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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2학년 특급 좌완 4명이 동시에 목동에 떴다 … 이의리‧김건우‧이승현‧김진욱
[청룡기] 2학년 특급 좌완 4명이 동시에 목동에 떴다 … 이의리‧김건우‧이승현‧김진욱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09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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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이의리, 가장 이상적인 투구폼 지닌 광주권역 최고 좌완
구원 김진욱, 극 강의 제구력 지닌 빅게임 피처
구원 김건우, 좋은 신장과 높은 발전 가능성 지닌 인천 최고의 좌완
휴식 이승현, 현재까지는 가장 높은 완성도 지닌 대구 최고의 좌완

이번 청룡기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3학년이 아니라 2학년이다. 
그것도 좌완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적어도 작년부터 시작해서 한 대회에서 2학년 4명이 모두 팀 승리를 책임지며 맹활약한 경우는 거의 없다. 고교야구는 3학년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7월 8일 목동야구장에는 2020시즌 좌완 4천왕 중 3명이 동시에 등판해서 팀을 승리로 이끌며 아마야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 광주일고 이의리, 김해고전 6이닝 2피안타 5K 1실점 역투 

 

 

김해고전 승리의 주역 광주일고 이의리

 

 


첫 스타트는 이의리(183/75, 좌좌, 2학년)가 끊었다. 이의리는 김해고와의 청룡기 32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8구를 던지며 6이닝 2피안타 5삼진 1실점 0자책으로 광주일고의 첫 승을 이끌었다. 이의리는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부동의 광주권역 No.1 좌완투수다. 지난 동성고와의 8강전 이후 계속된 쾌투다. 오전 경기라 그런지 구속은 다소 떨어졌다. 최고 구속은 141km/h(kt스피드건 기준)을 기록했다. 대략 평균적으로 138~140km/h 사이의 구속이 가장 많이 기록되었다. 이의리의 가장 큰 장점은 투구 폼에 군더더기가 없고, 부드럽다는 점이다. 현재 좌완 4인방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투구 폼을 지니고 있고, 가장 부드럽기도 하다. 

 

 

작년 전국체전 당시 박시원, 정해영과 함께
작년 전국체전 당시 박시원, 정해영과 함께

 

 

언북중 곽채진 감독은 좋은 투구 폼이란  “누가 봐도 끊김이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폼.”이라고 정의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의리다. 많은 관계자가 “공을 참 예쁘게 잘 던진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의 투구를 지켜봤다. 현재 직구와 슬라이더 2가지 구종으로 만 타자를 상대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맞아 나가는 경우가 드물다.

중심이동만 좋은 것이 아니라, 끝까지 공을 때려주며 회전을 가하는 임팩트도 훌륭해서 스피드에 비해 공 끝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워낙 말라서 힘이 붙고 신장만 더 올라오면 최고의 좌완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투수다. 2021년 기아타이거즈의 유력한 1차지명 후보다.  

 


# 제물포고 김건우, 5이닝 3실점 7K 제물포고 16강 이끌어 

 

 

대전고전 승리의 주역 제물포고 2학년 김건우

 

 

두 번째 바톤은 김건우(186/85, 좌좌, 2학년)가 이어받았다. 김건우는 대전고와의 경기에 4회에 구원 등판해 5.1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김건우는 현재까지만 보면 가장 완성도가 떨어진다. 제구도 3명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고, 아직 공을 밀어 던지는 경향이 있다. 

사실 김건우는 작년 겨울만 해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명문고야구열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구속도 많이 올라오지 않았다. 키가 큰 대신 지나치게 상체위주의 투구로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자신의 장점을 활용할 줄 아는 투수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김건우는 위 3명이 없는 좋은 무기를 갖고 있다. 타점이다. 위에서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우타자 몸 쪽에 박히는 낮은 대각 직구는 알고도 치기 힘든 최고의 무기다. 여기에 지난겨울보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김건우가 대전고 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패턴 또한 우타자 몸 쪽의 직구와 우타자 바깥쪽에서 가라앉는 체인지업이다. 

발전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김건우는 키가 크지만,  아직 말랐고 순발력도 나쁘지 않다. 투구 폼이 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깨도 잘 넘어온다. 아직 하체를 잘 쓰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조금 더 공을 끌고 나오기 시작하면 무서워질 수 있는 투수다. 스피드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대전고 전에서는 최고 142km/h(제물포고 스피드건 기준, kt스피드건으로는 141km/h)가 기록되기도 했다.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내년 시즌 그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미리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2021년 SK 와이번스의 유력한 1차지명 후보이기도 하다.  

