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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7번째에서 서울‧부산 알짜 자원 다수 선점 … LG 백성진 팀장의 표정은 밝았다
[현장 인터뷰] 7번째에서 서울‧부산 알짜 자원 다수 선점 … LG 백성진 팀장의 표정은 밝았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1.09.2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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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라운드 김주완 “타고난 장점 뛰어난 선수 … 단점 충분히 보완 가능”
- 2라운드 최용하 “제2의 정우영 기대, 즉시전력감으로 보고 선발”
- 3라운드 이주헌 “허인서 나간 뒤 가장 유심히 지켜본 포수 자원”
- 7라운드 김성우 “현재 실력은 주헌이보다 위 … 예상치 못한 횡재”
- 10라운드 엄태경 “우리 차례까지 내려올 것 기대 못 해”
- 이지훈‧양진혁 “발전성 뛰어난 우완”, 최원영 “아기자기한 야구 기대”
- “단점 보완 보다 장점 극대화, 지금보다 앞으로 잘할 선수 선발”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7번 째 순번을 보유한 2021 LG 트윈스 2차지명 기조는 확실하다. 서울·부산권 우수 자원 선점이다. 2차지명 총 10명 가운데 7명이 서울이고, 2명이 부산, 1명이 경기(야탑고)다. 팀 분위기와 잘 맞는 지역에서 알짜 자원을 쏙쏙 ‘지명바구니’에 담아넣었다.  

LG의 좌완 사랑은 팀 전통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LG 차명석 단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투수는 항상 부족하다. 좌완 투수는 더욱 그렇다. 남아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다. 좌완 투수 자원을 눈여겨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LG가 ‘즉시전력감’ 주승우가 아닌 ‘장래성이 좋은 조원태를 1차지명 한 이유다. 

 

LG 트윈스 1라운드 김주완 (사진 : 전상일)

 

1라운드 김주완 선택도 비슷한 맥락이다. 
스카우트 팀의 결단이 돋보였다. 9월 15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을 찾은 LG 트윈스 백성진 스카우트 팀장은 “김주완은 좋은 선수다. 물론, 팬 분들이 말씀하시는 대로 다소 둔탁해 보이고, 투수 수비(PFP) 등이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도 안다. 대통령배 당시에 수비를 보고 많은 구단이 아쉬워했다. 하지만 우리 팀은 지명 며칠 전 부산에 직접 스카우트 관계자를 파견해서 수비, 견제, 투구 동작 등 투구 외적인 부분을 세밀하게 관찰했다.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믿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고난 장점에 주목해야 한다. 주완이는 묵직한 공 끝과 엄청난 회전을 보유하고 있다. 공의 무게감은 타고나는 것이다. 훈련으로 고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완벽한 선수를 바랐던 것이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이 좋아질 수 있는 선수를 원했다. 완벽한 선수라면 우리 팀까지 안 왔을 것이다. 무엇보다 바로 쓰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시일을 두고 다듬으면 더 좋아질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김주완은 대표적인 그런 유형.”이라는 말로 그에 대해 확신을 갖고 지명했음을 강조했다. 

 

 

LG 트윈스 2라운드 최용하
LG 트윈스 2라운드 최용하 (사진 : 전상일)

 

 

오히려 백 팀장은 2라운드 사이드암 최용하(서울디자인고)에 대해서 즉시전력감이라는 기대를 표현했다. “1차지명에서도 고려했던 투수였다. 마운드 위에서 힘이 좋다. 사이드암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자원이다. 정우영 이외에 중간에서 쓸 수 있는 사이드암 수급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사이드암은 2차지명에 나온 선수 중에 최용하가 최고다. 해당 순번이 아니라면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그의 2라운드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이드암은 신체 조건이 크게 상관이 없다. 얼마나 자신이 몸을 잘 만드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NC 2라운드에 지명된 박동수 선수도 몸이 그렇게 큰 편이 아니다. 왜소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대표팀에서 보니까 몸을 너무 잘 만들어왔다. 그것이 140km/h 후반을 던질 수 있는 비결이다.”라는 부연설명도 곁들였다. 4살이 어린 최용하는 그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LG 트윈스 3R 이주헌 (사진 : 전상일)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핵심적인 선수는 3라운드 이주헌(성남고)과 7라운드 김성우(배재고)다. LG가 투수 외에 가장 많이 신경 쓴 포지션이 바로 포수이기 때문이다. 유강남의 후계를 선정하는 일이 시급했다. LG가 허인서를 선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던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LG는 허인서를 제치고 이주헌을 선택했다. 백 팀장은 “우리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무조건 좋은 포수를 잡겠다고 결심했다. 인서는 당연히 빨리 나갈 것을 예상했고, 그 다음이 누구인지를 생각했다. 그 대상이 주헌이다.”라고 말했다. 즉 LG는 올해 No.2 포수를 이주헌이라고 봤다는 의미다. 

얼리픽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백 팀장은 “놓치면 큰일 나는 자원”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실제로 이주헌은 본지의 취재결과 모든 구단 지명 리스트에 있는 선수였다. 신장이 좋은데도 날렵하다. 블로킹 능력도 수준급이고, 무엇보다 2루 송구 시 팝타임 2초 안쪽으로 들어오는 몇  안되는 포수다.(1초 80까지 나오기도 한다) 여기에 성남중, 성남고 시절까지 주장을 역임한 리더십 또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백 팀장은 설명했다.  

