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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통 기획] 삼성의 혁신, 예상 뒤엎은 '타타타타' … 최무영 팀장 "지명 대만족”
[한스통 기획] 삼성의 혁신, 예상 뒤엎은 '타타타타' … 최무영 팀장 "지명 대만족”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1.12.04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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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지명 이재현, 오래전에 미리 결정 … “어깨 좋고 타격 좋은 유격수 자원”
- 1라운드 김영웅 “타격 김도영 다음으로 좋은 내야 자원 … 기본 계획은 3루”
- 2라운드 김재혁 “빠른 발과 타격이 장점인 대졸 … 즉시전력감 기대”
- 3라운드 차동영 “김도환과 다른 타입의 포수, 강한 어깨와 타격 능력 보유”
- “투수 신정환, 김서준 예상치 못한 수확 … 조민성, 3루수로 가능성 보여”
- “김상민 장타력, 강도훈 빠른 발, 장재혁 부드러움, 윤정훈 수비 보고 지명”
- “내년 좋은 야수 자원 많지 않아 … 인성 좋고 특징 있는 야수 자원 수급 대만족”

(한국스포츠통신 = 전상일 기자) 지난 5월 황금사자기 당시. 
“팬들이 야수 자원 수급을 원한다.”라는 의견을 전하자 삼성 최무영 스카우트 팀장은 “우리 팀 유망주 야수 자원 두께가 두껍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라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최 팀장을 필두로 류동효, 김민수, 박가람 등 삼성 라이온즈 스카우트팀은 과감한 결단력으로 야수 수급에 나섰다. 역대 최초로 1차지명부터 3번 지명권까지 ‘타타타타’를 선택했다. 아예 야수 자원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11명 중 3명만 투수이고, 8명이 야수다. 혁신에 가까웠다. 올해 예년과 다르게 가장 특색있는 지명을 한 팀이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 라이온즈 1차지명 이재현 (사진 : 전상일)


  
최 팀장은 “이재현의 1차지명은 꽤 오래전에 결정되었다.”라고 말했다. 큰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최 팀장의 말이다. 이재현은 올해 고교 선수 중 수비는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유격수로 당장 쓰기에는 김도영보다 낫다는 평가도 있다. 프로의 유격수감으로 이재현이 마지노선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최 팀장은 “워낙 기본기가 좋다. 투수로 144km/h까지 스피드가 나올 정도로 강견이기도하다. 작은 체구인데도 펀치력이 있다. 손목도 잘 쓴다. 무엇보다 아주 착하고 성실하다.”라고 이재현을 지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재현을 먼저 선택한 것은 SSG가 김영웅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팀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김영웅 정도의 타격 실력에 유격수 자원으로 봤다면 SSG에서 무조건 했을 것이다. 우리는 SSG가 김영웅은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것이 이재현을 먼저 잡은 이유.”라고 최 팀장은 설명했다.(실제로 현장에서는 SSG가 이재현을 노린다는 소문이 돌았다.

삼성이 유일하게 고민했던 투수는 박준영(한화 이글스 2차 1라운드 지명). 협회장기 당시 바뀐 투구폼으로 146~7km/h의 스피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투수가 삼성에 많았기 때문에 이재현쪽으로 기울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삼성 라이온즈 2차 1라운드 김영웅 (사진 : 전상일)

 

김영웅은 오래 전부터 삼성이 지명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자원이다. 다른 구단 팀장은 “타격 하나만 보면 김도영 다음의 내야 자원이다. 이재현보다 타격은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의 평가도 비슷했다. 타격 하나만 보면 올해 나온 내야수 중 최상위에 속한다는 것이다.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체 평가다. 발이 빠른 편이 아니지만, 송구 능력이 좋고 물금고의 전 경기 유격수를 소화할 정도로 핸들링도 부드러워 3루에서 적응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재현이가 유격수, 영웅이를 3루수”로 보고 지명했다는 것이 삼성의 의도였다.

 

 

삼성 라이온즈 2차 2라운드 김재혁 (사진 : 전상일)

 

회심의 승부수는 2R 김재혁(동아대)이었다. 사실, 삼성은 유민(배명고)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내야수 두 명을 지명했기에 외야 차례였고, 유민이 삼성 순번에서 뽑을 수 있는 최대어였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김재혁을 선택했다. 김재혁은 타격이 뛰어나고 발도 빠른 우타 외야 자원이다. 이번 U-23 대표팀 3번 타자이기도 했다. 타 구단 팀장 또한 “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좋은 자원이다. 발이 굉장히 빠르다. 발은 어디로 도망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타격도 대학 리그에서 최고 수준이다. 4살 많다는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당장 기용하기에는 고졸 외야수보다 한수위라는 평가가 많다. 내야수 출신으로 어깨는 괜찮은 편이지만, 외야수로 전향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수비는 미숙하다는 것이 구단 측 설명이다. 일단, 코너 외야수로 팀 타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는 말도 부연했다. 

