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아!~ 엄태호만 있었더라면… ’ 패했지만 빛났던 엄태호의 활약
[청룡기] ‘아!~ 엄태호만 있었더라면… ’ 패했지만 빛났던 엄태호의 활약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06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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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고전 첫 타석 장쾌한 솔로 홈런 작렬 … 시즌 3호 홈런
- 김병휘와 박주홍 잇는 든든한 팀의 2번 타자
- 서울시에서는 손꼽히는 빠른 발 보유한 호타준족

7월 4일 경주고와의 청룡기 64강전. 
3-8로 아쉽게 패하자 ‘엄태호만 있었더라면.’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경기 후 경주고 김용국 감독 또한 엄태호(186/84, 우좌, 3학년)의 부상이 경주고에게 예기치 않은 행운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만큼 엄태호의 존재감은 컸다. 특히 박주홍이 4볼넷으로 걸어 나가고 김병휘가 부진하자 엄태호의 빈자리는 더욱 커 보였다. 그는 경기가 끝난 직후 절뚝거리면서도 팀의 패배를 안타까워했다. 

 

 

경기 중 타구에 무릎을 맞아 쓰러진 엄태호

 

 

엄태호는 작년부터 팀의 주전이었다. 그러나 주말리그 첫 경기에서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한 후 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다. 그가 팀 훈련에 합류한 것은 올해 1월 전지훈련부터였다. 도진초 – 영남중을 나온 엄태호는 고교 시절 다리가 빨라지며, 송민수 감독의 눈에 들었다. 

그가 스카우터의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3월 탄천리그.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타격은 다소 미흡했지만 그의 주루 능력은 탁월했다. 그를 만나자마자 서울시에서 본인이 가장 빠른 선수가 맞느냐고 물었다. 엄태호는 매우 쑥스러워하며 “신일고의 1번 타자 박상목도 엄청나게 빠르더라.”라면서도 발에는 자신이 있음을 인정했다.(그의 인터뷰는 서울 후반기 주말리그 당시에 이루어졌음을 미리 밝힌다.) 

엄태호는 다리만 빠른 것이 아니다. 배팅능력도 뛰어나다. 현재 그가 기록하고 있는 타율이 0.368. 거기에 홈런을 4개나 쳤다. 신일고전 2개, 경기고전에서 1개, 경주고전에서 1개를 기록했다. 마른 몸이지만 밀어치고 당겨치는 능력이 모두 괜찮아 팀의 중심타자로 뛰는 중이다. 

 

 

 

 

“저는 배트스피드 하나만큼은 정말 자신이 있습니다. 몸쪽 공도 문제없습니다. 배트스피드에 자신이 있어서 오히려 몸 쪽을 더 좋아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체중만 불린다면 장타력 증진도 충분히 가능한 선수라는 의미다. 빠른 배트스피드와 몸통 회전을 바탕으로 장타를 생산하는 유형이다. 체중만 불리면 장타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수비형보다는 공격형이다. 수비가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한다. 아주 강견은 아니지만 어깨도 나쁘지 않다. 다만 송구의 정확성이 좀 떨어진다. 그가 중견수가 아닌 우익수로 출전하는 이유다. 

 

 

매우 빠른 발을 지니고 있는 엄태호

 

 

올해 엄태호의 기록에는 두 가지 특이점이 있다. 일단 도루가 1개밖에 없다. 발이 느린 선수도 몇 개씩 도루 할 수 있는 고교야구에서 엄태호 정도의 빠른 발을 지닌 선수가 도루가 달랑 1개밖에 없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거기다 그는 볼넷도 2개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앞에 병휘도 있고 제가 설령 혼자 누상에 나가더라도 제가 도루를 해버리면 상대는 주홍이를 그냥 걸러버립니다. 그래서 저는 도루를 하지 않습니다. 벤치에서도 웬만하면 타자에게 맡기라고 하십니다. 볼넷이 없는 이유는 초구부터 무조건 나가기 때문입니다. 저를 거르는 투수는 없습니다. 뒤에 주홍이가 있어서 저에게는 무조건 승부가 들어오니까요.” 

 

 

탄천리그 당시 빠른 발로 홈을 파고든 엄태호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빠른 발을 살리지 못하면 그의 특기를 살리지 못해 아쉽지는 않을까.  

그러나 그는 씩 웃으며 "괜찮습니다. 주홍이가 우리 팀이 지닌  최고의 무기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것을 살리는 것이 맞습니다. 대신 저는 안타가 나왔을 때 1루타도 2루로 가기 위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저 발 빠른 것을 다 아시더라고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동료인 박주홍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저는 작년 부상부위가 무척 안 좋았습니다. 뼈가 부러지고 수술을 하고 1년을 그냥 날렸죠. 올해 1~2월 전지훈련지인 필리핀에서도 무릎이 안 좋아서 힘들었습니다. 제 다리가 느려지는 것은 아닌가? 겁도 덜컥 나더라고요. 그때 룸메이트인 주홍이 덕분에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지금 이렇게 기자님이랑 인터뷰하고 스카우터들에게 눈에 띄었던 것은 주홍이를 보러 오시다가 저를 함께 봐주셔서 그런 것 아닌가요.”

 

 

호타준족 외야수 엄태호를 주목하라

 

 

엄태호는 좋은 타격 실력을 지니고 있고, 고교 상위의 빠른 발을 지니고 있다. 빼빼 마른 몸을 조금만 더 불리면 장타도 충분히 늘어날 여지가 있고 어깨도 나쁘지 않다. 유급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외야수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외야수는 2차지명 100명중 평균 10여명 정도 밖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좁은 문이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충암고의 함창건을 필두로 몇몇 외야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범위를 좀 더 넓혀도 좋을 것 같다. 장충고의 외야수 엄태호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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