 

LG 트윈스 7R 김성우(왼쪽)_ 오른쪽은 배재고 김성현 코치 (사진 : 전상일)

 

이주헌이 의도된 지명이었다면, 7R 김성우는 예상치 못한 ‘횡재’였다.
백 팀장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솔직히, 성우가 남아있을 것이라고는 예상못했다. 우리는 이주헌 한 명만 지명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보니까 김성우가 남아있더라. 그래서 계획을 수정해서 포수를 한 명 더 지명하게 되었다. 사실, 성우는 체격이 좀 작다 보니까 아쉬운 부분이 있다. 투수들은 타겟을 잡아주고 하는 포수를 좋아한다. 하지만 현재 기량은 주헌이보다 위다. 빨리 쓰기는 주헌이보다 낫다.”라고 두 명을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 이주헌과 김성우의 지명으로 LG 트윈스는 2021년 ‘고졸 네임드 포수’ 2명을 영입한 유일한 팀이 되었다. 

4R 이지훈(야탑고)과 5R의 허준혁은 무난한 무난한 순번이라는 평가다. 4R 이지훈은 신체조건이 좋고 최고 140km/h를 훌쩍 넘는 좋은 공을 던진다. 무난한 지명이 예상되었던 우완 정통파 투수다. 

 

 

LG 트윈스 4R 이지훈
LG 트윈스 4R 이지훈 (사진 : 전상일)

 

5R 허준혁(한일장신대)은 당장 중간에서 쓰기 좋다는 평가다. 
키움 히어로즈 이상원 팀장은 지난 겨울 당시 “허준혁도 검토 하고 있다. 중간에서 쓰기 참 좋을 것 같다. 몸의 순발력도 좋고, 타점도 괜찮다.”라며 허준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만큼 서울권 구단들이 지켜봐왔던 선수다. 백 팀장의 평가도 비슷했다. 중간-마무리 쪽에서 LG 트윈스에 힘을 보태줄 투수라는 것이 LG의 평가다. 대졸을 의무적으로 한 명 뽑아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LG 트윈스의 선택은 탁월했다는 것이 중론이다.(허준혁 또한 경기고 출신으로 서울 연고다) 

 

 

 

 

6R 최원영(부산고)도 알짜 선수다. 이것보다는 더 먼저 나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는 것이 백 팀장의 솔직 고백이다. “외야수로서 장점이 정말 많은 선수다. 굳이 아쉬운 것을 꼽자면 자신의 체격에 비해서 너무 멀리 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장타력이 없는 선수는 아니지만, 조금 더 자신의 체격에 맞는 아기자기한 야구를 하면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최원영에 대해서 설명했다. 

 

 

LG 트윈스 9R 양진혁 (사진 : 전상일)

 

 

8R 문정빈(서울고)과 9R 양진혁(성남고)은 한 가지 장점만 본 선발이다. 문정빈은 수비가 부족하지만 타격, 양진혁은 스피드가 부족하지만, 예쁘고 부드러운 투구폼이다. 백 팀장이 말하는 “나중에 잘할 수 있는 선수”의 기준에 부합하는 선발이다. 

가장 관심을 끈 선수는 10R 엄태경(휘문고). 가장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지명이다. 어찌보면 LG 트윈스의 10명의 선수 중 가장 잘 알려진 선수다. 

백 팀장은 “엄태경은 유격수로서 큰 키를 갖고 있다. 다만, 힘을 다 쓰지 못하고 있다. 힘을 쓸 수 있는 몸을 아직 덜 만든 것도 있다. 타격도, 송구도 연약해 보이는 동작들이 많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거기까지 내려갈 것이라고는 예상못했다. 유격수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런데 좋은 선수가 남아있어서 10R에서 뽑기는 최고의 자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엄태경이 예상보다 너무 많이 밀리게 된 이유를 묻자 백 팀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프로는 특색이다. 특히,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그렇다. 이것저것 전부 조금씩 갖고 있는 것 보다 한 가지를 확실하게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저것 다 잘하면 앞 순번에 다 나갔지 절대 우리 순번까지 남아있을 리가 없다. 오직 압도적인 장점 하나만 본다. 그 장점이 프로에 와서 극대화되길 바라는 것이다. 아마 그런 부분이 엄태경이라는 좋은 선수가 우리까지 오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백 팀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팀은 당장 성적을 내야하는 팀이다. 갓 지명된 선수가 기존 선수를 밀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보다 앞으로 잘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확실한 장점을 보유한 선수를 선발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또한, 연고지명 마지막 해라 같은 값이면 연고지의 좋은 선수를 찾는데 더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이것도 우리 팀 전략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 만족감을 표현한 LG 백성진 팀장(화면 오른쪽)

 

 

LG 트윈스는 이번 2022 2차 신인드래프트를 통해서 내실을 잘 다진 팀으로 평가받는다. 
조원태, 김주완이라는 특급 좌완 두 명을 잡았고, 기량‧인성을 갖춘 포수 두 명을 잡았다. 허준혁이라는 대졸 자원도 확보했고, 이지훈‧양진혁같은 미래 지향적인 자원도 챙겼다. 7R 최원영도 올해 나온 외야 자원 가운데에는 손가락에 안에 꼽히는 선수다.엄태경을 10라운드에서 지명한 것은 충분한 명분이 있다.  

최근 몇 년 간 LG 트윈스는 지명을 잘한 팀으로 꼽힌다. 굳이 이민호(2020 1차지명)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우영(2019 전체 15번)‧문보경(2019 전체 25번) 같은 좋은 사례들이 많다. 백성진 팀장의 환한 미소와 강한 자신감이 결코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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