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준서, 팀에서 가장 강한 어깨와 파워 보유 … 휘문고 전 도루 저지 2개
- “나의 이름은 원래부터 손오공 … 가장 큰 장점은 맞히는 능력”
- 손오공, 3루수로 전향.... 화순고 이현욱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
- 휘문고전 투런 홈런 중견수 문호진, 에이스 강동규도 지켜봐야 할 선수
(한국스포츠통신 = 화순, 전상일 기자) 2020년 10월 18일. 휘문고와 화순고의 봉황대기 1차전이 펼쳐졌다. 많은 프로 관계자가 몰려들었다. 당연히 상위지명 후보인 엄태경과 신민철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화순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예상 밖으로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3회까지 0-0이었다. 선발 강동규(3학년)는 1회 엄태경과 신민철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는 10-3 휘문고의 승리. 뒷심이 부족한 약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화순고의 경기력은 과거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올 시즌 화순고에서 가장 주목해야하는 선수는 하준서(178/84,우우,3학년).
현재까지라는 전제하에 화순고에서는 그나마 프로행 가능성이 큰 선수다. 그는 광주에서 전학 온 선수다. 문동주‧윤도현(이상 3학년)과 화정초-무등중 동기다. 진흥고에 진학했으나 화순고로 전학했다. 3루수를 하다가 작년에 포수로 전향했다.
최고 장점은 강한 어깨. 팀 내 최고의 어깨를 보유하고 있다. 기본기가 부족하지만, 나쁘지 않은 체격과 강한 어깨가 있어 포수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한 편이다. 휘문고 전에서 도루를 2개나 잡아내며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다. 팀의 4번 타자이자 포수이니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또 하나의 장점은 힘. 팀 내에서 가장 웨이트트레이닝을 잘 한다. 당연히 장거리 타자 스타일이다. 아직 홈런이 없지만, 올해 마수걸이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 화순고 이 감독은 키움 및 몇몇 구단 관계자가 하준서에 대해 문의해 왔다고 밝혔다. 지명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화순고에서 프로 레이더망에 포착된 선수가 있다는 것만 해도 의미 있는 일이다. 하준서는 후천적인 것(포수 기본기)이 아직 부족하지만, 선천적인 힘, 어깨 등이 좋은 대표적인 케이스. 미래를 보고 작년 청담고 김세민(삼성) 같은 이변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쉬운 점은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점. 이현욱 감독은 이를 “무디다”라는 사투리로 표현했다. 몸이 크고 파워가 좋은 만큼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이 감독은 덧붙였다.
또 한 명의 핵심 선수는 손오공(175/64,우좌,3학년). 이름으로 유명세를 탄 선수다. 그의 독특한 이름에는 일화가 있다. 손오공은 중학교 때 개명한 이름이다. 원래 이름은 손민영. 그는 이름에 대한 내력을 차분하게 설명해주었다.
“태어나기 전부터 나의 이름은 오공이었다. 태명도 오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사람들은 나를 ‘오공’이라고 불렀다. 부모님께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공이라는 이름을 짓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 이름을 쓸 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손민영이라는 이름을 쓰다가 중학교 때 개명했다. ‘손’은 한자고, ‘오공’은 한글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내 이름을 말하기가 부끄러웠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한 번만 들어도 기억해주시니까 거부감은 없다. 참고로 서유기나 만화와는 무관하다.(웃음)”
그의 가장 큰 장점은 공을 맞히는 능력. 봉황기 휘문고와의 경기에서 팀에서 유일하게 2안타를 때려냈다. 현재 팀의 중견수는 주장 문호진(3학년). 손오공은 올 시즌 내야수로 전향을 시도한다. 포지션은 3루수다. 좀 더 팀 전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이현욱 감독의 강력한 승부수다. 결과는 미지수다. 외야에서 내야로 그것도 3학년 시즌에 전향하는 사례는 드물기때문이다.
추가로 이 감독은 손오공을 5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다. 하준서 뒤에서 정확하게 타점을 쓸어 담는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손오공은 “나는 공을 맞히는 것은 자신 있다. 작년 TV 중계가 되었던 선린인터넷고 전에서도 안타를 때려냈고, 휘문고 전에서도 안타를 때려냈다. 김동주, 이도건의 공도 나름 칠만했다. 올해는 더 많은 안타를 때려낼 것이다. 장거리 타자가 아니어서, 짧고 강하게 내야를 뚫어내겠다.”라고 선전포고 했다.
아쉬운 점은 작은 체격과 마른 몸. 발도 체격에 비해 아주 빠른 편은 아니라 프로의 기준에서 보면 부족한 부분이 분명 있다. 장단점이 분명한 선수다. 3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가 관심사다.
화순고는 광주에 인접해 있는 학교다. 당연히 좋은 자원은 전부 광주로 간다. 차라리 전남이나 전북이라면 그쪽 지방의 좋은 선수를 받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거리가 애매하게 끼어있다. 따라서 인상고, 군산상고, 전주고보다도 객관적인 전력은 훨씬 떨어진다. 하준서 같이 광주에서 전학 오는 것이 아니라면, 수급할 수 있는 자원이 한계가 있다.
주말리그는 3학년에게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현욱 감독 또한 그 사실을 시인했다. 결국, 화순고의 가장 큰 목표는 전국대회 16강. 누구에게는 너무나 쉬운 2승이지만, 그들에게는 그 2승이 너무도 절실하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화순의 어느 오후. 그들은 결코 연습을 쉬지 않았다.
하우스에 들어가서 체력 훈련, 배팅훈련, 타격훈련, 수비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실력이 부족하다면 연습량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대회 2승을 향한 그들의 의지가 저 멀리 전남 화순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화순고의 2021년은 장밋빛이라고 믿으며. 내일은 명문Go를 꿈꾸며!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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