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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우리 좌완이 최고라니까” - 이승현‧이의리에 대한 유쾌한 설전
[청룡기] “우리 좌완이 최고라니까” - 이승현‧이의리에 대한 유쾌한 설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02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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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일고 이의리, 라이벌 동성고 셧아웃 … 자체 스피드건 최고 145km/h까지 기록
- 상원고 이승현, 주말리그 30이닝 37K 방어율 0.90 … 상원고의 소년가장
- 두 명 모두 현재까지는 내년 시즌 1차지명 유력 후보

정확하게 1년 전 황금사자기 8강전. 
덕수고 전에 선발 등판투수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1학년 이의리(183/75, 좌좌, 2학년)였다. 당시 관계자들은 “이의리가 누구야? 이런 큰 경기에 1학년을?” 이라고 수근 거렸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황금사자기 8강전에 선발 등판한 이의리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있었다.

 

 

광주일고 2학년 이의리

 

 

광주의 영원한 라이벌 동성고와의 황금사자기 8강전에 선발등판 한 이의리는 삼진 6개를 곁들이며 동성고의 강타선을 쉽게 무력화 시켰다. 최고구속은 광주일고 자체 스피드건으로는 최고 145km/h(스카우터 스피드건은 143km/h)까지 찍혀 나왔다. 5이닝 동안 투구 수는 고작 67개 뿐이었고, 광주일고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 선발은 무조건 이의리로 정해져 있었다.  

직구, 슬라이더, 그리고 현재 연습 중인 체인지업을 간간이 섞어 던지며 여유로운 피칭을 선보였다. 올 시즌 초 ‘어깨 염증’ 부상으로 거의 던지지 못했던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호투였다.(올 시즌 현재까지 기록은 11.1이닝 방어율 0.) 작년과 비교하면 팔각도가 다소 높아졌고, 구속도 늘었다. 앞으로 1년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이의리는 이미 내년 시즌 1차 지명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황금사자기 광주동성고전 동성고 스피드건 3회까지 기록지
황금사자기 광주동성고 전 광주일고 자체 스피건 기록지

 

 

이의리는 이미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공 끝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선배 박시원은 “의리는 공 끝이 정말 좋다. 공이 말려서 오는 것이 아니라 뻗어온다. 내가 연습 경기에서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맞은 안타를 못 때렸다. 내년 무조건 일고의 에이스.”라며 극찬을 했던 선수다. 기아타이거즈 스카우터들은 이의리가 호투하자 만면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정말 좋습니다. 이 정도면 2학년 왼손 중에서는 최고.”라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말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삼성 라이온즈 스카우터들이었다. 
대구에는 이의리보다 먼저 145km/h를 기록했고, 대구고‧용마고‧경북고 등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권역에서 호투했던 2학년 좌완 에이스 상원고 이승현(183/97, 좌좌, 2학년)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승현이가 훨씬 낫죠. 일단 풍채가 다르잖아요. 공 끝도 훨씬 낫지 않겠어요?”라고 김민수 스카우터가 대표로 크게 웃으며 반박(?) 할 정도다. 

 

 

상원고 2학년 이승현

 

 

이승현은 상원고에서는 소년가장과 다름없는 투수다. 순위싸움에 결정적이었던 전반기 주말리그에 전 경기 등판했다. 팀의 전반기 총 5경기 중 4경기 선발 1경기 구원등판을 했으니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기록도 좋다. 30이닝에 방어율 0.90. 거기에 37K를 기록하고 있는 부동의 왼손투수다.

2020 삼성라이온즈 1차지명 황동재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고, 대구고와의 경기에서도 호투했다. 두 경기 모두 145km/h의 구속을 기록했다. 당시 대구 주말리그를 찾은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내 개인 취향은 황동재보다 이승현.”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선수는 같은 2학년 좌완이기는 하지만 많이 다르다. 이의리가 날카로운 공을 던진다면 이승현은 묵직한 공을 던진다. 이의리는 다소 마르고 길쭉한 체형이지만, 이승현은 땅땅한 체형을 지니고 있다. 이의리는 부드럽지만, 이승현은 이의리에 비해서는 다소 뻣뻣하게 느껴진다. 

이의리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하지만, 이승현은 슬라이더와 커브가 주 무기다. 특히 이승현의 슬라이더와 커브는 현재 3학년들과 비교해도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완성도가 있다.

성격도 이의리는 활달하다. 작년 9월 전국체전 당시 군산에서 처음 만난 기자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할 정도로 붙임성이 좋다. 반면 이승현은 무뚝뚝하고, 고등학생답지 않게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다.  

이제 곧 청룡기다. 이번에도 우승후보로 꼽히는 광주일고에 비해 상원고의 전력이 많이 약해 큰 무대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을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4강까지 가야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는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맞대결 여하를 떠나서 영‧호남 2학년 에이스 이승현과 이의리가 펼칠 최고 좌완 경쟁은 2021 시즌 1차지명이 끝나는 순간까지  아마야구 팬들의 큰 흥미를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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