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빨라진’ 빅게임 피처 정해영, 구속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다
[황금사자기] ‘빨라진’ 빅게임 피처 정해영, 구속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24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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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문고전 이민호와 맞대결 완승
- 6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 완벽투
- 기아‧롯데 스피드건 최고 144km/h 기록, 오클랜드 스피드건 최고 89마일

야구에는 ‘빅게임 피처’라는 말이 있다. 
큰 경기에 강한 투수를 빅게임 피처라고 한다. 그리고 현존 고교 최고의 빅게임 피처는 광주일고 정해영(189/92, 우우, 3학년)이다. 정해영은 큰 경기를 놓친 적이 없다. 작년 황금사자기 결승전 승리 투수가 정해영이다. 김기훈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2018 전라권 주말리그에서 동성고전 승리를 이끈 것도 정해영이었다. 전국체전 고비가 되었던 4강 강릉고전에서 10안타를 맞으면서도 8이닝을 2실점으로 버텨내며 팀 우승을 이끈 것도 정해영이다. 그리고 6월 23일 오후 2시 30분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 휘문고와 광주일고의 빅 매치에서도 정해영의 위용은 그대로 드러났다. 

 

 

휘문고와의 16강전에 선발 등판한 정해영

 

 

이민호와 맞대결이 예정되며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경기에 전격 선발 등판한 정해영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3사사구 5삼진으로 휘문고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경기가 7회 콜드게임으로 끝났으니 휘문고를 정해영 혼자서 이겨낸 것과 다름없었다.  

사실 그동안 정해영은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다. 모든 것을 갖추고 있으면서 오직 하나. 구속이 나오지 않아서였다. 구속 스트레스는 작년 전국체전부터 계속되었다. 140km/h 언저리의 구속이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구속이 오르지 않아, 몸의 순발력과 회전력을 키우기 위해 살을 10킬로 가까이 빼기도 했다. 그러나 더 안 좋아졌다. 공 끝마저 가벼워졌다. 다시 5킬로 가량을 찌우고 절치부심했다. 

정해영은 이날 최고 144km/h(기아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 기준)을 기록했다. 한 번 더 검증하기 위해 확인한 오클랜드 스피드건으로도 최고 89마일을 기록했다.

특히 3회 이전까지는 138km/h 1개를 제외하고는 140km/h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참고로 이날 광주일고는 스피드건 고장으로 스피드를 측정하지 않았고, 휘문고 또한 마찬가지였다.)  

 

 

6이닝 무실점 - 팀을 8강으로 이끈 정해영

 

 

그는 이날 승리보다 구속이 오른 것에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그동안 구속이 나오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마음도 안 좋았는데, 오늘 안심도 되고 기분이 좋습니다.” 라며 정해영은 웃는다. 

오히려 휘문고 이민호(189/94, 우우, 3학년)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 그저 내 공만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의식은 좀 했지만, 지나치게 의식하면 안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으니 최대한 의식하지 말자고 나 자신을 컨트롤 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강력한 정신력이 이날 경기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아버지인 정회열 코치도 아침에 자신의 공만 던지라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광주일고의 주자플레이에 신경이 날카로워지며 많이 흔들린 이민호와 가장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경기 후 박시원과 함께~ 

 

 

이 경기를 지켜보던 김수환 포철고 감독은 “공은 이민호가 더 잘 던질지 몰라도,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나 정신력, 제구 등은 정해영이 훨씬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달리 큰 경기에 강한 이유를 묻자 정해영은 씩 웃으며 “그냥 경기하면 재미있다. 아무 생각 안 하고 경기에만 몰입하면 늘 좋은 결과가 있더라.”라고 말한다.  
   
이제 1차지명이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많이 긴장한 듯했다. 1년 넘게 목표로 해온 1차지명이 눈 앞에 있으니 그럴만도 했다. 반드시 1차지명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누구보다 심했던 그였다. 그러나 이내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기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애써 웃으려 노력한다. 

지금은 황금사자기 2연패에 온 전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 상대는 영혼의 라이벌 광주동성고. 과연 정해영은 황금사자기 2연패와 1차지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낼 수 있을 것인가. 운명의 시계는 지금도 째깍째깍 돌아가고 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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