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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아니면 야구안할래요" 이 감독과 의리지킨 김동헌, 청룡기 2연패 노린다 [전상일의 온더스팟]
"충암고 아니면 야구안할래요" 이 감독과 의리지킨 김동헌, 청룡기 2연패 노린다 [전상일의 온더스팟]
  • 전상일 기자
  • 승인 2022.07.24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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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헌은 출중한 기량 탓에 충암이 아닌 조건이 좋은 타 학교로 진학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충암을 선택했고, 이곳에서 인생 역전을 일궈냈다. -

항상 우승에는 많은 뒷이야기가 존재한다. 수많은 숨겨진 스토리가 복잡계의 영역으로 뒤얽혀 기적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그것을 ‘숙명’ 혹은 ‘운명’이라는 단어로 치환하곤 한다. 

이번 청룡기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한 명이 김동헌(충암고 3학년)이다. 윤영철(충암고 3학년)과 영혼의 배터리로 충암고를 이끌고 있다. 그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상승한 충암고 김동헌(@전상일)

 

그런데 그는 원래 충암인이 아닐 수도 있었다. 충암중 당시 출중했던 기량 탓에 타교로 진학할 수도 있었다. 많은 명문고가 그를 탐냈다. 좀 더 좋은 여건에서 운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주변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영복 충암고 감독은 그때를 상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 감독은 "우리 학교는 그렇게 넉넉한 학교가 아니다. 환경도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그런데 당시 동헌이 집 사정이 어려웠다. 그래서 미련없이 동헌이를 보내주려고 했다. 동헌이 정도면 우리 팀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운동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런데 동헌이가 어느 날 나를 찾아왔다. 울먹이면서 자기는 충암고 아니면 야구 안하겠다고 하더라. 영철이 등 다른 선수들과 떨어져서 운동하기 싫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충암고 이영복 감독
충암고 이영복 감독(@전상일)

 

이 감독은 말을 이었다. “그래서 내가 동헌이 부모님을 다시 만났다. 다른 혜택은 아무것도 못주지만,  동헌이는 확실하게 키워주겠다고 했다. 조금만 같이 고생하자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동헌이 집도 좋아져서 좋은 일에 기부도 하시더라.(웃음) 모든 것이 잘 풀렸다. 정말 다행이다.”라고  그때를 회상했다. 

이 감독은 김동헌 및 부모님과 한 약속을 확실히 지켰다. 그를 청소년대표 포수로 만들어냈다. 프로지명은 이미 떼놓은 당상이다. 김동헌은 이 감독에게 실력으로 보답했다. 작년에는 3학년 외야수가 야구를 그만두는 바람에 중견수로 군말없이 뛰었다. 올해는 포수다. 이미 이 감독과 2개의 전국대회 우승을 일궈냈고 세 번째 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영복 감독은 “충암고 역대 왼손 투수 중에서는 윤영철이 김기범을 뛰어넘는 최고 투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헌이 없이는 힘들다. 영철이 혼자서는 어림도 없다. 타격에서도, 수비에서도 우리 팀 핵심은 김동헌.”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무엇보다 김동헌은 인성에 대해 많은 관계자들이 극찬한다. 이만수 헐크파운더리 이사장 또한 “좋은 포수다. 무엇보다 배울려는 의지가 강한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번 이만수 포수상 후보로 김동헌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암고 야구부장 또한 “요즘은 인성 또한 하나의 툴 아닌가. 충암고를 나온 선수 중 인성이 좋은 선수도 있고 아닌 선수도 있다. 하지만 동헌이는 정말 좋은 선수다. 항상 열심히 하고 팀을 이끈다. 데려가는 팀은 복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헌은 올 시즌 심준석(덕수고 3학년), 김서현(서울고 3학년), 황준서(장충고 2학년)에게 모두 안타를 때려내는 유일한 선수다. 심준석에게 홈런을 때릴 뻔했다. 김서현에게는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2루타를 때렸다. 4강전에서 황준서에게 선취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그것이 결승점이 되었다. 기량이 무르익을 대로 익었다. 

 

심준석, 김서현, 황준서에게 모두 안타를 때려낸 김동헌
심준석, 김서현, 황준서에게 모두 안타를 때려낸 김동헌 (@전상일)

 

많은 프로 관계자는 “최재호 감독의 스타일상 엄형찬이 남아있었어도 두 명 중 한 명은 김동헌이 선발되었을 수 있다. 김동헌의 강점은 파이팅과 성실성이다. 무엇보다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역량이 뛰어나다. 단기전에서 승리하려면 이런 포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충암의 성적이 좋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만약, 중학교때 김동헌이 다른 학교로 갔다면 지금의 충암은 없다. 하지만 지금의 김동헌도 없다. 많은 뒷 이야기를 뒤로하고 김동헌과 이영복 사제 명콤비가 충암고 역대 최초 청룡기 2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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