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학년 때 어깨 부상 등으로 끝없는 부진 … 대통령배 이후 공 놓고 몸만들기만
- 2월 26일 많은 구단 관계자 앞에서 첫 불펜피칭 긍정적인 평가
- 구위 회복 여부가 관건 … 간결해진 투구폼과 좋아진 몸은 호재
- 140km/h 후반 구속 회복하면 판 흔들 수 있는 최고의 다크호스
(한국스포츠통신 = 광주, 전상일 기자) 드디어 신헌민(186/78,우우,3학년)이 동면을 깨고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2월 26일은 그가 대통령배 이후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시작 한 첫날. 20여개 정도의 공을 가볍게 던지고 피칭을 마무리했다.
신헌민의 시즌 첫 불펜피칭은 초유의 관심이었다. 기아 권윤민 팀장을 비롯한 한화의 김재성 차장, SK의 손차훈 전 단장 등이 광주동성고를 방문했다. NC 다이노스 관계자 또한 스카우트 팀을 파견해 신헌민을 관찰했다. 키움도 관심을 보였다.
광주동성고 김재덕 감독은 그가 흥분할 것에 대비해 “의식하지 말고 살살 던져”라며 그를 진정시켰고, 권 팀장은 “옛날보다 폼이 더 좋아졌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신헌민은 “1학년 때의 투구 폼으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라며 첫 불펜피칭에 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그는 1학년 때만 해도 압도적인 1차지명 후보였다. 초등학교 당시 축구 선수였던 특이한 이력이 있다. 야구 선수 등록 이전에 유급을 한 탓에 1차지명 자격에는 영향이 없다. 중학 시절부터 해당 지역에서는 최고 투수였다. NC에 입단한 광주동성중 선배 박시원은 "헌민이는 그냥 타고난 투수"라고 말한 바 있고, 김재덕 감독도 “김기훈(KIA)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당시 김기훈은 팀을 청룡기 우승으로 이끈 고교 No.1 좌완 투수였다.)
하지만 2020시즌은 신헌민에게 악몽이었다. 어깨부상이 겹쳤고, 스피드도 떨어졌다. 기록도 좋지 않았다. 청룡기와 대통령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리고 대통령배가 끝나자마자 아예 공을 놔버렸다. 모든 것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부상을 치료하고, 몸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지루한 재활과 몸만들기의 연속이었다. 그의 이름은 서서히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신헌민은 기자를 보자마자 “솔직히 자극이 됩니다.”라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러면서 “대신 몇 달 푹 쉬고 오니까 아픈 것도 싹 사라졌고 마음도 편합니다.”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는 작년의 부진을 ‘어깨의 염증’과 ‘벌크업 실패’에서 찾는다. 어깨의 염증을 참고 던지다보니 구속도 안 나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몸을 지나치게 불린 것이 몸의 회전력 감소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프로에서 특급 중간계투였던 고창성 투수 코치도 이에 공감했다. 고 코치는 “헌민이의 영상을 보니 과거에 비해 몸의 회전력이 감소했다.”라고 분석했다.(참고로 그의 공식 최고 구속은 1학년 당시 기록한 147km/h. 2019년 TV중계 당시에는 144km/h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헌민은 이미 1차지명 경쟁에서 많이 드러나 있는 이병헌, 문동주, 박준영 등의 외에 가장 주목해야할 투수 쪽 다크호스다. 투수 쪽에서 판을 뒤흔들만한 후보가 몇명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신헌민은 첫 손가락에 꼽힌다.
만약, 그가 140km/h 후반대의 구속을 회복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1학년 때 좋은 구속을 기록한 신체조건이 좋은 투수이기에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몸도 좋아졌다.그를 지켜본 관계자들이 “몸이 정말 좋아졌다. 근육에 탄력도 있는 것 같고, 허벅지도 굵어졌다.”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광주동성고를 방문한 수도권 모 구단 스카우트는 “가진 것이 많은 투수다. 저 정도 재능이 있는 투수는 흔치 않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 코치 또한 이에 동의했다. “140km/h 후반은 아무리 좋은 폼을 지녀도 절대 던질 수 없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투수 중 신헌민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많지 않다. 큰 키에 긴 팔과 다리를 갖추고 있고, 인성도 좋다는 평가다. 여러모로 프로가 좋아할 만한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김재덕 감독은 기자에게 "문동주가 좋은 투수인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신헌민이 문동주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조 단장님께서는 부상 회복 후 신헌민의 공 던지는 모습을 보신 적이 없다. 신헌민은 작년에 부진했을 뿐 항상 광주에서 최고였다."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만큼 믿음이 확고하다는 의미다.
신헌민은 도전자다. 다른 후보들이 치고 나오고 있지만, 이제 첫 불펜피칭을 마칠 정도로 페이스를 천천히 가져가고 있다. 최대한 더 천천히, 대신 제대로 보여주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알고 있다. 아직은 자신의 패를 모두 보여 줘야 할 시기가 아님을. 보여줄 때가 왔을 때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지금은 참고 또 참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신헌민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반란을 준비 중이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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