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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리포트] 1년 새 10km/h 증속 … 강릉고 김진욱의 엄청난 성장비결은 무엇?
[유망주리포트] 1년 새 10km/h 증속 … 강릉고 김진욱의 엄청난 성장비결은 무엇?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22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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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보다 젖살 빠지고 신체조건 좋아져
- 팔 올리고, 마운드 이용하며 내리 꽂는 투구 폼으로 변모
- 세트포지션 변화, 5대5로 중심 두고 빠르게 앞으로 이동하는 스타일로 변모
- 작년보다 팔 스윙 빨라지며 구속 144km/h까지 상승

김진욱의 등장이 고교야구계에 던진 충격의 여파가 쉬이 가시지 않고 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으나 이번 대회 최고의 히트상품은 역시 강릉고 김진욱(182/85, 좌좌, 2학년)이다. 15이닝 2자책점에 22탈삼진을 잡아냈다. 볼넷은 고작 3개뿐이었다. 강릉고가 준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에이스 김진욱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룡기 최고의 히트상품 김진욱

 

 

원래부터 담력, 제구력, 유연성, 변화구 구사능력은 매우 뛰어났던 선수였다. 고교에 입학하자마자 1학년이 사실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을 각종 전국대회에서 상위 입상시켰다. 그런데 여기에 구위까지 좋아졌으니 많은 관계자가 호평을 쏟아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작년 10월 전국체전 당시보다 대략 10km/h가 증속이 되었다. 이미 강원‧경기권 주말리그에서 김진욱과 상대해본 비봉고 전경일 감독은 “처음 봤을 때 놀랐다. 내가 보기에 올해 3학년 포함 좌완 중 1등이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무엇이 김진욱을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을까. 

첫 번째는 신체적 변화다. 많은 사람이 김진욱의 프로필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프로필이 오히려 작다는 것이다. A구단 관계자는 “키가 더 큰 것 같다. 젖살이 빠지고, 몸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김진욱은 “프로필에서 키를 살짝 올렸는데 그것보다 더 커버렸다. 현재 키는 183cm정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김진욱의 몸이 어느정도 성장을 끝내고 근육이 붙으며 여물어가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두 번째는 각이다. 임성헌 투수코치는 “팔을 올릴 때 왼쪽 가슴을 가지고 올라와라. 그리고 마운드를 이용해서 앞으로 쏟아지듯이 내리꽂으라고 가르쳤다.”라고 말한다. 팔 각도도 약간은 올라왔다. 즉 약간 올라온 팔각도, 거기에 마운드를 이용하면서 내리 꽂는 투구 폼이 완성되면서 지금의 김진욱이 완성되었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똑같이 종으로 떨어지는 것이 그가 많은 탈삼진을 잡아내는 가장 큰 비결이다.  (2018년 전국체전과 2019년 청룡기 영상이다. 아래의 영상을 참조해보면 보다 확실히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구질 변화다. 김진욱의 작년 무기는 커브와 체인지업이었다. 그러나 김진욱은 올해 커브와 체인지업을 버리고 직구‧슬라이더만으로 승부하는 투수로 변모했다. 임 코치는 “사람의 손가락은 검지와 중지가 힘이 강한데 그 힘을 버리고 다른 손가락을 쓰기 시작하면 안 좋다.”라며 무분별한 체인지업 사용을 경계했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 또한 “옛날에 류제국을 지도할 때도 직구‧커브만 던지게 했다. 고교 때 변화구는 하나면 충분하다. 직구를 더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김진욱은 슬라이더의 완성도가 상당하다. 직구와 구별이 힘들 정도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좌타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만들어준 최고의 무기로 변모했다. 

네 번째는 슬라이드 스텝의 변화다. 임성헌 투수 코치가 프로에서 가토 코치에게 배운 것을 김진욱에게 전수했다. 보통 투수들은 세트포지션시 중심을 뒤에 두고 던지는 던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김진욱은 세트포지션 시 5대5로 중심을 두고 그대로 앞으로 쏟아지며 공을 던진다. 

 

 

김진욱의 달라진 슬라이드 스텝

 

 

“원래는 뒤쪽에 있다가 다리를 들었다가 앞으로 나오는 형태였는데 지금은 중심을 5대5로 힘을 배분하고 다리만 들면 바로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확 바꿔버렸다. 그러다보니 슬라이드 스텝이 빨라졌다. 견제가 다소 힘든데 내 슬라이드 스텝이 빠른 것을 아니까 주자가 쉽게는 못 뛰더라. 견제를 통해 주자를 잡는 것 보다, 강한 공을 던지면서 주자를 묶어놓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빨라진 팔 스윙과 공을 채는 임팩트다. 투수가 구속‧구위가 상승하려면 이 부분이 좋아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임 코치는 “투수를 지망하는 어린 선수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스냅스로다. 스냅스로를 잘하면 팔 스윙이 빨라진다. 어깨를 빠르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팔을 빠르게 돌리는 것이다. 팔의 끝은 손가락 끝이다. 손가락 끝이 빨라지면 팔이 빨라지게 되어있다. 팔이 빨라지면 스피드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진욱이도 이 부분이 정말 좋아졌다.”라고 말한다. 

 

 

빠른 팔 스윙을 지니고 있는 김진욱

 

 

8강 진출 후 환호하고 있는 김진욱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공을 던지는 순간 앞으로 나간 오른쪽 무릎이 너무 꼿꼿이 세워진다. 이는 김진욱 본연의 힘쓰는 포인트일 수는 있어도 그리 좋은 습관은 아니라고 현장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너무 찍어 던지는 것을 신경 쓰다 보니 몸이 땅으로 꽂히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급해질 시 나타나는 안 좋은 습관이다. 

그도 투수인 만큼 구속에 대한 욕심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구속에만 집착하다가 제구가 없어질까 봐 그게 무섭다. 체인지업은 올겨울에 코치님과 다시 이야기해보겠다.”라고 말한다.

그가 앞으로도 더욱 무서워질 가능성이 큰 이유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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