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경북고-원주고 경기, 협회‧관리사업소 늦장 대응 속 무려 2시간 지연
[현장취재] 경북고-원주고 경기, 협회‧관리사업소 늦장 대응 속 무려 2시간 지연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18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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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 예정 황금사자기 원주고 vs 경북고전 11시 30분 경 돌입 … 양 팀 선수들,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 하염없이 방치

6월 18일 오전 10시 30분 목동야구장. 
한창 경기가 진행되고 있어야 할 경기장에는 몸 푸는 선수들만 서성이고 있을 뿐 경기는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운동장 보수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모두들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원주고 안병원 감독과 경북고 이준호 감독이 항의했지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것 이외는 방법이 없었다. 

 

 

11시가 넘었음에도 아직 경기는 시작되지 않고 있다

 

 

사정은 이러했다. 어제 새벽 1시경부터 목동야구장에는 빗방울이 쏟아졌다. 
그러나 목동야구장에는 마운드나 베이스를 덮을 수 있는 방수포는 있지만, 내야 그라운드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방수포는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여러 방수포들을 이리저리 펼쳐서 내야 전체를 커버 하는 수 밖에는 없었지만, 야간에는 이 많은 방수포를 덮을 인력이 없었다. 비가 그치고 해가 나기 시작한 오전 8시경에도 마찬가지였다. 재빨리 마른 흙으로 젖어있는 내야를 메꾸고 경기를 시작해야 했지만, 운동장에 뿌릴 수 있는 '보수용 마른 흙'은 개인사유물이기 때문에 책임자의 허가 없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 만이 돌아왔다.

운동장을 보수 하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총괄 책임자도 자리에 없었다. 경기 진행 감독관만이 발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결국, 오전 10시 30분 이후에서야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리 팀장이 급히 운동장에 급파되었고, 흙을 그라운드에 뿌리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경기감독관 A씨는 “이 상태로는 미끄러워서 경기를 진행 할 수 없다. 잘 못하면 다친다. 나는 바로 흙을 뿌려서 보수를 시작하자고 강력히 요구했지만, 함부로 결정할 수 없다는 책임회피만 하고 있을 뿐이다. 담당 책임자가 없다는 이유다.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를 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경북고 선수들

 

 

뒤늦게 달려온 서울특별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리팀장 B씨도 할 말은 있었다. “목동야구장 보수는 황금사자기나 청룡기를 위해 한 것이 아니다. 100주년 전국체전을 위해서다. 분명히 우리는 7월 1일부터 대관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요구로 조기 대관을 한 것이다.” 라고 말했다. 

또한 B씨는 “내야 그라운드를 흙으로 하면 더 많은 인력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공문을 보내와 내야를 흙으로 만들어줄 것을 요구를 한 것은 야구협회다.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현재 우리도 야구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다. 없는 인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직원을 야구장에 투입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리고 하루에 4경기나 하면 운동장이 망가진다. 하루 3경기 정도로 일정을 짜는 것이 맞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뒤 늦게 흙을 덮는 보수는 시작되었지만... 

 

 

결국 야구협회는 준비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서 대회를 개최한 셈이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낼 의무가 있음에도 무책임한 답변으로만 일관하고 있었던 셈이다. 야구협회와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책임 회피 공방 속 경북고- 원주고 선수들이 운동장에 도열한 시간은 예정보다 2시간 늦은 11시 30분. 

경북고 이준호 감독은 “우리는 이곳에 오전 7시 30분에 왔고 4시간을 이곳에 있었다. 황금사자기를 하는데 방수포도 제대로 준비 안 해 놓고 대회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럴 거면 굳이 왜 서울에서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원주고 안병원 감독 또한 “이렇게 밖에 관리할 수 없다면 굳이 내야를 흙으로 리모델링한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비 소식이 있는데 언제 또 이런 일이 되풀이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관리사업소 B팀장은 "잘못된 부분은 모두 잊고 서로가 협력해서 앞으로 잘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여부는 불투명 하다.

야구협회와 시설관리사업소의 늦장 대처에 애꿎은 선수들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학부모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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