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신장에도 안정된 투구밸런스, 빠른 구속, 변화구 구사능력 호평
- “아직 타자로 보는 구단이 더 많지만, 투수로서도 고민할 듯”
- 그의 투수로서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보느냐가 관건
- 2차지명 일주일 남은 시점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
최고의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군산상고 김동준(193/100, 좌좌,3학년)이다.
김동준은 충암고와의 결승 무대에서 장쾌한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그의 홈런은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 ‘리틀 빅초이’라는 별명처럼 해당 장점이 없다면 그는 지명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지에서는 ([드래프트] 박찬혁, 조세진 등 거포 전쟁 … 2차지명에서 김동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기사를 며칠 전 게재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에서 김동준의 무난한 3라운드 이내 상위지명을 예상한 구단은 모두 그런 장점에 주목했다.
변수는 준결승(vs 마산용마고)과 결승(vs 충암고)에서의 투수 등판이었다. 결승은 다소 아쉬웠지만, 준결승전 마산용마고전 등판은 꽤 충격파가 컸다.
김동준은 그 이전까지는 거의 투수로 나오지 않았다. 협회장기 마산고전에서 5.1이닝 투구하기는 했지만, 당시 그의 최고 구속은 140km/h에 그쳤고 5.1이닝 4피안타 5사사구로 내용도 그리 좋지 못했다. 연습경기에서 이따금 등판했지만, 실전에서는 스카우트 관계자들에게 선보일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던 셈이다. 오히려 김동준보다 신헌민(광주동성고 3학년)이 훨씬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협회장기 투구를 바탕으로 신헌민은 2차 최상위순번이 무난한 선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동준은 청룡기에서 협회장기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스피드도 당시보다 3km/h 가량 늘었다. 모 관계자는 “변화구 구사 능력도 괜찮았고, 상하체가 넘어가는 동작이나 포수를 향하는 방향성과 릴리스포인트도 좋았다.”라고 말했다. 마산용마고전이 김동준의 인생 피칭인 셈이다.
김동준의 아킬레스건은 수비 위치다. 발 느린 거구 스타일이기에 프로에서 활용이 쉽지 않다. 하지만 투수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희소성 높은 왼손투수이기 때문이다. 사실, 김동준은 스테미너, 운영 능력, 견제 능력 등이 모두 미지수다. 무릎 부상도 있었다. 말 그대로 세공되지 않은 '원석'인 셈이다. 결국, 판단의 핵심은 좌완 투수 김동준의 '미래 가치'를 어느 정도까지 보느냐로 귀결된다.
아직까지 김동준은 야수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모 구단 관계자는 청룡기가 끝난 직후에도 "구단마다 생각이 틀릴 것이다. 나는 야수로 보는 구단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워낙 파워가 좋은 선수다. 다만, 남은기간 동안 투수로 고려하는 구단이 늘어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투수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면 그는 2차지명 최고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변수는 지명이 1주일 남은 시점이라 발동이 너무 늦게 걸렸다는 점이다.
김동준은 이번 청룡기를 통해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확실한 것은 중위라운드에서는 그를 잡을 수 없게 되었다. 무조건 상위 순번을 투자해야한다. 경쟁이 붙으면 순번이 더 올라갈 수 도 있다.
과연, 어떤 구단이 어떤 순번에서 그의 가능성에 배팅할 것인가. 운명의 시계가 째각째각 돌아가기 시작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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