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영, 최근 10년 이내 광주에서 나온 2021 최고 내야수 유망주
- 문동주는 황금사자기, 김도영은 협회장기에서 맹활약
- 한화는 기아가 선택하고 남은 선수 1차지명 할 것 확실
- 최종 장고 돌입 … 조心 향배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행복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시간이 다가왔다.
기아 타이거즈의 1차지명이 그것이다. 전국지명권을 보유한 3개 구단을 제외한 7개 구단은 8월 23일(월) 동시에 1차지명 선수를 발표한다.
사실 지난 5월 황금사자기 당시만 해도 기아의 고민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문동주(188/92,우우, 광주진흥고 3학년)는 황금사자기 장충고전, 도개고전, 경남고전에서 연거푸 호투하며 2021년 투타 통틀어 최대어로 떠올랐다. 최고 구속은 154km/h에 달했다. 연투 능력도 증명했고, 제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김도영(182/81,우우, 광주동성고 3학년)은 5타수 2안타에 그치며 세광고에게 패해 1회전 탈락했다.
모든 이들이 '게임은 끝났다'고 했다.
하지만 김도영의 막판 대반격이 시작되었다. 협회장기에서 문동주는 다소 아쉬웠고, 김도영은 날아다녔다. 김도영은 해당 대회에서 22타수 9안타에 6도루를 기록했다. 광주동성고를 결승까지 견인했다. 특히, 2루 견제에 걸렸는데도 3루로 돌진하며 도루를 성공시킨 장면이나, 신일고전 호수비 장면은 많은 관계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만약, 동성고가 우승했다면 MVP는 김도영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컸다. 공격력‧주력은 최근 10년 간 광주에서 나온 야수 중 최고라는 기아의 내부 평가다. 올 시즌 성적도 훌륭하다. 97타석에 들어선 타율은 무려 0.456에 17도루 1홈런. 작년 108타석 0.457에 22도루 1홈런과 거의 동일한 성적이다.
물론, 문동주의 1차지명을 예상하는 현장 관계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1차지명에서는 투수가 야수보다 강세를 보이는 것이 정론이기 때문이다. 올해 좋은 내야수 자원이 유독 많다는 것도 근거 중 하나다. 이미 지난 스토브리그부터 문동주의 1차지명 가능성을 크게 본 관계자가 많았다. 광주일고 성영재 감독 조차 스토브리그 당시 문동주의 1차지명을 예상했고, 협회장기 당시 모 구단 팀장은 “김도영은 뛰어난 선수지만 여전히 내 예상은 기아가 문동주를 지명할 것 같다. 문동주는 리그에서 에이스급으로 클 수 있는 자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공기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황금사자기 당시 만큼 압도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아직 모른다.”는 입장을 내비치는 관계자들이 무척 많아졌다. 모 구단 관계자는 "문동주가 앞서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도영이 협회장기에서 잘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는 50대 50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양 선수는 아직 고교생이기에 아쉬운 점이 있다. 장점이 워낙 엄청나 단점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뿐이다.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문동주의 단점은 엄청난 스피드에 비해 구위(소위 공의 묵직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 반면, 현장에서 지적하는 김도영의 단점은 수비에서의 송구. 특히, 송구의 정확성이나 송구 시 연결 동작이 다소 거칠다는 것이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두 선수는 모두 메이저리그 신분조회를 받았고, 청소년대표에 선발되었다. 문동주는 U-23 대표에도 선발되었다. 올해 전면드래프트를 해도 두 선수가 전체 1,2번을 차지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본지의 취재 결과 기아 내부에서도 양 선수를 두고 의견이 상당히 갈려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야구단 수장인 조계현 단장의 결심이 가장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화 이글스는 기아가 누구를 선택하든 남는 선수를 1차지명 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이번 선택은 기아뿐만아니라 한화 1차지명 선수를 결정하는 중대한 결정이다. 또한, 기아의 선택에 따라서 한화가 2차 전체 1번 선수를 바꿀 수도 있다.(문동주는 투수이고, 김도영은 야수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거시적으로 보면 향후 야구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 될 만한 드래프트가 될 수도 있다.
기아 타이거즈 스카우트 팀은 최종 장고에 돌입했다. 조 단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1차지명 당일까지 고민하겠다.”라는 입장만을 견지하고 있다.
문동주의 수성일까. 김도영의 뒤집기일까.
이제 길고 길었던 그 고민의 끝이 보인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