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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팔 낮추고 편안해진 경남고 최준용, 아직은 절반의 성공
[황금사자기] 팔 낮추고 편안해진 경남고 최준용, 아직은 절반의 성공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20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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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훨씬 가벼워지고 투구 밸런스도 좋아졌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
- 변화구가 빠지며 4개의 사구 옥의 티
- 7.1이닝 6K 3실점 역투에도 아쉽게 패전투수

부산고와 경남고의 황금사자기 64강전이 벌어졌던 6월 18일 신월야구장에는 10개 구단 모든 스카우터 들이 총집결했다. 국내 구단뿐 아니다. 오클랜드, 다저스, 미네소타 등 많은 국제 스카우터 들까지 경기장을 찾았다. 신월야구장이 입추의 여지 없이 꽉 들어찼다. 이 경기가 그만큼 많은 관심을 끌은 이유는 간단했다. 

경남고 최준용이 등판하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 입장에서는 팔 높이가 낮아진 최준용이 전국대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지명 전 정말 중요했다. 
 

 

변한 투구폼으로 처음 전국무대에 나서는 최준용

 

과거에 비해 낮아진 팔 각도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까지는 ‘절반의 성공’이다. 확실히 얻은 것이 있지만 잃은 것도 있었다. 

일단 최준용의 팔 높이는 스리쿼터보다는 좀 더 높은 10시 정도의 방향에서 팔이 나오는 높이로 고정되었다. 과거 대천중 시절 팔을 높이기 전 높이다. 익숙한 높이로 돌아가다 보니 얻은 것은 편안함이다. 최준용은 과거에 비해서 한층 편안하고 안정적인 밸런스를 선보였다. 와인드업 후 앞으로 밀고나가는 밸런스도 좋고, 과거에 비해 가볍게 던진다는 느낌으로 투구를 했다. 투구 폼에 군더더기도 없고 직구의 날카로움도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이 신월에 모인 스카우터 들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특히 좌타자 몸쪽으로 최준용의 직구가 꽂힐 때마다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이는 경기 영상에도 잘 나와있다.) 

전과 달리 키킹 하는 다리의 속도를 조절하며 투구 폼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여유도 선보였다. 슬라이드 스텝도 문제가 없었고 좌타자 상대시에도 강한 몸쪽 직구로 무난히 타자들을 상대해나갔다.  A구단 스카우터는 “팔을 작년과 같이 일직선으로 높게 들면 당연히 스피드가 나기가 힘들다. 준용이는 너무 높았다. 좀 더 옆으로 들면 팔 스윙도 빨라지고 팔이 더 편안해지기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B구단 스카우터는 "구속이 확실히 더 좋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잃은 것도 있었다. 변화구다. 최준용은 높은 각을 자랑하는 투수였고 무엇보다 종으로 떨어지는 고교 최고급의 커브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최준용은 과거보다 슬라이더 비중이 높아졌다. 몇개의 날카로운 커브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과거에 비해 빈도가 높지는 않았다. 커브는 전보다 각은 작지만 빠르게 떨어지는 구종으로 변모했다. 다만, 위기 시 변화구 제구가 안되다보니 직구만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는 사면초가에 놓이기도 했다.  

이날 최준용은 유독 변화구가 손에서 빠지는 빈도가 높았다. 무려 4개의 사구를 허용했다. 정민규에게 허용한 사구를 빼고는 모두 변화구를 던지다가 생긴 사구였다. 그리고 4개의 사구 중 2개가 5회에 집중되며 경기를 그르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위타선인 7번 안환수와 9번 최원영에게 허용한 것이 뼈아펐다. 아직 변화구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증거다. B구단 스카우터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 이는 각자의 취향의 문제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쉽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자신의 임무를 모두 완수한 최준용

 

 

한편, 신월구장에서는 매우 많은 스피드건이 등장했다. 스피드를 잰 위치가 다르고 기계도 다르다 보니 구속들의 편차가 있었다.

보통 최고구속을 이야기할 때는 각 학교에서 잰 스피드를 기준으로 2개 구단 정도의 스카우터 최고구속을 비교해보면 정확하다. 보통 학교 스피드건이 1~2km/h 정도는 후한 편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딱 1개만 기록된 구속은 배제하고 3개 이상이 기록된 구속을 최고 구속으로 기재하면 더욱 신뢰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날은 자리가 비좁은 관계로 두 학교 모두 구속을 체크하지 않았고, 각 구단 각자의 스피드건으로 구속을 측정하다 보니 경기 후 개별 문의를 통해 최고 구속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장을 방문한 수많은 구단 중 몇몇 관계자에게 직접 문의결과 가장 낮은 최고구속을 기록한 구단은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로서 91마일이었다. 반면 LA다저스 구단은 148km/h라고 답변했고, 키움 히어로즈 또한 148km/h가 최고라고 밝혔다.

연고 구단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우리 구단이 측정한 최고구속은 대략 147~8km/h 정도였던 것 같다. 변화구가 몇 개 손에서 빠지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최준용의 투구를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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