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5일 광주일고 전 선발 등판 6이닝 1실점 0자책 1피안타 무사사구 7K
- 선발 운영능력 및 제구 증명한 것이 큰 의미
- 기아 관계자들 앞에서 6회 149km/h 인증
- 초박빙 기아 타이거즈 1차지명, 문동주가 반 보 앞서나가
(한국스포츠통신 = 함평, 전상일 기자) 이틀 전 광주동성고와의 연습경기에서 154km/h를 던지며 일약 화제가 된 진흥고의 문동주가 또다시 무시무시한 위용을 과시했다.
문동주는 3월 25일 전남 함평 야구장에서 펼쳐진 광주일고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1실점 0자책 1피안타 무사사구 7K를 기록했다.
문동주의 이번 광주일고 전 선발등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연습경기지만, 많은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가 경기장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연고팀인 기아타이거즈는 당연하고, 한화, 삼성, SSG, KT, LG 등 대부분 구단이 함평 야구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의 관건은 문동주의 스테미너 증명. 문동주는 긴 이닝을 던진 적이 없어서 선발 체력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엊그제 경기가 폭발력을 과시한 경기였다면, 이날은 선발로 던질 체력과 운영능력이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문동주는 총 66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유일한 안타는 2회 2사 후 3루수의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킨 주자를 1루에 두고 양효빈에게 맞은 펜스를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3루타. 불의의 일격을 당한 문동주는 2회 2사 이후 스피드를 급격하게 상승시키며 5타자(2회 2아웃 ~ 4회 1아웃)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기도 했다.
당초 문동주의 예정 이닝은 4이닝. 하지만 투구 수가 적어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6회에도 149km/h가 나왔다는 점. 이 부분에 많은 스카우트 관계자가 놀랐다.
이날 최저 구속은 143km/h. 최고 구속은 150km/h였다. 이날 그는 총 3번의 150km/h를 기록했고, 149km/h는 6~7개가 나왔다. 주무기인 스플리터는 1개만 던졌고, 직구-슬라이더(약 135~138km/h)에 커브(120~124km/h)를 더한 스리피치 투구가 주를 이루었다.(한화 이글스 스피드건 기준 - 많은 관계자가 모여 자리가 좁아 해당 스피드건을 모든 구단이 공유했다.)
상대 팀이자 스카우트 출신이기도 한 광주일고 성영재 감독은 "이 정도면 무조건 1차지명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프로 가서 바로 선발로 써도 되겠다. 내가 보기에는 사실상 (경쟁이)끝난 것 같은데."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A구단 관계자는 “이정도 스피드로 6이닝을 버틸 수 있는 투수는 프로에서도 많지 않다. 강 팀과의 두 번의 경기에서 사사구가 하나도 없다는 점도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는 “영리한 투수다. 오늘 선발이니까 구속을 조절해서 잘 배분한 것 같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시즌에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윈터리그에서 현재 보여 지는 구위는 전체 고교 3학년 중 최고라는 것이 프로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날 함평야구장에는 1시부터 광주진흥고와 광주일고의 경기가, 1시 30분부터는 동강대와 광주동성고의 경기가 펼쳐졌다. 많은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문동주의 3이닝만 보고 다른 경기장으로 옮겨갔다.
신헌민과 김도영, 그리고 쉽게 보기 힘든 동강대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기아 권윤민 팀장을 비롯해서 한화 정민혁, 삼성 김민수 스카우트는 자리를 뜨지 않고 문동주의 투구를 꼼꼼하게 지켜봤다.
한편, 경기는 10회 승부치기 끝에 광주일고의 3-4 승리로 끝이 났다. 문동주 외에 광주일고 김녹원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최고 144km/h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동주는 작년과 비교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육안으로 봐도 하체 사용이 달라졌다. 서한중 진흥고 투수코치는 “내 딛는 디딤발이 안정되어야 하체쓰는 것이 가능하다. 동주의 가장 큰 변화는 디딤발이 안정되면서 하체를 많이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타고난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부드러운 ‘팔스윙’과 투해머 국가대표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악력’은 문동주의 구속 향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사실 공식·비공식 여부와 프로 지명은 상관관계가 크다고 할 수 없다. 프로 구단은 각 구단이 직접 세팅한 스피드건과 직접 촬영한 영상을 기준으로 선수를 평가한다. 따라서 연습경기라도 프로 관계자가 많이 집결하면 공식 경기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작년 매우 부진했던 장재영(키움 히어로즈)이 9억 원의 계약금을 기록한 것도 그런 이유다.
분명, 아직 시즌은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광주권 최강팀들을 상대로 프로 구단 스피드건에 154km/h를 새겨 넣은 것도 모자라 선발 능력까지 증명한 문동주가 기아 타이거즈 1차지명 경쟁에서 반 보 정도는 더 빨리 내달리기 시작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는 이유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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