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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고 인사이드] 서울권 최고의 핵타선 보유 - '공포의 외인구단' 컨벤션고를 주목하라
[명문고 인사이드] 서울권 최고의 핵타선 보유 - '공포의 외인구단' 컨벤션고를 주목하라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12.11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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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산, 타격 좋은 강견 포수 … 체격 작고 기본기 약한 것 아쉬움
- ‘리틀 권용관’ 권준혁, 좋은 핸들링과 타격 능력 돋보여 … 주장 윤정훈과 유격수 경쟁
- 신동준, 컨벤션고 4번 타자 … 투수 병행하는 서울권 잠룡
- 우완 정유성, 좌완 이준혁, 사이드암 서보석 내년 마운드 이끌 중추
- 황금사자기 16강, 서울 추계리그 4강 위업 … 핵 타선 바탕으로 더 높은 목표 정조준

(한국스포츠통신 = 서울, 전상일 기자) 고교야구는 80여 개의 팀이 있다. 
내년에도 역시 4개의 우승컵을 두고 해당 팀들이 경쟁한다. 가장 강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우승후보로 꼽기도 미흡하다. 하지만 아마야구 팬들이나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재미있는 팀이 있다. 서울 '컨벤션고등학교'다. 

컨벤션고는 올해 창단한 신생팀이다. 하지만 전혀 신생팀답지 않다. 빠른 시간에 좋은 멤버를 모았다. 배명고에서 정유성을, 휘문고에서 조원빈, 강산, 권준혁을 영입했다. 덕수고에서 신동준, 이준혁을 영입했다. 인천고에서 서보석을 영입했다. 장충고에서 윤정훈을 영입했다.(이상 모두 2학년) 모 고교야구 관계자는 “단기간에 어떻게 저런 멤버를 모았는지 모르겠다. 대단하다.”라고 감탄할 정도로 훌륭한 멤버가 모였다.

그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황금사자기 16강에 진입했고, 서울시 추계리그 4강에 진입했다. 예상치 못했지만 어쩌면 당연했던 ‘약진’이었다.  

 

# 서울 최상급의 야수진을 보유한 컨벤션고 - 조원빈, 강산, 권준혁, 윤정훈, 신동준 

 

 

 

컨벤션고 야수진은 무시무시하다. 확실한 지명권 후보는 많지 않지만, '지명이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머금은 후보는 많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많은 프로 관계자가 컨벤션고를 주목한다.

일단 포수 쪽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강산이다. 휘문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방망이 하나만큼은 서울시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간결하게 치는데도 타구가 멀리 뻗어 나간다. 조원빈과는 다른 느낌으로 잘 치는 타자다. 휘문고 김영직 감독은 “방망이 하나만큼은 인정한다. 내가 작년 1학년이면서도 주말리그 개막전 스타팅 멤버로 낸 이유가 있다.”라고 말할 정도다. 컨벤션고 창단 첫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어깨가 탁월하다. 어깨 하나는 상급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포수를 시작한지 이제 겨우 1년이라 기본기가 너무 떨어진다는 점.(그는 작년까지 3루수를 소화했다.) 그런데 신장이 너무 작아 포수로 전향했다. 이제 겨우 1년차에 제대로 된 포수 수비를 소화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블로킹, 프레이밍 등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점을 프로에서 어떻게 볼 것인지가 관건이다.  

내야수 권준혁도 주목해야할 선수다. LG 트윈스의 명유격수 권용관 前 선수의 아들이다. 성남고-휘문고를 거친 2번의 전학 끝에 컨벤션고에 자리 잡았다. 가장 큰 장점은 포핸드, 백핸드를 가리지 않는 안정적인 핸들링과 강한 어깨. 방망이도 수준급이라고 유영원 감독은 평가한다. 야구 센스는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아쉬운 것은 수비 범위. 발을 잘 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수비 범위가 넓지 않고, 다소 둔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현장 관계자들은 밝힌다. 

 

 

 

 

반대로 윤정훈은 발이 빠르다. 또한, 송구의 정확성이 좋다. 권준혁이 전학 오면서 경쟁하며 실력이 부쩍 늘었다. 팀의 주장이기도 하다. 대치중 시절부터 곧잘 하는 유격수였다. 팀의 2번 타자이면서, 3루수와 유격수 자리를 번갈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타력이 다소 약한 것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신동준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2021년 버전 ‘오장한(장안고-NC)’이다. 신동준은 덕수중 시절 서울권에서 상당한 재능으로 군림하던 선수였다. 서울고-덕수고에서 모두 탐을 냈던 선수다. 신장이 188cm정도로 조원빈과 비슷하다.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는데, 방망이 능력은 작년에 오장한의 145km/h 직구를 펜스 상단에 꽂을 정도로 좋다. 유 감독의 말을 빌리면 팀에서 가장 멀리치는 타자는 조원빈이 아닌 신동준이다. 

