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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통 이슈] 발 묶인 아마야구, 프로 지명·입시 대혼란 … "대통령배는 할 수 있는 건가요?"
[한스통 이슈] 발 묶인 아마야구, 프로 지명·입시 대혼란 … "대통령배는 할 수 있는 건가요?"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1.07.29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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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말 그대로 대혼란이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 프로지명과 대학 입시가 얽히고설키었다. 입시를 코앞에 둔 고3 선수들은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갈팡질팡이다. 훈련도 못 하고, 경기도 못 하고 그저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다. 수험생들뿐만 아니다. 이들의 진학을 책임진 학교들도 마찬가지다. 

당면 과제는 ‘대통령배’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8월 4일부터 협회장기를 먼저 치르는 것으로 합의하고 일정을 발표했다. 문제는 현재 전국대회를 한 대회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학교가 꽤 된다는 것이다. 반면, 어떤 학교는 협회장기까지 벌써 세 번째 전국대회에 연속 출전한다. 어떤 팀은 조기에 아예 시즌이 종료되고, 어떤 팀은 지명날까지 계속 대기해야할 지도 모른다. 이렇듯 '일정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다 보니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16강에 진출한 군산상고 선수들(사진 : 전상일)
청룡기 16강에 진출한 군산상고 선수들(사진 : 전상일)

 

물론, 향후 대통령배가 정상적으로 치러진다면 상관이 없지만 확실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크다. 승패를 떠나 경기가 중요한 것은 대학입시에 타석수, 이닝 수가 절대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록이 좋아도 이닝 수와 타석수, 경기 수가 안 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인원수가 많은 서울권 학교들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토너먼트 대회의 실적을 중심으로 보는 대학도 있다. 전국대회 팀 성적에 가산점도 부여된다. 

모 고교 관계자는 “선수들과 학부모님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다가 경기가 열리지 못하게 되면 대통령배나 청룡기에 출전하는 학교들은 어떻게 되는 것 인가. 혹시라도 4단계가 길어져 그런 사태가 발생하면 대학 입시에 일대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현재 강원도 쪽에 타 종목도 대회가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장 협회장기는 할 수는 있는 것인가.”라고 걱정하며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 경기를 하는 것과 나중에 경기 하는 것은 다르다. 시즌이 거의 다 끝나서 하는 경기는 집중력과 기량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연습도 못 하고 하염없이 대기하면서 겨우내 갈고닦았던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다. 청룡기 16강에 진출한 모 고교 감독은 “고교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특히, 이 나이대 선수들은 변동이 심하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16강에 올라갔는데, 훈련을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힘들게 닦아놓은 기량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프로지명도 마찬가지다. 일정이 늘어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2차 중하위라운드에 지명될 선수들이다. 상위라운드 선수들이야 현재까지의 활약만으로도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보여줄 기회를 박탈당한다. 경기가 열리더라도 지명에 임박해 경기가 열리면 큰 의미가 없다. 결과에 반영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 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사실 상위라운드 선수들은 이 사태가 큰 피해가 없다. 문제는 1차와 상위라운드 선수를 정해 놓은 이후에 보는 2차 중·하위 라운드 선수들이다. 이들의 기량을 최종 점검할 기회가 없어진다. ”이라고 말했다.  

봉황기는 대학 입시전(9월 14일)에 열릴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협회장기가 끝난 이후 청룡기와 대통령배가 순차적으로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일정이 너무 빠듯하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2학년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미다. 

프로 지명 날짜와 대학 입시 날짜가 겹친다는 것도 문제다.  
보통은 프로지명 결과를 보고 대학입시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공교롭게도 날짜가 겹쳤다.(2차지명은 현재 9월 13일) 대부분 학교가 9월 13일과 14일에 원서접수를 마감한다.(대표적으로 성균관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13일에 마감한다.) 따라서 올해는 고3 선수들 전원이 원서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상위지명으로 거론되는 선수라하더라도 행여나 프로에 지명되지 않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수시 합격자들이 대거 프로로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또한 큰 혼란이다.  
 
협회 측에서는 대통령배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기간 내 소화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협회의 의지와는 무관하다. 확진자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전국이 4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협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발이 묶이며 수험생들도, 학부모들도, 협회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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