 

삼성 라이온즈 2차 8라운드 김상민 (사진 : 전상일)

 

삼성은 외야 자원을 두 명 더 영입했다. 7R 강도훈(대구상원고)과 8R 김상민(부산고)이다. 
두 명은 김재혁과 전혀 다른 타입이다. 강도훈은 방망이는 다소 아쉽다. 하지만 발이 빠르다. 대구에서 손꼽히는 쌕쌕이 자원이다. 강종필 前 삼성 선수의 아들이라는 비하인드스토리도 있다. 김상민은 장타를 칠 수 있는 좌타 외야수다. 타격 하나만 보고 선발한 자원이다. 부산에서 최원영과 함께 야수 중 지명될 가능성이 컸던 외야수이기도 했다. 

최 팀장은 외야수를 선발하는 기준에 대해 “발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기용하기가 힘들다. 그 다음에 각 선수가 보유한 특징을 고려했다. 김재혁은 타격과 발에서 즉시전력감, 강도훈은 발 빠른 쌕쌕이 외야수, 김상민은 중장거리 외야수의 그림을 그렸다.”라고 설명했다. 

포수는 구단별로 생각이 전부 다르다. 허인서(한화 2라운드 지명)가 최대어라는 것이 공통적일 뿐 두 번째는 판단하기 나름이다. LG는 이주헌(성남고)을 가장 높게 평가했고, 삼성은 차동영(강릉고)을, KT는 안현민(마산고)을 높게 평가했다. 

 

삼성 라이온즈 2차 3라운드 차동영 (사진 : 전상일)

 

삼성이 차동영(강릉고)을 선택한 이유는 다재다능함이다. 일단, 어깨가 좋다. 폼이 거칠지만, 강하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방망이 능력과 타고난 파이팅은 덤이다. 3년 전 입단한 김도환(신일고-김도환)과는 완전히 다른 타입의 포수라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거기에 연고권 자원이기도 하다. 2021 황금사자기 우승 주역이다.  

조민성(휘문고)은 스카우트 팀의 고심이 묻어있는 지명이다. 각 팀 별로 스카우트팀 고유의 시각이 투영된 선수 지명이 있다. 타격 하나만 보고 선발한 자원이다. 서울권 관계자들은 충분히 해 볼만한 모험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학교 당시 또래 중 가장 야구를 잘했던 ‘야잘잘’이었기 때문이다.

 

 

 

 

모 고교 감독은 “타격의 완성도는 또래 중 조민성이 최고다. 스윙이 부드럽고 유연하다. 만일, 체격이 10cm만 더 컸으면 대형 타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 출신이라 135~7km/h 정도는 무난히 던진다. 외야수는 발이 느려 힘들다고 보고, 3루수로 그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지명했다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조민성은 “대구는 서울에서 멀지 않다. 이제는 잘 해야한다. 충분히 3루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투수는 딱 세 명 만 선발했다. 4R 신정환(상우고)과 5R 김서준(경기항공고), 9R 장재혁(경북고)다. 최 팀장은 “솔직히 신정환과 김서준이 남아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남아있는 자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전부 야수를 선발할 수도 있었다는 뉘앙스였다. “두 명 모두 신체조건이 괜찮고 공을 예쁘게 잘 던진다. 신정환은 선발로 봤고, 김서준은 중간‧마무리에서 쓰면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장재혁도 비슷한 스타일이다. 중학교 당시에 비해 체격이 크지 않아서 아쉽지만, 공을 부드럽게 던진다는 평가다.  

 

 

 

 

최 팀장은 투수를 선발할 때 신장만 보고 선발해서는 안 된다는 지론을 밝혔다. 현재 국내 1군 풀타임 선발 투수 중 190cm에 달하는 투수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오히려 180~185cm 사이에서 자신의 몸을 잘 쓰고, 제구가 좋은 선수가 낫다는 최 팀장의 지론을 세 명에게 투영했다. 

10R 윤정훈(컨벤션고)은 장점 하나만 보고 선발했다. 윤정훈은 부드러운 풋워크를 바탕으로 한 내야 수비가 장점인 선수다. 유격수치고 어깨와 타격이 다소 아쉽지만, 수비에서 장점이 있다는 것이 최 팀장의 말이다. 

 

 

혁신의 1,2차 신인드래프트 삼성... 최 팀장 "올해 결과 대 만족"
혁신의 1,2차 신인드래프트 삼성... 최 팀장 "올해 결과 대 만족" (사진 : 전상일)

 

또 하나 삼성은 올해 최대한 선수들의 인성을 많이 살폈다. 이재현을 선택한 배경에는 그의 성실성이 있다. 김재혁도 마찬가지다. 신정환, 김서준, 조민성, 윤정훈, 장재혁 등도 그렇다. 야구를 열심히 하는 선수, 외부적인 이슈가 없는데 확실한 특징을 보유한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기본 기조였다고 강조했다. (이제 인성도 하나의 툴로 평가되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다.) 

최 팀장은 마지막으로 “올해 야수 자원에 집중한 것은 삼성의 야수 유망주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것도 있지만, 내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내년에는 야수 자원이 좋은  편이 아니다. 올해가 아니면 절대로 이 정도로 좋은 야수 자원을 대거 수급하기 힘들 것 같았다. 올해 포수, 내야수, 외야수 등에서 전반적으로 팀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자원을 많이 다수 지명해서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우리의 의도대로 잘 된 지명.”이라고 이번 드래프트를 총평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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