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19 16:01 (금)
[윈터캠프] 박세훈, 노성민 등 새로운 피 수혈 … 110년 전통의 중앙고 도약 가능할까
[윈터캠프] 박세훈, 노성민 등 새로운 피 수혈 … 110년 전통의 중앙고 도약 가능할까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1.02.27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작년 황금사자기 16강 성과 … 통한의 실책으로 8강 좌절 아픔
- 대구고에서 박세훈, 강릉고에서 노성민 전학으로 전력 Up
- 184cm 장신 유격수 권민혁 중앙고 전력의 핵심, 신민석도 좋은 자원
- 박세훈 투수 전향, 천희제 언더 전향 등 헐거운 마운드 보강에 집중

(한국스포츠통신 = 서울, 전상일 기자) 2020년 6월 17일 황금사자기 16강전. 
중앙고는 광주진흥고를 상대로 7회까지 3-1로 앞서나갔다. 분위기는 완전히 중앙고였다. 눈앞에 8강이 아른거렸다. 2000년 이후 20년 만에 4강 진출도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는 어이없는 수비실책이 이어지며, 경기는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광주진흥고는 7~8회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아쉬웠던 2020년 6월 17일
뼈에 사무치게 아쉬웠던 2020년 6월 17일 (사진 : 전상일)

 

서효인 감독은 아직도 그날의 경기를 잊지 못한다. 8강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다. 중앙고가 성적이 나서 더 많은 선수가 중앙고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고교야구에서 성적이 잘 나기 위해서는 스카우트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일례로 서 감독은 중학시절 한태양(언북중-덕수고)과 송승엽(언북중-충암고)을 스카우트 하고 싶어 했다.)  

중앙고는 1910년에 창단하여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야구부다. 하지만 자율형 사립고 전환 후, 야구부에 대한 지원이 줄면서 2009년 한 때 해체 직전까지 가는 등 예전의 위용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권의 최약체 그룹에 포함되어있다. 그런 의미에서 2020 황금사자기는 중앙고에게 절호의 기회였던 셈. 

하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중앙고는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작은 좋은 전학생을 받는 것이다. 중앙고의 정원은 한 학년당 9명인 27명이지만, 5명 정도의 전학생을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대구와 강릉에서 한 명씩의 선수를 받았다. 대구에서 박세훈이, 강릉에서 노성민이 그 주인공이다. 

 

 

대구고에서 전학을 선택한 박세훈
대구고에서 전학을 선택한 박세훈 (사진 : 전상일)

 

박세훈(3학년)은 키가 190cm에 달하는 자원이다. 투수와 외야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190cm 치고 발도 그리 느리지 않다. 올 시즌 마운드와 타선에서 중앙고의 천군만마다. 현재는 작은 부상으로 타격 쪽에만 전념하고 있다. 소수정예의 팀 전력상 타격과 수비를 겸업할 예정이다. 역삼초를 나와서 대구고로 진학했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온 특이한 경력이 있다.  

노성민(3학년)은 작년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이의리(기아 타이거즈)에게 홈런을 때려내며 유명세를 탄 전형적인 공격형 포수다. 당시 수원북중이 3개의 우승컵을 거머쥐는 등 최강자로 군림할 때 안방을 지킨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강릉고에서 차동영 등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고로 전학해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노성민은 패스트볼 공략에 큰 강점이 있는 선수다. 중심타선에서 힘을 보탤 전망이다. 타격에 비해 아쉬운 포수 수비가 어느 정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강릉고에서 중앙고로 전학 오는 노성민 (사진 : 전상일)

 

기존 선수로는 권민혁(3학년)이 있다. 권민혁은 작년 2학년이면서도 서울권에서 무려 0.420을 때려낸 타자다. 타격에 상당한 자질이 있는 타자다. 현재까지는 박세훈과 함께 프로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4cm의 장신 유격수라는 점에 가치가 있다. 다만, 서 감독은 조금 더 연결 동작이 부드러워야 한다며 권민혁을 채찍질한다. 프로에서 유격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핸들링이나 연결 동작이 더 빨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로에서 3루수로 크게 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서 감독이 생각하는 자원이기도 하다. 

 

184cm 장신유격수 권민혁 (사진 : 전상일)

 

2학년 신민석(2학년)도 좋은 자원이다. 신민석은 발이 무척 빠르다. 서 감독이 이런 선수가 경기할 때는 꼭 필요하다고 말하며 극찬하는 자원이다. 원래는 중견수이지만, 올해는 주로 1루수와 리드오프에서 팀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역시 중앙고의 핵심 자원이다.  

이렇듯 전학생의 보강으로 타선의 구색은 갖추어졌지만, 문제는 마운드다. 
작년에 한 경기는 확실히 잡아줬던 김도형(중앙고 - 인하대 진학) 같은 투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박세훈의 투수 전향은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서 감독도 "지켜봐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작년 겨울부터 천희제(2학년)가 오버핸드에서 언더핸드로 전향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 또한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결국, 박민준, 정가람 등 3학년 투수들이 잘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 

 

2021년 중앙고는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사진 : 전상일)

 

올해도 서울권은 만만치 않다. 덕수고, 충암고, 서울고, 배명고 등 강 팀들과 함께 주말리그 한 조로 묶여 더더욱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고교야구는 항상 변수가 있는 것.

중앙고는 현재 퇴계원 한양대 야구장에서 맹훈련 중이다. 강 팀들 틈바구니에서 작은 틈 만들기 위한 겨울은 더욱 분주하다. 

다시는 작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한 번 잡은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을 것. 서효인 감독과 중앙고 선수들의 다짐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