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신고 이상우, 188cm의 큰 키에 130km/h 후반 스피드와 예쁜 투구폼 보유
- 유신고 박영현,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력에서 우위
- 현재 연습 경기 전혀 하지 않아 향후 발전 추이 지켜봐야 판단 가능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2022 1차지명은 전체적으로 안개 정국이다.
10개 어떤 팀도 확실히 정해졌다고 말하기가 힘들다. 굳이 유력하다고 이야기한다면 서울권 전체 1번 이병헌(서울고 3학년)을 지명할 우선 권한이 있는 두산 베어스 정도다. 박준영(세광고 3학년)이라는 훌륭한 투수를 보유한 한화조차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마지막 1차지명인데다, 전국지명이 걸려있어 더욱 그렇다.
‘수원권’에 연고를 두고 있는 KT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사실, KT의 1차지명은 오래전부터 박영현(유신고 3학년)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아니다. 이쪽 권역도 안갯속 이기는 매한가지다. 왜냐하면, 다크호스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상우(188/90,우우, 유신고 3학년)가 그 주인공이다.
이상우는 중학교 시절에는 주로 3루수를 소화했다. 수원북중 시절 엄지민(강릉고 3학년)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중학 시절에는 야수였지만, 고교에 올라와서 투수에 집중했다. 작년 10.1이닝을 던져 방어율 ‘0’을 기록했다. 탈삼진도 12개였다. 하반기 허리통증으로 봉황대기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상우의 가장 큰 장점은 190cm에 이르는 큰 키와 예쁜 투구폼. 높은 타점과 부드러운 팔 스윙, 큰 신장답지 않은 좋은 밸런스가 큰 장점이다. 올해 강릉고에서 유신고로 적을 옮긴 임성헌 투수 코치는 “투수로서 이상적인 폼이라고 생각한다. 타점이 높은데 스윙이 안정적이다. 작년 김진욱(롯데)도 그렇지 않았나. 좋은 신장에 더해 폼이 예쁘다는 것은 투수로서 큰 장점이다. 스카우터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무기.”라고 말했다.
스피드도 나쁘지 않다. 유신고 측에 확인한 결과 연습경기에서 기록한 최고 구속은 141km/h. 주말리그 안산공고 전에서는 138km/h 정도의 최고 구속이 기록되었다.(당시 이상우는 3이닝 5K 무실점을 기록했다.)
반대급부로 유력한 1차지명 후보였던 박영현(182/85,우우, 유신고 3학년)은 작년 다소 부진했다. 40이닝에 방어율 2.48로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구속과 내용 모두 1학년 때에 비해서 아쉬웠다는 것이 현장 스카우터들의 평가다. 청룡기 준결승 광주동성고 전에서는 1이닝 6실점을 하며 무너지기도 했다. 봉황대기에서 18.1 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컨디션을 회복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박영현은 “폼이 문제였었던 것 같다. 유신고 선수들은 대부분 폼이 예쁜데 유일하게 내가 좀 역동적이다. 팔이 자꾸 다소 뒤로 가면서 팔스윙에 문제가 생겼다. 거기다 하체가 죽으면서 공의 위력도 감소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임 코치도 마찬가지 분석이었다. “몸이 다소 기울어지며 팔이 더 뒤로 가게 되면서 스윙이 부자연스러워졌다. 이런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서 현재 캐치볼 단계에서 잘 잡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현이는 신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지금보다 스피드를 많이 늘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영현과 이상우는 전혀 다른 유형의 투수다. 이상우는 큰 신장과 높은 타점, 예쁜 투구폼이 강점이고, 박영현은 좋은 경기운영 능력과 야구 센스, 변화구 구사 능력이 강점인 투수다. 현재까지 보여준 스피드(최고 144km/h)나 변화구 구사능력은 박영현이 월등하지만, 가능성에서는 이상우가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수 포지션에서는 신장이 주는 가산점은 어마어마하다. 작년 이용준(서울디자인고 - NC)는 팀을 대통령배 4강으로 끌어올렸고, 최고 147km/h의 엄청난 구위에도 신장과 투구폼 등의 아쉬움으로 2차 2라운드에 지명된 사례도 있다.
현재 유신고는 서서히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연습경기는 한 경기도 하지 않았다. 박영현은 폼 수정 등으로 약 2주 후에나 하프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상우는 하프피칭 중이다. 현재 이들의 구속이나 구위, 폼 수정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두 명 모두 시즌에 들어가서 향상된 제구와 구위를 KT 스카우트 팀에 보여줘야만 한다.
박영현은 "우리 권역 내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이상우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를 인정했고, 이상우는 “영현이가 워낙 좋은 투수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며 신중하게 말했다. 두 명 모두 1차지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음은 당연하다. 임 코치는 “두 명이 제대로 경쟁이 붙었다. 보고만 있어도 열기가 후끈후끈하다.”라며 아빠 미소를 지어 보였다.
KT는 김민, 소형준, 신범준(이상 KT)까지 피지컬이 좋고 공이 빠른 우완 투수를 1차지명에서 계속 수급해왔다. 올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아직 알 수 없다. 거기에 시즌 중에 또 다른 후보의 등장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KT위즈의 1차지명 또한 타 권역과 마찬가지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뿐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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