 


# ‘오늘은 휴식’ 완성형 좌완 이승현, 16강전 출격 준비 완료

 

 

 

'오늘은 휴식' 상원고 2학년 이승현

 

 


이승현(183/97, 좌좌, 2학년)은 투구 수 제한으로 등판하지 못해 벤치에서 포철고와의 32강 경기를 지켜봤다. 이승현은 현재까지라는 전제하에 완성도 면에서는 2학년 중에서는 최고로 치부되는 선수다. 최고 구속도 현재는 네 명 중 가장 빠르고, 스테미너도 좋아 늘 105개를 던질 수 있는 체력이 있는 전형적인 선발투수다. 

포철고와의 경기 전 만난 이승현은 “16강만 올려주시면 자신 있습니다. 지난 경기고전 구속은 잘 안 나왔었어요. 최고 143km/h가 나왔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1년 삼성라이온즈의 유력한 1차지명 후보다. 

 


# 5이닝 9K 무실점 완벽투 강릉고 김진욱, 화려한 비상을 예고하다 

 

 

서울디자인고전 승리의 주역 강릉고 김진욱

 


마무리는 김진욱이 맡았다. 이번 청룡기에서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것은 강릉고 김진욱(182/85, 좌좌, 2학년)이다. 김진욱은 7월 5일 청룡기 32강 서울디자인고전에 구원 등판해 5이닝 동안 무려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김진욱은 강릉고의 전성기를 홀로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의 절대적인 존재다. 작년 황금사자기 고교 첫 등판에서 충암고와 강효종을 콜드게임으로 무너뜨린 장본인이다.(2018년 5월 21일 구원등판 5이닝 무실점) 당시 130km/h가 채 나오지 않는 직구로도 충암고 타자들을 속수무책으로 무너뜨렸다. 전국체전에서는 노시환‧이주형‧김현민 등이 버티고 있는 호화군단 경남고를 1회전 탈락시킨 주범이기도 하다.(2018년 10월 12일 7이닝 1실점 선발승) 

 

 

2018년 황금사자기 당시 충암고를 무너뜨린 김진욱의 모습

 

 

4강 광주일고 전(2018년 10월 17일)에서도 정해영과 숨 막히는 맞대결을 벌이다 8회 김창평(SK)에게 통한의 동점타를 허용한 아픈 기억도 있다.

여타의 또래들과는 차원이 다른 가슴을 지닌 투수다. 제구가 워낙 좋은데다, 변화구 구사능력도 상당하다. 아쉬운 것은 구속. 구속은 타고나는 부분이라 구속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진욱은 작년보다 팔이 조금 더 올라왔다. 타점이 높아지며 떨어지는 커브와 슬라이더가 동시에 빛을 발하고 있다. 직구의 힘도 작년보다 많이 붙었다.

몸도 부드럽고, 제구력은 1학년 때부터 이미 고교 최고 레벨이었던 만큼 힘만 붙는다면 이의리‧이승현과 비견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투수가 김진욱이다. 수원북중에서 강릉고로 진학한 관계로 1차지명은 받지 못하지만, 2차지명에서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는 투수다. 

 

 

# 청룡기 16강 강릉고 vs 광주일고, 상원고 vs 제물포고 빅매치

 

 

작년 전국체전 4강 당시의 모습

 

 

이번 청룡기에서는 공교롭게도 16강에서 이 네 명이 속한 소속팀이 격돌하게 된다. 
광주일고와 강릉고가, 상원고와 제물포고가 16강에서 만난다. 이의리와 김진욱은 구원으로 맞대결 가능성이 크다. 광주일고는 선발 정해영의 뒤를 이의리가 받칠 예정이고, 강릉고 또한 김진욱을 대기시켜놓는다.

이승현과 김건우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승현은 16강 제물포고전 선발이 유력하지만, 김건우는 상원고전에서는 투구 수 제한으로 던질 수 없다. 

하지만 맞대결 여부를 떠나서 이들 네 명의 좌완이 보여준 맹위는 2020시즌 드래프트가 끝나는 순간까지 아마야구 팬들에게 많은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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