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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기] 청소년대표 이강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드러낸 13K 위력투
[협회장기] 청소년대표 이강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드러낸 13K 위력투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28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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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표 이강준, 5이닝동안 무려 13K 맹위
종전 최고구속도 경신 … 최고 143km/h 기록
50개 전후로 스피드가 뚝 떨어지는 단점도 … 8회 난타당하며 4실점 아쉬움
이번 2차 지명 임형원과 함께 사이드암 중 가장 높은 평가

"설악고 이강준이 누구지?"


청룡기 직후 청소년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자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알 만한 사람은 이번 대표팀에서 이강준의 존재가 오히려 신의 한수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이강준은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지난 주말리그 비봉고전에서는 8이닝 12K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봉고 전경일 감독이 “나는 이번 청소년 대표팀에 이강준을 뽑은 것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이름값을 생각 안 하면 정말 좋은 투수.”라고 말할 정도다. 

 

 

협회장기 영선고전 5.1이닝 13K 역투 이강준

 

 

이강준은 7월 27일 펼쳐진 포항협회장기 1회전 영선고와의 경기에서 자신이 대표팀에 뽑혀야 하는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5.1이닝 동안 무려 13K를 잡아냈다. 특히 3~6회까지 이강준이 보여준 맹위는 엄청났다. 3회 2사 후에 등판해서 6회까지 단 2타자를 제외하고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한풀이를 하듯 강속구를 미트에 꽂아댔다. 

구속도 최고를 찍었다. 이날 이강준은 140km/h 이상은 여러 번 기록했고, 최고구속은 143km/h까지 기록되기도 했다.(설악고 스피드건으로 144km/h가 1개 기록되기도 했지만, 이는 딱 1개 나온 기록이라 아직 신뢰하기는 힘들다.)

 

 

 

 

이강준의 가장 큰 강점은 크로스 되어 우타자 등 뒤에서 들어오는 엄청난 위력의 직구다. 
스피드뿐만이 아니다. 공의 질이 좋다. 직구의 위력만 보면 현재 사이드암 선수를 통틀어 이강준이 최고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강준은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완전한 대각으로 공이 날아온다. 그러다 보니 우 타자들은 타자 등 뒤에서 공이 날아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몸 쪽 직구는 몸에 맞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여기에 공도 빠르다. 직구의 위력이 워낙 좋다보니 이강준의 커브와 슬라이더에 전부 몸이 빠져버린다. 

이강준의 투구 폼은 그만의 특색이기는 하지만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투구 폼이 아니다. 좋은 유연성과 순발력, 그리고 이를 버텨줄 수 있는 근육을 갖고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이강준의 투구 폼은 역동적이다. 과거 임창용이 엄청난 회전력과 유연성으로 몸에 가속을 붙이며 스피드를 내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A관계자는 이강준의 투구 폼에 대해 “크로스가 되는데도 이를 끌고 들어오기 위해서는 허리힘이 좋아야 하고, 유연해야 한다. 또한, 다리가 열리면서 팽이처럼 돌아가는 것이 빨라야 회전력이 생긴다. 웬만한 선수는 흉내도 못 낸다. 허리가 버텨주질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강준은 그게 되더라.”라고 말한다. 포항야구장에서 이강준의 공을 자세히 관찰한 수도권 B구단 관계자도 “직구가 정말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경기는 이강준이 보완해야할 점도 함께 보여주었다. 지난 야탑고 전과 공통으로 드러난 단점은 2가지. 첫 번째는 좌타자를 상대할 변화구다. 라이벌 임형원은 투심, 체인지업 등으로 좌타자들을 상대한다. 그러나 이강준은 아직 커브와 슬라이더가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무엇보다 투심, 체인지업 등 좌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 변화구가 없어 직구의 힘이 떨어지면 장타를 허용할 위험성이 높다. 이강준의 패스트볼을 칭찬한 B구단 관계자는 “좌타자를 상대할만한 변화구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 지금의 커브-슬라이더로는 상위레벨 좌타자들과는 승부가 힘들다.”라고 첨언한다.  

 

 

청룡기 야탑고전에 선발 등판한 이강준

 



두 번째는 아직 힘으로만 던지다 보니 50개를 전후해서 공의 스피드가 뚝 떨어진다는 점이다. 구속이 135km/h정도로 뚝 떨어졌고, 공이 뜨기 시작했다. 공이 뜬다는 것은 몸에 힘이 들어간다는 것이고 힘이 들어간다는 것은 체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이강준은 8회 난타를 당했다. 김수찬에게 동점 2루타- 홍진우에게 싹쓸이 역전 3루타에 폭투까지 범하고 4실점을 한 후 2-5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팀 타선이 8회말 폭발해 6득점을 하지 않았다면 패배의 원흉이 될 뻔 했다.   

이강준의 최종결과는 5.1이닝 13K. 4실점.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이강준을 인터뷰하기 위해 포항야구장에 들어서자 설악고 강정길 감독은 “전 기자, 이런 선수를 대표팀에 뽑으면 안 된다고 기사 한 줄 써줘.”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삼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에이스에 대한 강 감독의 질책이 아닌 질책이었다.  

 

 

청소년대표 이강준 "5라운드 안에만 지명되면 좋겠다" 

 

 

이날 포항 야구장에는 많은 스카우터가 방문했다. 그들은 7회가 끝나자 모두 자리를 떴다. 이는 더 이상 이강준을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강준 한 달 후 드래프트의 목표로 5라운드 이내에만 지명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바있다. 그러나 그 목표는 수월하게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준이라는 훌륭한 원석을 5번이나 순서가 왔음에도 그냥 지나치는 용기 있는 구단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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