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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기획] '힘겨운 여정' NC 다이노스, 최악에서 최선을 끌어낸 1‧2차 신인드래프트
[드래프트 기획] '힘겨운 여정' NC 다이노스, 최악에서 최선을 끌어낸 1‧2차 신인드래프트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1.09.20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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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지명‧2차지명 힘든 상황에 직면한 NC 다이노스
- “박성재는 공 던지는 것은 허인서에게 뒤지지 않는 강견 포수”
- “이준혁, 빨리 쓸 수 있는 투수 … 박동수는 즉시 전력감 기대”
- “히든카드는 조효원과 임지민 … 장타력있는 코너 내야 및 발전가능성 큰 우완 투수”
- 2루수 이한, 투수 이현우도 향후 큰 발전가능성 기대
- 전국 각지에서 숨은 자원 선별... 가장 많은 대졸 선발 특징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2021년 드래프트에서 가장 힘든 여정을 견뎌온 팀은 어디일까. 말할 것도 없이 NC 다이노스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민동근 스카우트 팀장의 어깨는 무겁기만 했다. 어떤 구단은 근 몇 년래 최고 투타 자원을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는데, NC는 1차지명 대상자조차 아예 없었다. 김영웅(물금고, 삼성 1라운드 지명)은 중학교 때 전학으로 제외되었다. 김찬민(전주고, 기아 4라운드 지명)은 이평중학교 출신으로 1차지명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정유석(마산용마고, 두산 6라운드 지명)은 중학교 2학년 때 유급했다. 서준교(김해고, NC 10라운드 지명)는 시즌 초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다. 진퇴양난 그 자체였다. 

2차지명도 마찬가지였다. 전년도 우승의 영광으로 맨 끝 순번을 부여받았다. 거기에 모 구단의 사정으로 작은 논란거리라도 있는 선수는 모두 배제해야만 했다. 10번째 순번에서 기량이 좋고, 이슈가 없으며,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를 찾아야만 했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 “1차지명 박성재, 공 던지는 것은 허인서에 뒤지지 않는 강견 포수” 

 

 

NC 다이노스 1차지명 박성재(사진 : 전상일)

 


그 와중에 박성재(마산용마고)의 성장은 가뭄의 단비였다. 강릉 주말리그 현장에서 민동근 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성재를 1차지명한 배경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했다. 

민 팀장은 “박성재는 공을 던지는 것 하나만큼은 허인서에게 뒤지지 않는다. 현장 용어로 공이 예쁘게 날아간다. 회전력이 좋다. 공을 베이스 앞에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선수다. 강도는 허인서가 좋은데, 정확성 면에서는 박성재가 낫다고 본다.”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박성재는 대통령배 당시 허인서와 명품 ‘어깨 대결’을 선보이기도 했다. 2루 도루저지뿐만 아니라 1루주자를 포수 견제로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아쉬운 부분은 피지컬과 타격. 민 팀장은 “성재는 아직 포수의 몸이 아니다. 포수는 누상에 나가 많이 뛰는 포지션이 아니다. 투수가 탄착군을 잘 잡을 수 있게 조금 더 탄탄한 포수의 몸을 만들어야 한다. 타격도 아직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NC에 양의지 비롯해서 김형준 등 좋은 포수가 많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며 “그렇지 않다. 지금은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포수는 급하다고 그때 뽑으면 늦는다. 우리 팀은 이미 한번 그런 경험이 있다. 투수는 신인들도 최근에 잘한다. 하지만 포수는 신인이 와서 할 수 있는 포지션이 절대 아니다. 빨리 키울 수도 없다. 무엇보다 트레이드 시에 출혈이 엄청나게 심하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타 구단들도 박성재는 충분히 괜찮은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아쉽다뿐이지 2차지명에 나왔어도 무난한 지명권에 들어갔을 선수라는 의미다. 


# “이준혁, 빨리 쓸 수 있는 투수 … 대졸 조효원과 고졸 임지민은 히든카드”  

 

 

NC 다이노스 1라운드 이준혁(사진 : 전상일)

 


2차지명에서 NC 다이노스의 1라운드 이준혁(율곡고)이었다. NC가 원하던 투수 자원은 모두 앞에서 나갔다. 투수를 원했던 NC가 1라운드 지명할 수 있었던 유일한 투수였다. 민 팀장은 “좋은 선수다. 앞에서 나간 1라운드 선수보다 빨리 쓰기는 더 좋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변화구 능력이 우수하고, 경기 운영 능력도 훌륭하다. 체격에 비해 타점도 좋다. 작년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후보 부산고를 1회전에 탈락시키며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사실, NC가 1라운드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선수가 한 명이 더 있었다. 허인서(순천효천고-한화 2라운드 지명)다. 포수 최대어를 뽑기는 좋은 순번이다. 하지만 NC는 이미 박성재를 1차지명했다. 그를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한화가 “허인서가 우리 팀에 올 운명이었던 것 같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도 그래서다.  

 

 

NC 다이노스 2라운드 박동수(사진 : 전상일)

 

2라운드 박동수(고려대)는 회심의 픽이다. 민 팀장은 “대졸은 뽑는 것이 부담스럽다. 구속 향상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졸은 현재 모습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이드암은 다르다. 제구가 되면 중간에서 빨리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제2의 강재민을 기대하며 뽑은 선수가 박동수다. 대졸 최대어이며 최고 148km/h의 강속구를 구사한다. 구종이 단순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몸을 잘 만들었다는 평가다. 

