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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무적 투심’ MVP 소형준, 고교 최대어의 품격을 증명하다
[황금사자기] ‘무적 투심’ MVP 소형준, 고교 최대어의 품격을 증명하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6.30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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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이닝 4실점 1자책점 황금사자기 MVP 수상
- 준결승 빅 매치 광주일고 전 1.2이닝 5K 맹위
- KT위즈 1차지명 유력시 되는 고교 최고의 투수

소형준(188/90, 우우, 3학년)은 이번 2019년 최고 투수 후보로 꼽혔다. 
큰 신장, 좋은 투구 메커니즘, 좋은 변화구 구사능력, 완급 조절 능력 등 여러 가지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시작 후 소형준은 예상보다 고교 최고 투수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비록 주말리그에서 방어율 ‘0’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상대 팀들이 대부분 경기 권 신생팀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투구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에 대한 의심스러운 눈초리도 쏟아졌다. 

 

 

제 73회 황금사자기 MVP 소형준

 

 

그러나 제 73회 황금사자기는 소형준에게 있어 ‘내가 이래서 최고 투수다’라는 것을 각인시켜준 무대 다름 아니었다. 12.1이닝 4실점 1자책점. 유신고가 치른 전 경기에 등판해서 뒤를 받쳤다. 특히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소형준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전 대회 우승팀 광주제일고를 맞아 1.2이닝동안 삼진 5개를 뽑아냈다. 아웃카운트 전부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이다. 용마고와의 결승전에서도 5.1이닝동안 삼진을 5개를 뽑아냈다. 준결승, 결승에서 그가 맞은 안타는 고작 3개뿐이었다. 7이닝 무실점. 대회 MVP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소형준은 우측 허리에 담 증상이 있어 힘들었다. 스피드도 최고 144km/h 정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소형준이 역투할 수 있었던 것은 유종겸 투수코치에게 겨우내 전수받은 ‘무적 투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승 후 인터뷰 석상에 선 소형준도 이를 인정했다. “아무래도 허리가 좀 안 좋다보니, 힘쓸 때 불편해서 구속이 안 나온 것도 있는 것 같다. 원래 투심은 배트 중심에 안 맞춰줄려고 던지는 구종인데 땅볼 유도가 많이 되어서 좋았다. 투구 수 제한이 있으니, 투구 수 제한에 걸리기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던졌다.”라고 그는 말했다. 

 

 

와!!~ 우승이다.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소형준

 

 

소형준의 투심은 준결승 광주일고 타자들과 결승 용마고 타자들이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소형준의 투심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고등학생이 칠 수 있는 투심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141~2km/h정도의 스피드로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유신고 유종겸 투수 코치는 경기 후 “프로 타자들도 꽤나 애 먹을 것이다.”라며 제자의 성장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 소형준은 타자들과의 수 싸움도 능하다. 변화구, 직구, 투심을 던져야 하는 타이밍을 절묘하게 조절한다. 초구부터 각이 크게 떨어지는 커브 또한 정타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 스스로도 “타자랑 수 싸움을 할 줄 아는 것 같다.”라고 본인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할 정도다. 

소형준이 꼽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고비는 역시 우승후보 광주일고 전. 
“어제 광주일고랑 할 때 1사 12루에 올라갔을 때가 이번 대회 최고의 고비였다. 칠 테면 쳐봐라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KBO리그에 진출해서 더 발전하고 싶습니다."  MVP와 수훈상을 싹쓸이 하는 소형준

 

 

그는 이번 청소년대표팀 승선이 매우 유력하다. 황금사자기 MVP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대한민국 대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대한민국 최고 에이스라는 자부심이 있을 터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저 때문에 우승한 것이 아니고 같이 잘해서 우승한 것이니까 아직은 아니다.”라며 겸손하게 말한다. “대표 팀에서도 워낙 잘 던지는 투수들이 많으니까, 내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무뚝뚝하게 말할 뿐이다. 

그는 KT위즈 1차지명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그러나 그의 목표는 1차지명이 아니다. 선배 김민 이상으로 KBO에 들어가서 확고하게 자리 잡는 것이다. 1차지명에 대한 질문에도 “만약 된다면 그냥 기분이 좋을 것 같다.”라고 침착하게 말 할 뿐이다. 그는 “프로에 가게 된다면 마운드 위에서 듬직한 투수가 되고 싶다. “제구가 더 정교해야할 것 같고, 볼 스피드도 키워야 한다. 지금보다 더 길 게 갈 수 있는 실력을 키우겠다.”라고 말한다.

 

 

 

 

그는 첫 우승임에도 침착했다. 코앞에 다가온 1차 지명에도 들뜨지 않았다.  그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더 높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소형준의 눈은 이미 고교 무대를 넘어 저 멀리 수원 KT위즈파크를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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