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9회 동점 스리런 휘문고 문상준, 그가 아직 웃지 못하는 이유
[황금사자기] 9회 동점 스리런 휘문고 문상준, 그가 아직 웃지 못하는 이유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19 0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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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수비실책으로 마음고생 … “수비 보완해 다음 경기 꼭 이기겠다.”

17일 황금사자기 64강 경기상고전은 문상준(183/82, 우우, 3학년)에게 인생 최악의 경기 다름 아니었다.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3회에는 송구실책으로 1루 주자를 살려줬다. 8회에는 병살 가능한 코스를 한번 더듬으며 상대에게 2-2 동점을 허용했다.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 실패도 했다. 9회에도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땅볼을 제대로 처리해내지 못하고 발에 맞고 튕기며 2루타를 만들어줬다. 이 실책으로 휘문고는 9회에만 무려 5점을 헌납하며 패배 일보직전까지 몰렸다. 경기장의 모든 사람들은 휘문고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경기 후 만난 휘문고 문상준
경기 후 만난 휘문고 문상준

 

 

그러나 결자해지라고 했던가. 문상준은 7-4 9회 1사 13루 상황에서 경기상고 사이드암 투수 김태욱을 상대로 좌중간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며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믿겨지지 않을 만큼 극적인 홈런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팀한테 정말 미안했고, 동료들에게 미안할 뿐이었습니다.”라면서 고개를 숙인다. 홈런을 쳤던 그 순간도 “그저 창피했을 뿐입니다.”라고 회고할 뿐이다. 순간 착각이었을까 미안했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가 가느다랗게 떨렸고, 그의 눈동자도 심하게 흔들렸다. 홈런 직전까지 그의 마음고생을 짐작 게 하는 대목이다. “제가 실수를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만회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게 하나 걸린 것 같습니다”라며 9회의 타석이 무엇보다 절박했음을 뒤늦게 토로한다. 

 

 

 

 

문상준은 향후 활약 여부에 따라 프로에 지명 될 가능성도 있는 선수다. 서울권에서 4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파워가 있고 어깨도 좋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야구 센스도 나쁘지 않다. 5-14로 대패했던 현충일 장충고전 당시 휘문고에서 가장 빛이 났던 선수도 중월 2점홈런을 때려낸 문상준이었다. 수도권 A구단 스카우터는 문상준을 바라보며 “손목 힘과 파워가 좋고 야구 센스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며 문상준을 유심히 관찰했다. 현장에서 짤막하게 리포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여기저기서 혹평이 쏟아졌다. 큰 경기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그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문상준은 타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저는 수비 잘하는 유격수로 남고 싶습니다.” 굳은 마지막으로 짧은 히어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그가 극적인 3점 홈런을 때려냈음에도 아직은 웃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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