다만, 부상‧입스 등의 이유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현재 포지션은 외야지만 원래 투수였고, 본인도 투수에 뜻이 있다. 투구 능력이 신동준의 지명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컨벤션고의 4번 타자 신동준

 

여기에 추가로 서울권 1차지명 후보 조원빈이다. 타자로 제2의 야구인생을 열어가는 중이다. 강산, 조원빈, 신동준이 이루는 클린업트리오는 서울시에서 적수가 없을 정도로 무서운 타선이다. 윤정훈과 권준혁이 앞뒤를 받치면 쉬어갈 타순이 없다. 포수, 유격수, 중견수가 모두 어깨가 강하기 때문에 팀 전체의 수비 능력도 나쁘지 않다. 

 


# 상대적으로 약한 마운드 - 우완 정유성, 좌완 이준혁, 사이드암 서보석 주목 

 

 

컨벤션고의 에이스 우완 정유성

 

반면, 마운드는 약하다. 야수들이 전부 프로의 관심을 받을만한 선수들이라면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많이 있다. 

팀의 중심은 우완 정유성이 잡는다. 배명고에서 전학 온 선수다. 올 시즌 컨벤션고 투수 중 기록이 가장 좋다. 19이닝 1.8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당장 내일 경기를 해야 한다면 선발투수는 무조건 정유성이다. 지난 봉황대기 경남고전에서 홀로 5.1이닝 2실점(0자책)으로 버텨준 선수가 정유성이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지니고 있고, 공도 130km/h 중후반에서 형성된다. 제구, 변화구, 경기 운영능력을 모두 종합하면 현재는 팀 내 1번 투수다. 정민태 코치는 “140km/h 정도까지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컨벤션고의 왼쪽 날개 이준혁

 

좌완 이준혁도 있다. 그는 중학시절 순천에서는 알아주는 재능이었다. 전주고 주창훈 감독은 "순천 이수중 시절 이준혁은 엄청났다. 덕수고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너무 안타까웠던 선수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사실 순천에서 서울의 명문 덕수고로 진학했다는 것 자체가 그가 좋은 선수라는 증거다. 하지만, 덕수고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컨벤션고로 전학을 왔다. 현재는 스피드가 130km/h 초반에 머물고 있지만, 장신 좌완 투수이기 때문에 어떻게 변할지 이번 동계가 기대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다만, 지금보다 스피드업이 필요하다. 현재보다 미래를 기대하는 미완의 대기다.  

 

 

 

 

인천고에서 전학 온 서보석도 마찬가지다. 현재 공 구위만 보면 컨벤션고내 최고다. 서보석은 인천고에서 불의의 사구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전학 온 아픔이 있다. 하지만 부상이 완쾌되어 사이드암으로 130km/h 중반의 공을 던진다. 신장도 188cm로 크고, 몸도 유연하다는 평가다. 패스트볼만 좋은 것이 아니고,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던진다. 지난 봉황대기 경남고전에서도 호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투수 중 프로에 간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예상되는 선수다. 

유 감독은 내년 목표를 '8강'으로 잡았다. “투수력만 뒷받침이 되면 그 이상도 노릴 수 있다.”라며 투수력 보강을 제1 과제로 삼았다. 그리고 부족한 투수들의 지도를 위해 정민태 前 한화 코치를 불러들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 사연 많지만 재능 있는 선수들이 모인 컨벤션고, 그들이 만들어갈 절박한 2021년은? 

 

 

컨벤션고가 전지훈련을 치르고 있는 남양주의 어느 야구장

 


컨벤션고는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선수층이 얇고,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심하다. 조원빈이 파워쇼케이스로, 신동준이 부상으로 빠지자 추계리그 4강전에서 휘문고에게 콜드게임으로 무너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타선에 비해 마운드가 너무 약하다. 경험도 일천하다. 언더 유형의 노운현(경남고 2학년)에게 8이닝 2안타로 철저하게 봉쇄당한 것도 경험부족이다.  

하지만 컨벤션고가 재미있는 이유는 ‘소위’ 사연이 많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조원빈은 휘문고 4인방 중 가장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엄청난 감량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야수가 되었다. 강산도 마찬가지다. 신동준, 이준혁, 서보석, 윤정훈도 각각 덕수고, 인천고, 장충고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곳으로 와서 제2의 야구 인생을 꿈꾸고 있는 중이다. 모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었고, 소위 ‘한가닥’ 하는 선수였지만, 어떤 계기로 주저앉았던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된 훈련에 힘들어하는 권준혁과 윤정훈
고된 훈련에 힘들어하는 권준혁과 윤정훈

 

그래서 컨벤션고에는 스토리가 있고, 자유로움이 있고, 절박함이 있다.  꽃을 피우지 못한 선수들은 무언가를 갈망해서 이곳으로 왔고, 자신의 야구를 즐기는 중이다. 꺾인 날개를 다시 곧추 세우기 위한 선수들의 땀방울에 맺힌 절실함이 내년 시즌 컨벤션고의 비상을 기대해 봐도 좋은 가장 큰 이유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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