3라운드 김녹원(광주제일고)은 중위에서 NC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민 팀장은 “제구도 훌륭하고 투구폼도 깔끔한 선수다. 다만, 타점이 높지 않고, 폼이 너무 깔끔하다보니 연타 및 정타를 허용하는 경향은 있다. 하지만 프로 기준에서 보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라고 그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히든카드는 4라운드 조효원과 5라운드 임지민이다. NC는 유격수 유망주 쪽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곧 김한별(배재고-NC)이 군 제대 복귀하고, 작년 1라운드 김주원(유신고-NC)도 있다. 오태양(청원고-NC) 같은 중하위 자원도 있다. 오히려 공백이 생긴 코너 내야 보강이 우선이라고 민 팀장은 판단했다. 조효원(원광대)은 그 적임자다. 3루 자원으로 그를 선발했다. 민 팀장은 "방망이를 정말 잘 친다. 파워가 상당하다. 어깨도 좋은 편이다. 야구에 대한 열의가 있고, 훈련 태도도 좋다고 판단되었다. 공주고 시절에도 봤던 선수인데, 경기가 끝나고 홀로 나머지 훈련을 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올해 0.462에 7개의 홈런을 때려낸 대학리그의 파워히터다.  

 

 

NC 다이노스 4라운드 조효원(사진 : 전상일)

 

NC 다이노스 4라운드 이한(사진 : 전상일)

 

NC 다이노스 5라운드 임지민(사진 : 전상일)

 

또 한 명의 4라운더 이한(유신고)은 타격이 뛰어난 내야수다. 작년 봉황대기에서 심준석에게 결승타를 때려낸 것으로 유명하다. 눈썰미가 좋고, 야구 센스도 뛰어나다. 맞히는 재주는 타고난 선수다. 발도 빠르다. 팀에 공백이 생긴 2루 자원으로 그를 선택했다. 2루수가 힘들다 싶으면 외야 전향도 가능한 선수다. 
 
두 번째 히든카드는 5라운드 임지민(강원고)이다. 민 팀장은 "공 하나는 정말 잘 던지는 선수"라고 말했다. 많은 관계자가 NC 스카우트 팀의 노력의 결정체라고 입을 모은다. 알려지지 않았을 뿐 최고 145km/h를 던지는 우완 투수이기 때문이다.  폼도 좋은 편이다. 투수를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백스윙도 짧고 스트라이트도 짧지만, 공의 위력은 상당하다. 빠른 팔 스윙에서 나오는 커브의 각도도 훌륭하다. 발전속도가 빠르다. 185cm의 키에 체형도 포수보다 투수에 가깝다. 모 고교야구 관계자는 “공 던지는 모습을 보니 5라운드로 손색이 없다.”라고 호평했다.


# 7라운드 이현우, 순번 대비 횡재 … 100번째 서준교는 연고지 고려한 최선의 선택
  

 

NC 다이노스 7라운드 이현우(사진 : 전상일)

 

6라운드 이주형이나 7라운드 이현우는 유명한 선수들이다. 이주형(충암고)은 올 시즌 무려 91이닝을 소화한 선수다. 충암고 2관왕의 주역이며, 국내 최장신 사이드암이다. 다만, “자기 몸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변화구 구사능력과 제구가 좋다는 평가다. 

7라운드 이현우(배명고)는 순번 대비 잘 잡은 선수라는 평가다. 체격 조건이 훌륭하지만, 그 체격을 잘 쓰지 못한다. 위에서 찍히는 타점이 좋고, 발전 가능성도 좋다. 힘만 붙으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강릉 주말리그 당시에 민동근 팀장 앞에서 145km/h를 인증하고, NC 유니폼을 입었다. 

민 팀장은 8라운드 오승택(동아대)이나 9라운드 조민석(원광대)에 대해서 최선이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특히, 조민석은 기대하지 않은 행운이다. “어느 정도 내려올 것은 예상했지만, 9라운드는 솔직히 예상못했다. 4년제 대졸보다 나이가 1살 많고, 신장이 크지 않다 보니 저평가 당한 것 같다. 공을 던지는 밸런스도 좋고, 무엇보다 체인지업이 훌륭하다.”라고 부연해 설명했다. 

 

NC다이노스 9라운드 조민석
NC다이노스 9라운드 조민석(사진 : 전상일)

 

10라운드 서준교(김해고)는 연고지 우선 지명이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2차지명에서 연고지 선수가 한 명도 없어서 100번째 선수는 우리 연고지에서 선택하고 싶었다. 서준교는 우리 팀 1차지명 대상자였다. 수비가 정말 좋은 선수다. 타격만 더 보완되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민 팀장은 설명했다. 유격수로 신장이 괜찮고, 무엇보다 작년 황금사자기 우승 주역으로서 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다.  


# NC 2차지명 키워드는 대졸, 투수‧코너내야, 지역 다양성

 

 

NC 다이노스 스카우트 팀(사진 가운데가 민동근 팀장) 

 


NC 다이노스 2차지명의 특징은 ‘대졸, 투수 및 코너 내야’다. 최하위 순번의 어려움을 대졸로서 극복하고자 했다. 또한, 투수‧코너내야 수급에 지명권 상당수를 할당했다. 

대구에서 만난 민 팀장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모든 팀원이 열심히 했다.”라고 드래프트의 소회를 밝혔다. 

NC는 이번 2차지명에서 서울, 경기, 강원, 광주, 경남 등 전 지역에 걸쳐서 1~2명씩 신인 선발을 감행했다. 대졸까지 포함하면 10개 구단 중 가장 다양한 지역에서 선수를 선발했다. 전국 팔도에 발품을 팔며 돌아다녔다는 의미다.  

스카우트에 대한 평가는 훗날 받게 된다. 하지만 NC 다이노스 스카우트 팀이 결과를 떠나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이유다. 
 

전상일 기자(ninten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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