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체중 감량 병행하며 작년보다 나아진 컨디션 … 커터, 슬라이더도 좋아져
- "직구는 내가 원하는 대로 구사 가능 … 변화구 구사능력만 높이면"
- 전광열 감독 “이미 144km/h를 던지고 있는 좌완 투수 누가 있는가”
(한국스포츠통신 = 부산, 전상일 기자) 최근 부산에서 이민석(개성고 3학년)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연일 삼진 퍼레이드로 현장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선수가 있다. 이민석이 떠오르기 전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원조 1차지명 후보 김주완(189/97,좌좌,3학년)이다. 시즌을 코 앞에 앞두고 그 또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월 19일 펼쳐진 자체 청백전에서 8회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청백전 인만큼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롯이 과정이 중요했다.
김주완은 이날 8회와 9회 마운드에 올라왔다. 좌완 이원재(3학년)와 맞대결했다. 2이닝 동안 제구 불안도 나타나지 않았고, 피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전광열 감독과 정수원 코치 또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근 경기 중 가장 공이 좋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경남고 스피드건으로 최고 144km/h가 기록되었다. 근래 나온 구속 중에서는 최고다. 8회에는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솎아내기도 했다.
김주완은 1학년 때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강력한 1차지명 후보로 꼽혔다. 1학년 당시 롯데기 및 기장야구대축제에서 경남고의 약진을 이끌었다. 하지만 2학년 때 부상 악령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캐치볼을 하다가 얼굴에 공을 맞고 약 일주일간 입원한 것. 입원 기간 체중이 불며 밸런스가 나빠졌다. 다소 투박한 투구 폼이었던 김주완의 공이 더욱 안 좋아진 것은 당연했다.
전 감독은 김주완을 데려다 놓고 따끔하게 혼을 냈다. “딱 한 번만 네가 이렇게 하면 죽겠다 싶을 정도로 운동해봐라. 지금 상태로는 안 된다.”라며 다그쳤다. 많은 러닝을 소화하며 혹독한 동계훈련을 보냈다. 그리고 그는 한층 날씬해진 몸으로 돌아왔다. 비록, 명문고열전 덕수고전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한 번의 부진이었기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김주완은 “과거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일단 직구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다. 다만, 변화구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코스 코스에 잘 넣는 법을 좀 더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올 겨울을 자평했다.
주무기는 슬라이더와 커터. 그 중 커터가 주무기다. 고2 때 새로 장착한 구종이다. 그를 대표하는 장점은 강한 어깨와 장신 왼손 투수라는 점, 팔 유연성이다.
김주완은 투구폼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편이 아니다. 오히려 뻣뻣하고 둔한 느낌이다. 몸이 무거워 순발력도 떨어진다. 이 부분이 김주완에게는 최고의 마이너스다.
하지만 같은 좌완인 이원재는 "같은 왼손 투수로서 주완이를 보고 있으면 팔만큼은 유연하다는 느낌이다. 하체나 다른 부분은그런 느낌이 없는데, 팔은 잘 휘어지며 빠지지않고 잘 돈다. 그것이 빠른 공을 던지는 비결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체중이 있어서 공이 묵직하다. 묵직함만큼은 부산에서 김주완이 최고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이다. 개성고 이민석 또한 “힘이 있어서 공이 상당히 묵직하다.”라며 그를 최고의 라이벌로 인정했다.
현장에서 평가하는 김주완은 장단점이 공존하는 선수다.
부산 야구에 대해 밝은 관계자는 “주완이는 꾀를 부리는 성격은 아니다. 묵묵히 시키면 잘한다. 하지만 투구폼이나 밸런스에서 단점이 확실한 선수라서 터지면 크게 터지겠지만, 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다.
1학년 때에 비해 발전이 더딘 부분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작년 봉황기에서도, 현재도 최고 구속은 143~4km/h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좋게보면 꾸준하고, 나쁘게 보면 발전이 더디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선수라는 의미다. 모 구단 관계자는 "이원재와 함께 지켜봐야 할 선수다. 장신 왼손이라 다른 구단들도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끊임없이 관찰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김풍철 총괄의 말대로 지명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전광열 경남고 감독은 “전국에 144km/h를 꾸준하게 던지는 좌완이 몇 명이나 있는가.”라는 한 마디로 그에 대한 모든 설명을 끝냈다. 전 감독의 말대로 이미 144km/h를 던지고 있는 장신 좌완은 쉽게 거르기 힘든 마성의 존재다.
아직 시즌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1차지명이 끝나는 순간까지 그에게 눈을 떼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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