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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기] ‘폭염 속 대기록’ 군산상고 신현섭, 시즌 2호 사이클링히트 작렬!!
[협회장기] ‘폭염 속 대기록’ 군산상고 신현섭, 시즌 2호 사이클링히트 작렬!!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29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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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 올 시즌 마수걸이 투런 홈런 작렬
- 홈런, 3루타, 단타, 2루타 차례로 기록하며 안산공고 홍의성 이어 시즌 2호 사이클링히트 달성
- ”야구 포기할 뻔 했지만, 나를 잘 이끌어 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

폭염 속 포항야구장에서 아마야구의 또 다른 대기록이 만들어졌다.  
주인공은 군산상고 포수 신현섭(179/100, 우우, 3학년). 그의 타구가 우중간 라인선상으로 굴러가는 순간 수많은 관중과 선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대기록을 축하했다. 

 

 

군산상고 6번 타자 신현섭 ~ 사이클링히트 대기록의 순간 

 

 

신현섭은 7월 27일 오후 6시 도개고와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32강전에서 홈런, 3루타, 단타, 2루타를 각각 기록하며 시즌 2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올해 기준으로 안산공고 홍의성에 이른 2호 기록이고 전국대회에서는 첫 번째 기록이다. 

마지막 9회 초 군산상고 공격. 신현섭에게 마지막 타석이 돌아왔다. 그는 과연 어떤 타석으로 타석에 임했는지부터 물었다. 그는 “솔직히 못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코치님이 현재 힘이 빠졌으니까 한 번 노려보라고 하셔서 힘을 빼고 들어왔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당시 소감을 밝힌다.  

 

 

 

 

마지막 타구는 라인선상에 붙어서 우익수 쪽으로 빠져나갔다. 사실 3루타도 가능했던 상황. 신현섭은 “솔직히 감독님께서 돌리실까봐 걱정이 되어서 2루 쪽에서 감독님을 쳐다봤는데, 감독님이 멈추라고 하셔서 너무 기뻤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힌다. 

이날 군산상고의 결승점은 신현섭의 투런홈런이다. 그의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다. 그 홈런으로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깨졌고, 군산상고는 승기를 잡았다. 그는 “당시 원 스트라이크 스리볼이라 진루 타라도 쳐보자는 마음으로 아웃코스의 공을 노렸는데 앞에서 맞아서 넘어간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는 소위 멀티플레이어다. 전국대회에서 주전 포수로 나왔지만, 이제 포수를 보기 시작한 지 고작 두 달 차다. 원래 포수를 보던 선수가 아니다. 고교에 진학 후 투수, 내야수, 외야수, 포수까지 야구의 전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비록 타석수가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올 시즌 기록도 훌륭하다. 현재까지 36타석 33타수 16안타 0.485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신현섭

 

 

행여나 프로에 대한 욕심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신은 아직 프로의 그릇이 아니기에 대학에 가서 조금 더 나 자신을 단련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권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본인의 최종 목표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밤 10시가 넘는 시각까지 백넷 뒤에는 배명고 김경섭 감독이 자리해 군산상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다. 특히 신현섭을 주의 깊게 보며 변화구에 약한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빙그레 웃으며 ”저는 원래 변화구도 잘 칩니다.“라며 김 감독의 도발에 소심한(?) 응수를 한다. 16강전도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부모님" 

 

 

사이클링히트는 평생에 한 번 기록하기도 힘든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과연 그는 이 순간 누구를 떠올리며 가슴 벅찬 순간을 만끽하고 있을까. 

“잘 가르쳐주신 코치님, 감독님에게 일단 먼저 감사드린다. 그리고 중학교 때 코치님도 많이 생각이 난다. 솔직히 부모님께 야구 그만하겠다고 땡깡 부린 적도 있었는데, 지금 이 순간까지 잘 이끌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승리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신현섭

 

 

누구에게는 평범한 기록일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평생의 훈장이다. 그리고 신현섭에게 이날은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이다. 땀범벅이 된 얼굴과 흙투성이가 된 유니폼을 털어낼 생각도 하지 않고, 승리구를 손에 쥐고 배시시 웃는 그의 모습은 지금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갈무리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대변하는 듯했다. 

영광의 순간은 프로에 가는 선수들이든 그렇지 못하는 선수들이든 모두 같다. 
선수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의 색깔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에 만들어진 폭염 속 대기록이지만 그 짧은 순간이 더욱 눈부시고 가슴 벅차게 느껴지는 이유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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