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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고교 훈련장에 나타난 박경완 "고교 때 수비 안 되면 프로와서도 힘들어"
[현장취재] 고교 훈련장에 나타난 박경완 "고교 때 수비 안 되면 프로와서도 힘들어"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1.12.03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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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전드 박경완, 컨벤션고에서 재능기부 및 후진 양성
- “포수는 수비가 최우선 … 수비 안되면 포지션 옮겨야”
- “팝타임 줄이는 가장 빠른 비결은 하체”
- “장윤언 좋은 선수인데 프로 지명 안된 것 아쉬워”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12월 2일 추운 겨울 컨벤션고 야구장.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한 중년 남성이 몇몇 고교 선수를 붙잡고 실랑이 중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 포수이자 前 SK 와이번스 감독대행직을 역임하기도 했던 박경완이었다.(박 코치로 호칭을 통일한다) 

그는 2년 전 SK(현 SSG)를 나온 이후 야인으로 후진 양성이 힘쓰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과거 쌍방울에서 인연을 맺은 유영원 컨벤션고 감독의 부탁으로 컨벤션고의 동계훈련장인 남양주 JS 베이스볼 센터로 발걸음했다. 컨벤션고는 1학년 포수 2명이 내년에 마스크를 쓸 예정이다. 기량이 많이 부족하다. 유 감독은 이 둘을 박 코치에게 맡기기로 결심했다. “박 코치가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 과거에 쌍방울에 있을 때 같이 참 즐겁게 많이 지냈던 추억이 있는 친구”라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남양주 JS 베이스볼 센터에서 선수들을 지도중인 박경완 전 감독

 

 

영하권을 웃도는 추운 날씨에도 박 코치는 미트질, 송구 동작 등의 기본기를 세세하게 지적하며 선수들을 닦달했다. 이 자리에는 장충고 3학년 장윤언도 합세했다. 장윤언은 유 감독의 초등학교 시절 제자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유 감독의 배려로 박 코치의 지도를 받게되었다.    

선수들의 지도를 마친 박 코치는 “포수를 볼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수비다.”라고 입을 뗐다. 프로에서는 아무리 타격이 좋아도 일단 수비가 좋지 않으면 포지션 변경이 필수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서 박 코치는 “포수는 너무 크면 안 된다.”라며 최근 장신 포수를 선호하는 분위기에 일침을 가했다. 이유는 순발력 때문이다. “한국에서 180cm가 넘는 데 성공한 포수는 많지 않다. 나는 강민호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너무 크면 포수는 순발력이 떨어져서 안된다. 프로의 변화구는 고교 수준과는 휘어지는 정도가 차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박경완 코치의 선수 시절 모습(출처 : 나무위키)
박경완 코치의 선수 시절 모습(출처 : 나무위키)

 

최근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빠른 팝타임. 
하지만 박 감독은 “유망주 선수들이 상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팝타임을 빠르게 가져가려면 무조건 하체부터 잡아야 한다. 하체가 빠르게 튀어 올라야 팝타임이 빨라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로잉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스로잉은 빠른 것보다 정확성이 중요하다. 정확성이 없으면 절대 포수로 성공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자세로 끊임없이 던져보는 것은 투수나 포수가 매한가지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 전 감독은 수비도 재능이라고 말한다. 특히, 포수는 더욱 그렇단다. 
“고교에서 수비가 안 되는데 프로에서 와서 포수 수비가 향상된다는 것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선수를 본 적 있는가. 포수는 총체적인 포지션이다. 포수는 잡는 것, 던지는 것, 블로킹을 위한 민첩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 그리고 생각도 해야한다. 기본기를 갖추는 데만 한세월이다. 고교 때 기초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프로에서 와서 수비 훈련을 따라가는 것 조차 쉽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장충고 3학년 포수 장윤언
장충고 3학년 포수 장윤언

 

마지막으로 박 전 감독은 이날 지도했던 장윤언에 대해서는 극찬했다. 
“좋은 자원이라서 애정이 간다. 내가 볼 때는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 순발력도 좋고, 어깨 강도도 좋다. 공을 던지는 정확성이 다소 아쉽기는 한데 고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블로킹 능력도 괜찮은 편이다.”라며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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