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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단신] 정민태 前 코치 컨벤션고에서 재능기부 … "고교 선수들 무조건 프로만 생각하지 말아야" 일침
[현장단신] 정민태 前 코치 컨벤션고에서 재능기부 … "고교 선수들 무조건 프로만 생각하지 말아야" 일침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0.12.11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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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통신 = 서울, 전상일 기자) 서울 컨벤션고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얼마 전 사의를 표명하고 구단을 나온 정민태 전 한화 투수코치였다. 정 전 코치는 얼마 전부터 아마 야구 유망주를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친분이 있었던 유영원 감독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타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수가 약한 컨벤션고를 위한 유 감독의 특단의 조치이기도 했다.  

 

 

컨벤션고에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정민태 코치

 

정 전 코치는 한화에서 6년간 재직했다. 다른 팀의 제의도 분명히 있었을 터. 하지만 “이야기가 있긴 했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은 좀 쉬고 싶다. 일보다는 보람을 느끼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라며 사람 좋게 너털웃음을 지었다. 말 그대로 유 감독과의 개인적인 인연에 따른 재능기부일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코치는 다양한 방식으로 컨벤션고의 투수들을 지도했다. 모 선수에게는 “기합”을 지르며 공을 던지기를 요구했다.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어떤 투수는 반창고와 자를 이용해 팔을 묶고 던지게 시키기도 했다. 팔이 일찍 펴지거나 잘 벌어지지 않는 투수의 팔각도를 조정해서 ‘입스’를 치료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투수를 지도하는 정민태 코치

 

정 코치는 “아마 야구 현장에 와보니 수업 등의 이유로 과거에 내가 있을 때에 비해 운동량이 많이 부족하다. 몸이 안 되어 있으니까 캠프에 오면 프로의 운동량을 따라가질 못한다. 그래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운동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신인 때는 캠프에 따라오기보다 국내에서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는 것이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동고동락했던 한화 신인급 선수들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남)지민이나 (한)승주는 좋은 자원이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올라오길 바란다. 그리고 (강)재민이는 올해 너무 잘했지만, 내년에는 떨어지는 구질을 확실하게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 코치는 무조건 프로만을 신봉하는 현재의 아마야구 분위기에 일침을 가했다. 

“나 때는 대학을 안 가면 선수 취급을 못 받던 시대였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고졸 선수를 선호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분위기가 너무 한쪽으로 쏠려있다. 특히, 2차 하위 라운드는 프로에 갈지, 대학을 갈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대학에 가서 힘을 키우고, 공부도 하고 여러 가지 미래를 보며 꿈을 키우면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질 수 있다. 2차 하위 라운드는 기회가 굉장히 제한적이라, 소수의 기회에 못 보여 주면 '고졸 무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는 더더욱 그렇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장에 나와 보니 오직 '프로'만을 신봉하더라. 선수들도, 부모님도 현실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고교 선수들, 무조건 프로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하게 봐야"

 

정민채 코치는 1992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한 후 1996~2003년 6년 연속 15승을 올리는 등 현역 통산 124승을 올린 레전드 투수다. 2008년 말 히어로즈의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 2012년 롯데 코치를 거쳐, 2014년부터 한화의 투수코치를 맡았다. 이후 6년 동안 1군과 2군, 육성군까지를 오가며 투수진을 지도했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 이글스가 최하위에 처지는 등  성적이 좋지 않자 그에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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