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 시절 전국 최고급 투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던질 줄 안다”
- 프로구단 관계자 “투수로서 전혀 손색없어. 어색하지 않은 괜찮은 폼” 호평
- 6월 18일 강릉고전 최고 146km/h. 강철어깨 과시.
- 남은 시즌 활약 여하에 따라 최고 다크호스로 평가.
온양중 시절 김건희(185/87, 우우, 원주고 3학년)는 소위 강철어깨로 통했다.
투수로서도 130km/h가 훨씬 넘어가는 강한 공을 던지는 선수였다. 2019년 U-15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았고, 타격상도 함께 수상했다. 투타만능 선수였다. 북일고에 진학하면 어떤 포지션에서 자리를 잡을지 많은 관계자가 궁금해했다. 그의 선택은 투수가 아닌 포수였다. 그리고 일약 전국 최고권 포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김건희는 북일고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원주고로 전학 가는 부침을 겪게 된다. 그리고 새 유니폼을 입고 첫 해 성적은 신통치 않다. 1할대 타율로 실망감을 안겼다. 라이벌들은 승승장구했다. 잊혀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다시 돌고 돌아 투수 김건희가 아마야구계를 뒤흔들고 있다. 꽤 파괴력이 세다. 투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닝은 많지 않다. 하지만 6월 19일 춘천 의암에서 펼쳐진 강릉고와의 주말리그에서는 1이닝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프로 구단 스피드건 기준으로 최고 구속 146km/h가 나왔다. 140km/h 후반을 던진다는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김건희가 밝히는 최고 구속은 148km/h)
스피드보다 중요한 것은 투수로서 전혀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 김건희를 보기 위해 춘천까지 다녀온 지방 구단 관계자는 “투수로서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갑자기 투수로 올라갔는데, 꽤 괜찮은 투수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건희는 이미 어깨는 엄형찬, 김범석보다 강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고교 최고의 강견 포수다. 그는 중학교 당시 온양중의 우승에 일조했던 소위 ‘대포알 직구’의 주인공이다. 이상군 현 북일고 감독도 과거 그를 마무리 투수로 쓰는 것을 고려했었다. 워낙 마운드가 탄탄한 북일고이기에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가 원주고에서 다시 투수로 마운드에 서게 된 것은 왼손 새끼손가락 부상 때문이다. 홈에서 태그를 하다가 왼쪽 새끼손가락 인대를 다쳤고, 이를 참고 경기하다가 결국 부상이 심각해져서 수술대에 올랐다. 그것이 지난 4월의 일이다.
원주고는 북일고처럼 자원이 풍족한 팀이 아니다. 김덕윤 원주고 감독은 부상 중인 김건희의 가치를 올리면서 팀에 도움이 될 방안을 찾았고, 투수겸업을 생각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김건희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던질 줄 안다. 가끔 공으로 손장난 치던 습관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김건희는 투수 전업에 대해서 아직 아니라고 말한다. “아직은 포수가 더 좋다. 강민호 포수가 나의 롤모델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김범석이나 엄형찬이 나보다 나은 포수라고 인정한다. 포수 훈련을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감각이 많이 떨어져있다. 청룡기에서 부진하다면, 내가 부족한 탓이다. 투수로도, 포수로도 팀에 해를 끼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겠다. 지켜봐달라.”라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고교 3학년 중 150km/h를 꾸준히 던지는 선수는 심준석(덕수고 3학년)과 김서현(서울고 3학년) 단 두 명이다. 가끔 던지는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신영우(경남고 3학년) 정도다. 따라서 김건희가 꾸준하게 스피드업을 하면서 제구도 무난한 모습을 보인다면, 엄청난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김범석이 황금사자기에서 엄청나게 치고 나갔다. 이제는 김건희의 차례다. 청룡기에서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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