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동성고전에서 7.2이닝 역투 큰 인상
- 김도영과 4타석 승부, 2루타 맞았으나 2개의 삼진으로 4타수 1안타
- 선천성 청각 장애 딛고 실력으로 당당하게 프로지명 후보에 올라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효천고 김대훈(183/80,우우,3학년)의 전반기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주말리그 5경기 19.2이닝 12피안타 15사사구 24K 평균자책점 2.70.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선수층이 얇은 효천고에서 에이스 역할을 무난히 소화했다. 이번 시즌 김대훈이 프로 관계자들에게 가장 크게 어필한 경기는 4월 24일 전남 함평 주말리그 광주동성고전.
순천효천고는 강호 광주동성고와의 대결에서 김대훈을 선발로 내세웠다.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배수의 진이었다. 김대훈은 7.2이닝 105개의 투구를 하며 2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선발투수가 승리의 주역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는 작년보다 투구폼이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화구 제구력도 좋아졌다. 특히, 슬라이더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를 지켜본 모 구단 관계자는 “커브는 아직 다소 밋밋하다. 하지만 김도영을 삼진으로 잡은 슬라이더는 좋다. 결정구로 손색이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 종반 힘이 떨어지자 변화구 비중을 급격하게 늘렸고, 변화구가 김대훈을 버티게 해준 버팀목이었다.(커브로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스플리터가 결정구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라권 최고의 타자 김도영(광주동성고 3학년)과의 승부. 김대훈은 김도영과의 네 타석에서 정면승부를 걸었다. 4타수 1안타 2삼진. 비록 3회 홈런성 2루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에게 한 경기에 두 번의 삼진을 뺏어낸 선수는 전국에 김대훈뿐이다. 아무도 김도영에게 2개의 삼진을 뺏어내지 못했다. 그때 이후 김도영은 단 한 개의 삼진도 당하지 않았다.
김대훈에게 아쉬운 점은 패스트볼의 구위. 이날 김대훈은 139km/h 정도(총 105구)로 작년보다 큰 성장을 이루지는 못했다.(KT 스피드건 기준). 그를 지명 후보로 냉정히 관찰하며 가장 많이 나온 지적이었다. 모 관계자는 “작년보다 패스트볼의 구위가 못하다.”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료들이 실책을 범해도 박수를 치며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마운드 운영 능력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선천성 난청의 장애를 지닌 선수다. 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갔고, 중학교 때 기본기를 닦기 위해서 1년 유급했다. 또래보다 2살이 많다.(군대 면제이기 때문에 나이는 큰 상관이 없다).
항상 보청기를 끼고 야구를 한다.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지만, 말투가 다소 어눌하다. 또한, 옆에서 크게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 이러한 불편에도 불구하고 그는 빼어난 실력으로 효천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 봉황대기 7.2이닝 17K의 투구나 작년 청룡기 준우승팀 광주동성고전 호투는 장애와 무관한 순수한 실력이다. 특히, 광주동성고를 상대로 7.2이닝 2실점 투구는 문동주나 박준영(이상 3학년) 같은 초고교급 투수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가 프로 지명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이유다.
고교생에게 고3 시즌은 남다르다. 청소년기를 끝내고 성인의 길로 접어드는 변곡점이기 때문이다. 비록 남들보다 2년이 늦었지만, 아직 김대훈의 성장스토리는 끝난 것이 아니다.
전국대회에서 효천고를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는 날, 그가 프로에 지명되는 날 그 정점을 찍을 테니까.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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