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 제472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2월 5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된다.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untact) 공연으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보헤미안의 나라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 스메타나와 드보르자크의 작품을 만난다. 조국 체코에 대한 애국심을 담은 스메타나의 블타바로 시작해 체코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8번으로 마친다. 한편, 중반부에는 한국 피아노 음악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이경숙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들려준다.
첫 무대는 드보르자크의 스승이자 ‘체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메타나의 블타바로 꾸민다. ‘블타바’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를 관통하는 가장 긴 강의 이름으로, 스메타나가 활동할 무렵 체코를 지배하던 오스트리아의 영향 탓에 독일식 표현인 몰다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스메타나는 국민가극 창작 운동을 일으켰고, 보헤미아 음악을 만들어 체코 국민에게 독립의 희망을 전하며 애국심을 북돋웠다.
도도히 흘러가는 강줄기의 모습은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묘사한다. 오보에와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이 곡의 유명한 주제는 강의 원활한 흐름을 표현한다. 귀에 익은 아름다운 주선율에 이어 강변의 숲에서 벌어지는 사냥, 농민들의 결혼 피로연, 체코 전설에 등장하는 요정들의 춤 등도 묘사된다. 이는 곧 체코인의 삶이자 정신을 상징한다. 한편, 블타바를 포함해 1874년부터 1879년 사이 작곡한 총 6개의 작품을 모은 교향적 모음곡이 스메타나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나의 조국’이다. 현재 체코에서는 스메타나의 기일인 5월 12일에 맞춰 ‘프라하의 봄 음악제’를 개최하며, 이때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모음곡 전곡이 연주된다.
이어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피아니스트 이경숙의 협연으로 감상한다. 1785년 2월,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 제20번을 완성한 지 불과 한 달 만인 3월에 자신이 주최하는 예약 연주회에서 직접 연주하기 위하여 제21번을 썼다. 연이어 만들어진 작품이라 두 협주곡은 충실한 편성, 교묘한 오케스트라 기법 등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은 행진곡풍의 시작, 끓어오를 듯한 피날레, 중간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칸타빌레 등 고유의 매력을 지녔다. 또, 독주자의 기교를 과시하고 있지만,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의 균형을 조화시킨 흔적이 역력하다.
총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둠을 떨치고 밝은 분위기로 나아가려는 1악장, 독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는 2악장, 고조된 분위기 속에 피아노가 비상하는 3악장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 곡의 2악장은 귀족 출신 장교와 서커스단 소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스웨덴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음악으로 사용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드보르자크 특유의 어두운 정열과 보헤미안적 서정이 잘 녹아 있다. 1악장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선율을 시작으로 2악장으로 들어서면 한가로운 시골의 목가적인 풍경과 시골 축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그리고 익살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움이 넘치는 3악장을 거쳐, 행진곡풍의 선율을 힘차게 노래하는 4악장에 이르면 트럼펫의 팡파르로 절정을 이룬 뒤 화려하게 마친다.
대구시향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우울감이나 무기력함 등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럴 때 음악을 들으면 기분 전환이 되고,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스메타나와 드보르자크의 작품에 깃든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의 열정에서 에너지를 얻고, 이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에서 휴식하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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