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년 전, 조선 궁중무용의 데뷔 무대는 어땠을까...1828년 ‘무자진작의’ 바탕으로 정재 공연 선보여..
192년 전, 조선 궁중무용의 데뷔 무대는 어땠을까...1828년 ‘무자진작의’ 바탕으로 정재 공연 선보여..
  • 한국스포츠통신=최유경기자
  • 승인 2020.11.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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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2일(목)과 13일(금) 19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국립국악원 무용단 정기공연 ‘1828, 연경당 – 정재( ‘궁중무용’을 일컫는 말)의 그릇에 철학을 담다’를 통해 19개의 조선시대 궁중무용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를 마련한다.
 

무용단-영지무

1828년(순조 28, 무자년) 6월 1일, 효명세자가 어머니 순원황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창덕궁 연경당에 마련한 진작례(進爵禮, 조선 시대 궁중 잔치)는 궁중무용사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효명세자는 대표적 궁중무용으로 꼽히는 ‘춘앵전’을 비롯해 직접 창작한 궁중무용 17종을 최초로 선보이는데, 현전하는 다수의 궁중무용이 탄생한 이 날은 그만큼 우리 무용사에 뜻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단체 종목으로만 행했던 정재를 독무로 선보인 효명세자의 ‘춘앵전’에서는 그의 섬세하고 깊은 예술적 철학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낙화유수’(落花流水, 흐르는 물에 꽃잎이 떨어지듯), ‘비금사’(飛金沙, 금빛 모래가 날리듯), ‘회파신’(回波身, 물결이 맴돌 듯), ‘과교선’(過橋仙, 신선이 다리를 건너듯)등으로 ‘춘앵전’의 동작을 기록한 ‘정재무도홀기’에서 엿볼 수 있듯이, ‘춘앵전’의 탄생은 서양음악의 절대음악 시대에서 표제음악 시대로의 전환과도 같은 전환기적 사건이었다.

국공립 예술단체로는 유일하게 궁중무용을 전승하고 있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은 궁중무용의 정통성을 찾고, 관객들에게 다소 생소한 궁중무용의 아름답고 찬란한 가치를 생동감 있게 전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무자진작의’에서 선보인 17종의 궁중무용을 비롯해 효명세자가 창제한 것으로 알려진 ‘공막무’와 ‘고구려무’를 포함한 총 19개의 궁중무용을 선보인다. 이 중 ‘향령무’, ‘침향춘’, ‘고구려무’는 1981년 김천흥 선생의 주도로 개최한 국립국악원의 ‘정재발표회’ 이후 40여년 만에 첫 선을 보이는 것으로 이번 공연의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무용단-공막무

1923년 순종의 오순(五旬) 탄신연에 참여해 조선의 마지막 무동(舞童)으로 알려진 심소(心韶) 김천흥 선생은 국립국악원 예술사, 연주원, 연구원, 원로사범으로 재직하면서 대다수의 궁중무용을 복원해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궁중무용의 정통성을 계승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은 이번 공연을 위해 연경당에서 열린 의례를 기록한 ‘순조무자진작의궤’와 궁중무용 전반의 기록이 담겨진 ‘정재무도홀기’ 등을 바탕으로 복식과 무용 인원 구성 등을 원형과 가깝게 재현해 1828년 당시 현장의 생생함을 되살릴 예정이다.

변함없이 이어 온 궁중무용의 정통성에 멋을 더할 음악과 무대 구성에는 색다름을 더했다. 1828년 진작례 당시, 악공은 4명으로 구성해 비슷한 음악들을 연주했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현재 연주되는 다양한 정악곡을 장단에 맞춰 악기편성을 다양화해 새로움을 더했다.

또한 ‘ㄷ’자로 지어진 한옥의 맞은편에 가변형 벽을 세워 공연 무대로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경당의 독특한 공간적 특성을 살려, 이번 공연에서는 극장으로서의 연경당의 멋을 드러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을 만날 수 있도록 꾸몄다.

이번 공연을 위해 참여한 제작진의 면면도 다채롭다. 연출에는 창작뮤지컬 <후르츠케이크>의 안병구, 조명디자인에는 공연예술조명의 거장 이상봉, 그리고 무대미술은 뮤지컬 <헤드윅>, <그리스> 등의 영상디자이너인 조수현이 나선다.

지난 해 3월 취임 이후 두 번째 정기공연을 준비하는 국립국악원 무용단 박숙자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은 19종의 정재를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최초의 무대로 정재를 전승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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