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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기] ‘내년 NC팜 기대해도 좋다’ 144km/h 김해고 김유성의 맹위
[협회장기] ‘내년 NC팜 기대해도 좋다’ 144km/h 김해고 김유성의 맹위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8.0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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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144km/h 강력한 직구로 세현고 잠재워
- 좋은 하드웨어에 빠른 구속 지니고 있는 좋은 투수 유망주
- 군산상고 김동준 등 좋은 2학년 유망주들 계속 나오고 있어

7월 28일. 오전 경기가 끝난 직후 휴식을 취하고 다시 경기장에 돌아온 오후 2시 경.
김해고와 세현고의 경기가 8회로 치닫고 있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진흥고 오철희 감독이 “전 기자, 어디 갔다 왔어? 만루에서 올라와서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가는 저 투수 누구야? 스피드건에 148km/h 찍었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오철희 감독이 손가락으로 지목한 그 2학년의 이름은 바로 김해고 김유성(188/93, 우우, 2학년)이었다. 그리고 오 감독의 그 경계심은 사실이 되었다. 김유성은 진흥고와의 16강전에 중간 투수로 나와 무려 5.1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해고의 2학년 에이스 김유성

 

 

그동안 NC다이노스 팜은 대표적으로서 안 좋은 팜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가 유급으로 1차지명 자격을 상실했고, 경쟁 선수도 거의 없었다. 재작년‧작년 단독 후보가 1년 전에 지목될 정도로 큰 이변이 없었다. 그러나 내년은 좀 다를 것 같다.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2학년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김유성이다. 

김유성은 올 시즌 39.1이닝 46K 방어율 2.31을 기록하고 있다(협회장기 진흥고전 기록 제외). 대구고, 용마고, 경북고, 마산고 등 경쟁이 치열한 경상A권에서 기록한 성적이라 2학년으로서는 특급이다. 김유성의 진가는 협회장기 세현고 전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김유성은 7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올라오자마자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로 두 타자를 삼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운드에서의 위압감은 여느 특급 에이스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8~9회에도 큰 위기 없이 1피안타 무실점으로 김해고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김유성은 아직 구종이 다양하지 않고, 제구력도 다시 들쑥날쑥한 편이다. 
하지만 2학년답지 않게 완급조절을 할 줄 알고, 무엇보다 프로행의 강력한 직구를 지니고 있다. 8회부터 9회 2이닝동안 그가 기록한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4km/h. 주자가 없을 시에는 130km/h 후반에서 140km/h 초반의 구속을 기록하다가 주자가 나가면 전력투구로 타자를 상대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경기 후 "마운드가 파여 있어서 전력투구를 하면 제구가 좀 힘들다. 그래서 주자가 없을 때는 제구 위주로 투구하며 힘을 뺐다."라고 말했다.(김해고 스피드건에 148km/h가 1개 기록되기는 했지만, 그 이후 그에 근접한 146~7km/h 스피드가 한 개도 기록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잘못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구속은 최고구속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김유성 세현고전 구속표(김해고 스피드건 기준)
김유성 세현고전 구속표(김해고 스피드건 기준)

 

그가 던지는 구종은 직구, 커브, 슬라이더. 그중에서도 역시 직구와 같은 계열인 슬라이더가 가장 좋은 무기다. 또 하나 장점은 긴 팔다리. 팔다리가 긴데다 키도 커 위에서 내리꽂는 각이 좋다. 단점은 뒷다리가 빨리 죽어서 볼 끝이 죽는 것과 아직 제구가 미숙하다는 점이다. 긴 이닝을 던질만한 제구가 아직 안 된다. 시즌 초 물금고와의 경기에서 8.1이닝을 던진 적이 있지만 그 이후 긴 이닝을 던진 적이 없다. 사사구 비율도 25개로 이닝에 비해 많은 편이다. 구종이 많지 않은 것은 단점이 아니다. 현장 전문가들은 지금은 적은 구종을 확실하게 던지며 패스트볼의 구위를 높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좋은 신장에 높은 팔 높이를 자랑하는 김동준

 

 

그는 아직 2학년이다. 2학년은 동계훈련을 다녀오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작년 이민호(189/94, 우우, 3학년)도 그랬다. 아직 제구가 미숙하고 구종도 슬라이더 하나뿐인 투 피치의 투수였지만 동계훈련을 다녀온 후 엄청난 발전을 통해 서울 전체 1번을 받기에 이르렀다. 좋은 체격과 좋은 패스트볼을 지닌 선수들은 현재의 모습, 동계훈련 다녀온 직구의 모습, 그리고 3학년 한여름의 모습 등 세 단계로 나누어 성장 속도 및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인 스카우트 방식이다. 

성장 속도는 스카우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프로에 가서도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속도가 중요하다. 성남고 이주엽(188/88, 우우, 3학년)이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1차지명을 받은 것 또한 놀라운 성장 속도에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덕수고 코치에서 김해고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박무승 감독은 “김유성을 잘 키워서 내년 시즌 1차지명으로 만들어보겠다. 홍보 좀 잘해 달라.”라고 웃으며 부탁하기도 했다  

 

 

내년 NC팜은 약하지 않다

 

 

 

군산상고의 장신 좌완 김동준도 있다
군산상고의 장신 좌완 김동준도 있다

 

 

내년 NC팜은 절대 약하지 않다. 김해고 김유성을 비롯해 군산상고의 김동준(193/97, 좌좌, 3학년)도 있다. 석수철 감독의 관리 하에 현재 투구는 하지 않지만, 이번 대회에서 매서운 타격을 보이고 있다. 현역 감독들에게 좋은 재목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아직 거칠지만, 강한 스윙을 바탕으로 장타를 펑펑 터트리는 중이며 내년시즌에는 투타를 모두 소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용마고 선수들도 1~2명이 후보군에 포함될 것이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NC팜에도 서광이 비치는가. 적어도 내년 시즌만큼은 NC다이노스 팬들 또한 아마야구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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