데도 공이 쭉쭉 뻗어 간다. 전형적으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서울권 A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공을 던질 때 던지는 순간에만 힘을 주면, 비슷한 스피드로 오래 공을 던질 수 있다. 처음 시작부터 힘을 주기 시작하면 오래 못 던진다. 윤태현이나 박시원이 대표적인 좋은 사례.”라고 말한다.    

수도권 B구단 관계자는 “(윤태현의) 불펜피칭 때부터 예사롭지 않더라. 팔이 부드럽게 잘 나온다. 여기에서 141km/h가 나왔는데 가까이에서는 더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팔이 잘 나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공을 많이 던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SK 와이번스 현철민 스카우트 또한 "좋은 투수다. 잘 던지는 것 같다.”라는 짧은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두 번째는 제구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36이닝 동안 사사구가 3개뿐이다. 10이닝에 1개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무리 고교 존이 넓다고 해도 이정도 사사구 비율은 경이적이다. 
스피드도 충분히 훌륭하다. 이번 봉황대기는 날씨가 추운데다 등판이 너무 잦아 130km/h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미 황금사자기에서 최고 141km/h를 기록했던 투수다. 주말리그에서 최고 구속은 이보다 더 나왔다는 소문도 있다. 

 

SK 와이번스의 1차지명 후보 윤태현 (사진 : 전상일)

 

내년 시즌 SK는 전국지명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특히, 전라권에서 1차지명을 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만큼 전라권 팜이 좋다. 지금보다 인천 팜 선수들의 발전이 없다면 그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윤태현은 제2의 정우영(LG)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많은 관계자가 입을 모은다. 모 야구 관계자는 “만약 윤태현이 147~8km/h을 펑펑 던지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교생이기에 동계 훈련 뒤 6~7km/h의 증속은 매우 흔한 일이다. 지금보다 더 발전한다면 SK의 마음을 돌리게 될 수 있다.  

봉황대기 No.1 투수 윤태현은 무력시위를 통해 팬들에게 말하고 있다.

내년의 발전된 나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SK가 내년 1차지명에 전국지명권을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은 아직은 너무 섣부르다고 말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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