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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임상현 vs 대구 김정운의 태화강 혈투 … 한 끝 차이 대구고가 웃었다 [주말리그]
상원 임상현 vs 대구 김정운의 태화강 혈투 … 한 끝 차이 대구고가 웃었다 [주말리그]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2.05.02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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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고 김정운, 최고 145km/h 포심 앞세워 상원고 타선 꽁꽁 묶어
- 상원고 임상현, 최고 144km/h 대구고 상대 6이닝 무실점
- 대구고 김지환, 8회 우월 3루타 이어 결승점까지
- 대구고, 경상권 주말리그 우승 … 황금사자기, 청룡기 출전 티켓 획득

(한국스포츠통신 = 울산, 전상일 기자) 말 그대로 혈투였다. 전국대회 결승전 못지않았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이 경기가 더 중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이기는 팀이 주말리그 우승이다. 양 팀 선수들의 집중력이 최대치에 이르렀다. 퇴장을 불사한 감독들의 격한 항의도 이어졌다. 관중들의 입술은 바짝 타들어갔다. 플레이 하나에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는 0-0 승부. 실책과 볼넷이 많은 고교 야구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이다. 

 

 

상원고 임상현의 역투... 최고 144km/h 6이닝 무실점

 

박빙의 승부를 이끌어 낸 것은 대구상원고 에이스 임상현(2학년)과 대구고 에이스 김정운(3학년)의 역할이 크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상원고는 더욱 그렇다. 전날 포철고와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면서도 임상현을 아꼈던 것은 대구고 타선을 이겨낼 수 있는 투수가 임상현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상현은 내년 시즌 전미르(경북고 2학년)와 자웅을 겨룰 투수다. 이날도 90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6K 무실점으로 대구타선을 잘막았다. 최고 구속은 144km/h까지 기록되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타선이 약했다. 대구고 투수진을 뚫어낼 타자가 없었다. 상원고는 라인업에 3학년이 고작 3명(이승열, 김주영, 윤어진)뿐이었다. 2학년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했다. 무엇보다 대구고의 중심을 잡고있는 투수는 그냥 3학년이 아니었다.

 

 

 

 

 

 

‘달구벌 노모’ 김정운(3학년)이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박명근(라온고)과 함께 Top2로 평가받는 사이드암이다. 5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정운은 최고 145km/h(대구고 스피드건은 147km/h)의 강속구를 앞세워 상원고 타선을 윽박질렀다. 특유의 토네이도 투구 폼에서 나오는 포심, 커브, 슬라이더에 상원고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승부는 임상현이 물러나자마자 갈렸다. 혈은 3번타자 김지환(3학년)이 뚫었다.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지환이 우월 3루타를 때려낸 것. 이후 노련한 손경호 감독의 지략이 빛을 발했다. 4번타자 박장민(3학년)의 타석에서 스퀴즈 번트가 나온 것. 상대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신의 한 수였다. 상대는 당황했고, 번개같이 홈으로 파고든 김지환의 빠른 발이 결승점을 얻어냈다. 

 

스퀴즈 번트가 승부를 갈랐다 

 

 

대구고, 경상권A 우승... 황금사자기, 청룡기 동시 출전권 획득

 

이날 경기에는 임상현, 김정운, 김지환 외에도 빛난 조연들이 있었다. 
상원고는 3루수 여동욱(1학년)이 그랬고, 대구고는 포수 최원대(3학년)가 그랬다. 여동욱은 1학년이면서도 선발로 나서 완벽에 가까운 수비 실력을 선보였다. 모 스카우트 관계자는 “1학년답지 않다.”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최원대는 파이팅 넘치는 수비로 팀을 이끌었다. 도루 저지와 송구, 1루 베이스커버 등으로 팀 승리에 톡톡히 기여했다. 

이날 승리로 대구고는 황금사자기, 청룡기 동시 출전권을 획득했다. 신승한 대구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석패한 대구상원고는 아쉬움을 곱씹으며 대구로 발걸음을 돌렸다.

울산 태화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명승부는 끝난 직후에도 관중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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