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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SK 와이번스 조영민 팀장이 밝힌 오원석 1차지명 이유
[현장인터뷰] SK 와이번스 조영민 팀장이 밝힌 오원석 1차지명 이유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10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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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원석, 안정적인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 지니고 있어
- 서울고전 최고구속 144km/h … "싸울 줄 아는 투수“
- 팀에서 선발 형 좌완 필요로 하는 전략 부분도 포함
- “안인산 포기한 것 아니야 … 2차지명까지 계속 그를 지켜볼 것"

SK와이번스는 현재 압도적인 1등을 달리고 있는 팀이다. 
거기에 작년 드래프트를 가장 성공적으로 한 팀이다. 이유 불문하고 작년에 뽑은 하재훈을 투수로 전향시켜 5승 2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1.36을 기록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끝난 것과 마찬가지다. 10명의 선수 중 1명만 성공해도 대박인 것이 드래프트인데 초특급 선수가 나왔으니 이미 작년 지명은 대성공이다. 

이렇듯 SK와이번스는 드래프트에서 소신이 강한 구단이다. 사실 5월 까지만 해도 대부분 구단이 안인산의 1차지명을 예상했다. 그러나 SK 조영민 팀장은 “아직 모른다.”라고 말하며  “1차지명이 끝나면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다.”라는 말을 반복해왔다. 그리고 SK는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었다. 이번 1차지명에서 가장 큰 이변이었다.

7월 9일 목동야구장에서 만난 조영민 SK 스카우트 팀장은 오원석의 1차지명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목동에서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SK 조영민 스카우트팀장 

 

 

일단 조 팀장이 말한 오원석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커맨드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커맨드가 좋아야 한다. 오원석은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곳에 언제든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수라는 점이 조 팀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원석은 제구도 좋지만, 몸쪽과 바깥쪽 모두 제구가 좋은 투수라는 점이 고려되었다. 대부분의 좌완투수는 우타자 몸쪽 제구에 특화되어있다. 하지만 오원석은 우타자 몸쪽과 바깥쪽에 자유자재로 공을 구사할 줄 안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점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 조 팀장의 말이다.  

두 번째는 희소성이이다. 조 팀장은 “프로에서는 단 한 타자를 잡기 위해 좌투수를 투입한다. 그만큼 좌투수는 희소한 존재”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SK와이번스는 팀 전력상 좌투수에 대한 갈증이 있다. 김태훈, 백승건, 김택형 등 좌투수들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선발형 좌완이 필요하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드래프트는 5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SK가 계속 우승하기 위해 좌투수 수급은 멈출 수 없는 팀 전략이라고 조 팀장은 말한다. 그리고 이는 내년 제물포고 좌완 김건우(186/85, 좌좌, 2학년) 까지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세 번째 오원석은 승부를 할 줄 안다는 점이다. 조 팀장은 선수 시절 소위 들이대는 타입의 투수였다. 그는 투수는 ‘들이대면서’ 성장한다는 지론을 지니고 있다. 오원석은  승부를 피하는 타입이 아니다. 홈런을 맞더라도 타자에게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그 모습이 참 좋았다는 것이 조 팀장의 말이었다. 실제로 7월 9일 경기에서도 오원석은 1.2이닝동안 2안타를 맞았으되 사사구 없이 2개의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오원석은 제구가 좋고 싸울 줄 아는 투수"

 

 

네 번째 상대적으로 약한 구위에 대해서는 무조건 나아진다는 확신이 조 팀장에게는 있었다. 이미 작년 백승건을 뽑아서 145km/h의 투수로 만들어낸 기억이 SK에게는 있다. 조 팀장이 보는 기본 소질은 백승건보다 오원석이 한 수 위다. 조 팀장은 “강화밥을 먹으면 구위는 무조건 좋아진다.”라며 웃는다. 지금 오원석이 안타를 허용하는 것은 구위가 부족해서다. 많이 마른 데다 가볍다. 하지만 힘만 붙으면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는 선발형 투수라는 것이 조 팀장의 말이다. 

다 번째 오원석은 무조건 2차 상위순번에 나갈 자원이기 때문이다. 오원석이 이미 전체 5번 안에 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상태였다. 신장이 좋은데 왼손이고 안정적인 투수는 오원석과 정구범밖에 없기때문이다. 10순위 SK로서는 오원석을 놓칠 경우 올해 정상급 좌완 수급은 불가능했기에 절대 오원석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조 팀장은 말한다. 

여기에 추가로 유력후보인 안인산이 올라오지 않았던 것도 있다. 조 팀장은 “내 인생에서 이렇게 많이 야탑고를 드나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야탑고 소속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라고 할 정도로 안인산을 보러 다녔다. 1차지명을 사흘 앞두고도 연습경기를 체크하러 간 구단은 SK와이번스 뿐이다.(안인산 또한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였다.)

 

 

서울고전을 승리로 이끌고 환호하는 오원석

 

 

조 팀장은 안인산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조심스러워 했다. 
"1차지명 이전 안인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선수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팀은 여전히 안인산을 지켜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이다. 1차지명에서 안인산을 뽑지 않았다고 해서 그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2차지명까지 모든 팀원들과 함께 고민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날 오원석은 서울고전에 8회부터 구원 등판해 조영민 팀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144km/h를 스피드건에 똑똑히 찍어 넣었다.(야탑고-SK 스피드건 기준) 조 팀장은 기자의 어깨를 탁 치며 “왼손에 144km/h에 저렇게 제구 좋은 투수 누가 있어요?" 라고 반문한다. 

조영민 팀장은 자신이 있었다. 

“물론 소형준, 이민호 등 좋은 투수들이 많지만 나는 오원석 또한 그들에 떨어지지 않는 훌륭한 투수라고 생각한다.”라며 확신에 찬 미소와 함께 짧은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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