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배 이병헌 두산 베어스 1차지명 확신한다.” 응원도
- 박건우에 이어 안재석까지 서울고 동문들 기부 릴레이 훈훈
(한국스포츠통신 = 서울, 전상일 기자) 마음 씀씀이도 슈퍼루키 다웠다.
두산 베어스의 2021 1차지명이자 차세대 유격수 안재석(두산, 19)이 모교인 서울고에 2천만 원 상당의 용품을 기부해 화제다. 입단 5개월 차 신인치고는 상당한 액수다.
안재석은 4월 26일 오전 9시 서울고에 모습을 드러냈다. 용품 기부 행사를 위해서였다. 이제는 당당한 1군 선수인 탓에 월요일 오전 밖에 시간을 낼 수 없었던 것이 이른 시간을 잡은 이유다. 서울고 선수들 또한 이날은 훈련이 없는 날이었지만, 선배를 위해 기꺼이 훈련장에 나왔다.
안재석은 “작년에 내가 이루지 못한 우승 한을 후배들이 꼭 풀어 달라. 응원하겠다.”라는 간략한 덕담을 선수단에 전달했고, 주장 문정빈(3학년)은 “항상 안재석 선배님이 계신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번 기부는 안재석의 작년 고3 시절 약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권 1차지명 경쟁에서 안재석은 크게 거론이 되지 않았다. 안재석 본인도 욕심을 크게 내지 않고 있었던 상황. 따라서 “내가 받을 일이 없다. 혹시 1차지명을 받으면 선수단에 배트를 사주겠다.”라고 덜컥 약속 한 것.
그런데 2순위 두산 베어스에서 안재석을 1차지명했다. 그때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던 그가 빠르게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원래 계획은 배트 기부였으나, 얼마 전 모교 선배 박건우가 배트를 기부하면서 안재석은 하계 운동복을 선택하게 되었다.
서울고 유경민 야구 부장은 “재석이가 선수들 전원에게 브랜드 하계 운동복 세트를 기부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연봉도 얼마 안 될 텐데 크게 될 선수 같다.”라고 고마워했다. 서울고 박노근 교장 역시 안재석의 기부를 크게 반겼음은 물론이다. 박 교장은 안재석을 불러 30여 분 동안 차를 대접하기도 했다.
안재석은 “계약금 일부를 떼서 기부한 것이다. 부모님도 매우 기뻐하셨다. 사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후배들에게 신세도 많이 졌다.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착한 일이라도 많이 해야 행운의 안타라도 하나 더 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쑥스러워했다. 아직 세 번밖에 못 받았다는 본인의 월급도 장비 값 외에는 후배들 밥 사주는데 다 쓴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도 안재석은 기부 행사 후 이병헌‧이승한(서울고 3학년)에게 점심을 샀다.
옆에 있던 이병헌이 “계약금이 2억인데 밥 얻어먹는 것쯤이야”라고 너스레를 떨자 안재석은 “두산이 너 계약금 10억 마련한다고 올 시즌 선수단 연봉 감액한다는 소리가 있다. 혹시 내년 2차 1라운드 계약금은 3천만 원 주는 거 아니냐.”라고 웃으며 맞받아쳤다.
안재석은 옆에 있던 기자에게는 “두병헌 확정 아닌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 선배들이 "너희 학교 고3 왼손 투수 잘 던진다며?“, ”그 친구 요새 다쳤다며?”라고 본인에게 묻기도 한다고. 거기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이병헌을 지칭하는 기사도 본적이 있다며 절친한 후배의 1차지명을 열렬하게 응원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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