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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꿈이 이뤄진 대회 … "SSG 지원 없었다면 성공적 개최 불가능했다"
[기자의 눈] 꿈이 이뤄진 대회 … "SSG 지원 없었다면 성공적 개최 불가능했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2.04.16 2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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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4월 16일(토) 또 다시 랜더스필드 마운드에 섰다. 
이번에는 어깨부상 투혼(?)을 이겨내면서까지 팬들과 한 ‘10연승 시구’ 약속을 지켰다고 한다. 그 장면을 보니 또 다시 지난 월요일 신세계 이마트배 결승전이 떠오르는 것은 직업 특성상 어쩔 수가 없나보다.  

 

@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 (사진 : 전상일)

 

제1회 ‘신세계 이마트배’는 고교야구의 한 획을 긋는 대회로 기억된다. 위드코로나를 선언한 첫 번째 아마야구 대회였다는 점, 많은 관중이 다시금 야구장을 찾기 시작한 2년 만의 대회라는 점, 처음으로 상금이 걸린 대회였다는 점, 무엇보다 ‘재벌 그룹’에서 유치한 대회라는 점에서 그렇다.  

모든 학교가 강한 동기부여를 얻었고, 좋은 경기내용으로 보답했다. 안산공고 하상욱(3학년)은 허리를 다쳤음에도 “8강전에 나가지 않으면 내 인생을 통틀어 후회할 것 같았다.”라며 출전을 강행하는 투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결승 당일 선수들에게 인터뷰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하고, 클럽하우스를 구경시켜주는 과정도 훌륭했다. 야구단 총수가 시구하는 것 또한 고교야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포수 이승현을 위로하고 있다(사진 : 전상일)

 

무엇보다 대회 과정에서 SSG 구단의 전폭 지원이 눈에 띄었다. 전광판은 장충과와 북일고 선수들의 이름이 가득 수놓아져 있었다. 이에 보답하듯 북일고는 3루 측 관중석을 상당부분 채웠다. 과장 좀 보태서 한산한 프로야구 경기만큼 관중이 들어왔다. SSG 랜더스 필드에서 만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이 정도 관객을 야구협회의 인원으로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운영, 정비 등 모든 면에서 SSG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덜렁 장소만 빌려준 것이 아니다. SSG의 한국시리즈를 운영하듯이 운동장 관리, 행사 진행을 SSG가 모두 주도했다. 우승 직후 기념 티셔츠를 갈아입는 모습은 고교야구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장내 아나운서가 직접 시상식을 진행했다.

‘We are the Champion’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꽃가루 휘날리는 포토존에서의 우승 세레머니는 한국시리즈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시설, 경기 내용, 스토리, 주목도, 응원 등 말 그대로 고교야구가 꿈꾸던 '판타지아'가 지난 결승전을 통해 실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야구 기자로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 북일고 선수들 "꿈이 이루어졌다" (사진 : 전상일)

 

문제는 대회의 지속성이다. 학생야구는 상당 부분이 학부모들과 시의 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런 대회는 언감생심이다. 프로 구단의 지원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금이 없더라도 프로 구단에서 결승전만큼만 지원을 해줘도 대회의 격은 확 올라가게 된다.   

이상군 북일고 감독은 “한국시리즈의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 매번, 이정도 대회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승전만큼은 잠실이든, 고척이든 정말 좋은 경기장에서 많은 관중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밝혔다.  

“고교야구가 살아야 한국야구가 산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말은 절대 틀리지 않았다. 
많은 고교 스타들이 바로 프로에 뛰어들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박찬혁, 조세진, 김도영, 문동주는 모두 작년까지는 고교 야구 선수들이었다. 여기에 세상에 아마야구가 알려지는 효과는 더 크고, 선수들 가슴에 담기는 추억의 깊이는 바다와 같다. SSG 랜더스가 현재 좋은 성적 이상으로 세간의 박수를 받아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부디 선수들이 계속 꿈꿀 수 있기를 기원한다. 고시엔처럼 SSG 랜더스 필드의 흙을 주머니에 담아가는 장면을 상상한다. SSG 랜더스 유니폼이 전국의 모든 고교 선수들에게 꿈이 되는 그 순간을 기대한다.    

그리고 이런 멋진 대회가 그저 하룻 밤의 행복했던 추억으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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