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틀 박석민 박준현, 잠신중 전 2이닝 2실점
- 박시우는 부드러운 투구 폼과 좋은 제구력, 박준현은 큰 키와 빠른 공으로 주목
- 중견수 두동현, 유격수 민상훈 등도 많은 관심
- 대구고 손경호 감독 등 많은 야구 관계자들 포항 운집
(한국스포츠통신 = 포항, 전상일 기자) 지난 5월 26일 포항에서 개막한 전국소년체전은 미래의 스타 선수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5월 27일 대구 경상중과 서울 잠신중의 16강 경기는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다. 야구 열기가 뜨거운 서울과 대전의 선발팀들이고, 전력 자체도 좋다는 평가였기 때문이다. 많은 관계자들이 해당 경기를 보기 위해 포항으로 운집했다.
특히, 이날 경기가 더 관심이 컸던 이유는 리틀 김상엽, 리틀 박석민이 경상중 핵심 멤버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투수 김시우(3학년)와 마무리 투수 박준현(3학년)이 그들이다.
김시우는 김상엽 현 경주고 감독의 아들이다. 김상엽은 1989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해 만딩고라는 별명으로 불린 암흑기의 에이스다. 삼성 최초로 연봉 1억을 돌파한 선수이고, 1993년 초대 탈삼진왕, 1995년에는 17승으로 이상훈(전 LG트윈스 20승)에 이어 다승 2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0년부터 4년 연속 개막전 선발에 2년 연속 개막 완봉승(1992~1993)을 거두기도 했다. 1997년 LG와의 플레이오프 1,3,5차전에 연거푸 등판하는 투혼으로 삼성 팬들의 가슴에 깊이 남아있는 레전드다.
빅매치에 선발로 등판한 김시우는 아버지를 꼭 빼닮은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서울 잠신중 타선을 상대했다. 결과는 2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삼진 1실점 0자책점. 180cm정도의 신장에, 부드러운 투구 폼으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김시우는 중학생 답지 않은 침착함을 선보였다. 또한, 김재원(잠신중 3학년)과 더불어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은 제구력을 선보였다.
‘리틀 박석민’ 박준현은 파이어볼러 가능성을 입증했다. 대구에서 소위 야구 천재로 불리는 선수다. 현재 대구권에서 가장 유명한 중학 선수이기도 하다.
김시우에 비해 제구가 날리기는 했지만, 긴 팔다리에 좋은 신장을 바탕으로한 파이어볼러였다. 박준현은 이날 지명타자 겸 5번 타자로 나섰다. 1회에 2루타를 때려내기도 했지만, 타자로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박준현의 존재감은 투구에서 나타났다. 아직 중학생이기에 제구가 많이 들쑥날쑥 했다. 하지만 좋은 신체조건에서 부드럽게 꽂히는 팔스윙이 많은 관계자들을 사로잡았다. 스피드도 양 팀 통틀어 가장 빨랐다. 스피드건이 없어 정확한 구속은 알 수 없지만, 130km/h 이상은 무난한 스피드였다. 박준현은 2이닝 동안 3개의 피안타와 1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삼진은 1개를 잡았다.
이날 경기장을 방문한 대구고 손경호 감독은 “타격폼은 아버지와 똑같은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투수가 훨씬 좋은 것 같다. 대형투수 자질이 있다.”라며 웃기도 했다.(공교롭게도 김상엽과 박석민은 모두 대구고 출신이다.)
경상중은 최근 대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중학교다. 경상중의 1번 타자 두동현(3학년)과 3번 타자 민상훈(3학년) 또한 벌써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두동현은 이날 잠신중 전에서 4타석 1타수 1안타로 100% 출루를 기록했고, 민상훈 또한 1회 1타점 선제 3루타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 명 모두 대구의 명문고에 진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 유망주(특히 투수)는 현재 실력보다 발전가능성이 중요하다.
중학 야구와 고교야구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 잘한다고 고교야구에서 잘한다는 보장은 절대 없다. 현장을 찾은 모 고교야구 감독은 “고교는 성인야구 영역이다. 하지만 중학야구는 알루미늄 배트를 쓰기 때문에 체격이 또래보다 크면 누구나 성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지금부터 빠른 공을 던지면 근력이 완성되기 전이라 다칠 가능성이 크다. 즉, 힘은 고교에 가서 붙이고, 지금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유연하고 폼이 예쁜 선수가 가장 좋다는 의미.” 라고힘주어 말했다.(대표적인 사례가 휘문고 이민호, 광주진흥고 문동주다.)
두 유망주 또한 지금 당장보다 이런 관점에서 관심을 받는 선수들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의 후예들이 어떤 모습으로 고교야구에 모습을 드러낼지 많은 야구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경상중은 김시우와 박준현, 두동현, 민상훈의 활약으로 서울 잠신중을 6-3로 따돌리고 2회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다음날 펼쳐진 2회전(8강)에서는 주축 투수들이 모두 무너지며 원동중에 2-11로 패하며 아쉽게 전국소년체전을 8강에서 마무리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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