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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뜨거운 충암의 용사들, 최강 유신고 잡고 2년 만에 결승 진출 반전
[대통령배] 뜨거운 충암의 용사들, 최강 유신고 잡고 2년 만에 결승 진출 반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7.31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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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예찬‧배세종 유신고 타선 2점으로 틀어막아
- 이현호‧윤준혁, 허윤동 무너뜨리는 홈런포 작렬
- 유신고, 전국대회 전승 행진 마감 … 올 시즌 첫 패

충암의 용사들이 해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그들이 해냈다. 
충암고는 7월 31일 오후 3시 청주야구장에서 펼쳐진 대통령배 4강전 경기에서 황금사자기-청룡기 챔피언 유신고를 3-2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사실 승부의 추는 유신고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좌완 에이스 허윤동과 고교 최고의 투수 소형준이 건재했기 때문. 전국대회에서 그 어느 팀도 이 두 명이 등판 했을 시 이들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거기에 충암고는 2학년 강효종(184/85, 우우, 2학년)이 어제 경기 많이 던져 이번 대회 더 이상 등판하지 못하는 상황. 누가 봐도 승부의 추는 유신고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열정의 충암고, 유신고를 잡아내고 결승 진출

 

 

그러나 충암의 선수들은 기적을 만들었다. 최강 유신고를 상대로 똘똘뭉쳐 버티고 또 버텼다. 
무엇보다 선발 권예찬(180/80, 우우, 3학년)의 호투가 경기를 만들었다. 권예찬은 공은 빠르지 않았지만 절묘한 제구로 5회까지 유신고 타선을 1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날 경기 가장 큰 반전은 권예찬이 만들었다.

그 뒤는 장신 배세종(190/110, 우우, 3학년)의 책임이었다. 배세종의 충암고의 든든한 살림꾼이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늘 배세종이 있다. 지난 주말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경기, 작년 전국체전 첫 경기에서의 선발 투수가 모두 배세종이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에서 이영복 감독이 확실하게 믿는 카드다. 배세종은 큰 키를 바탕으로 한 묵직한 직구를 뿌린다. 팔이 매우 낮은 편이지만, 엄청난 체중이 공에 실려 있어 힘이 부족한 고교생들은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니다.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은 충암고 배세종

 

 

또한,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제구도 수준급이라 프로행이 점쳐지고 있다. 체격에 비해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라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배세종은 4.2이닝 동안 고작 2피안타 2사사구 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유신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날 배세종은 유신고를 상대로 집요하게 바깥쪽 낮은 승부를 고집했다. 최대한 장타를 봉쇄하겠다는 의도. 그리고 그 의도는 제대로 적중했다.  

타선에서 해결사는 이현호(183/78, 우우, 2학년)와 윤준혁(186/88, 우우, 3학년)이었다. 이현호는 5회 1사후 허윤동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7회 초에 3루수 윤준혁의 포구 실책과 박정현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마지막은 윤준혁이 맡았다. 윤준혁은 7회 허윤동을 상대로 좌월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유신고에 치명상을 안겼다. 
3루수 윤준혁은 비록 마른 체형이기는 하지만 노스텝으로도 담장을 넘길 만큼 펀치력을 지니고 있는데다 키도 커서 프로행이 점쳐지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윤영복 감독은 야수 중에서는 함창건과 함께 프로 행을 확신하고 있다. 

 

 

 

이현호의 역전 투런홈런 작렬
이현호의 역전 투런홈런 작렬

 

 

윤준혁의 호쾌한 한 방
마무리... 윤준혁의 호쾌한 한 방

 

 

충암고는 2017년 이맘때 김재균(NC다이노스)의 엄청난 투혼을 바탕으로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한 이후 처음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통했다. 충암고는 그 이후 단 한번도 4강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전국체전 4강에 진출한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전반기 주말리그 우승에 이어, 대통령배에서 결승에 진출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충암은 그들만의 분위기가 있다. 충암고의 선수들 중 송승엽(176/75,우좌,1학년)과 장시현(178/75, 우우, 2학년)을 제외하면 야수 전원이 충암중 출신들이다. 충암중 배성일 감독 또한 매 경기 선수들을 보러온다. 자신의 제자들이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뜨겁게 야구를 해왔다. 연습 시 소리를 지르고, 파이팅을 외치며 야구를 하지 않으면 야구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그들이다. 끝내기 안타가 나오면 온 운동을 헤집고 돌아다니고, 역전타가 나오면 관중석에서 춤을 추는 뜨거운 열정을 갖고 야구를 하는 것이 충암인이다. 

사실 충암은 결승전 불리한 상태에서 맞이한다. 
이제는 강효종에 배세종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권예찬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충암고는 그들만의 뜨거운 에너지로 결승을 맞이한다. 서울의 자존심을 세운 충암고가 2년 만에 청주야구장을 붉은 물결로 가득 채울 수 있을지 8월 1일 대구고와의 결승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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