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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최준용도 울렸던 작은 거인 류현우, 대통령배를 집어삼키다
[대통령배] 최준용도 울렸던 작은 거인 류현우, 대통령배를 집어삼키다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8.02 05: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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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전국대회 8경기 모두 안타 생산
- 대통령배 19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 대회 MVP 수상
- 기장에서 롯데 1차 1번 최준용에게 홈런 뽑아낸 작은 거인

대구고 류현우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알짜 선수다. 
작년 기장야구대축제 준결승전에서는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쳐내며 경북고전 첫 콜드게임을 이끌었으며 결승전에서 홈런을 쳐냈다. 올해 명문고열전에서는 최준용에게 홈런을 치며 대구고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때부터 류현우의 별명은 ‘기장의 사나이’였다. 기장만 가면 펄펄 날아서 이번 대표 팀에 류현우를 뽑아야 한다는 농담까지 돌 정도였다. 

 

 

제53회 대통령배 MVP 대구고 류현우

 

 

그러나 기장은 너무 좁았다. 기장에 이어 ‘청주’까지 접수해버렸다. 가장 고비가 되었던 부산고와의 준결승전에서는 8회 극적인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도 류현우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선제 투런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를 때려낸 것. 그 홈런이 결승점이 되어 대구고는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27타석 19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 대회 MVP가 그의 차지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원래도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장타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번 대회에서 장타가 좀 나와서 그것이 상승의 비결인 것 같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힌다. 어제 경기도 경기가 지고 있었고, 어떻게든 쳐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역전 2루타로 이어졌다며 겸손해할 뿐이었다. 

류현우의 가장 큰 장점은 힘을 모으는 능력, 그리고 모은 힘을 앞으로 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배트스피드도 느린 편이 아니다. 허리 회전이 좋고 타격 시 집중력도 좋다보니,  몸쪽 공에 상당한 강점을 보인다. “나는 남들보다 투수랑 싸우는 타이밍이 좋다. 무엇보다 내 타격 폼의 장점은 한 번에 힘을 모았다가 한 번에 힘을 방출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작은 체구지만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그는 말한다. 

 

 

류현우의 장점은 한 번에 힘을 모아 방출하는 매서운 타격 능력

 

 

아쉬운 점은 역시 수비. 류현우는 체구에 비해 발이 빠른 편이 아니다. 따라서 큰 경기에서는 수비를 강화하고 그의 타력을 살리기 위해 그가 지명타자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류현우 또한 이것을 아쉬워했다. “발이 느린 편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오동운‧이승호 등 외야수들이 워낙 발이 빨라서 내가 이번 대회에서는 수비를 나가지 못했다. 봉황대기에서는 수비도 보여드리겠다.”라고 당차게 말한다. 

그는 현재 0.383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목표했던 4할 타율에 거의 근접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타율이 값진 이유는 그가 전국대회 전 경기 안타를 쳐내고 있다는 점이다. 7월 6알 청룡기 공주고 전부터 시작해서 대통령배 결승인 충암고 전까지 총 8경기에서 9개의 안타를 뽑아냈다. 

 

 

MVP의 다짐 "봉황대기에서는 수비까지 제대로 보여드리겠다"

 

 

사실 체격이 작은 선수를 프로에서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그 한계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프로는 최소 140km/h이상의 공을 던지는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체중이 실린 무거운 공을 던지기에 체격이 작으면 이 공을 장타로 연결시키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고교 수준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프로수준에서는 힘들다는 것이 웬만하면 작은 선수를 뽑지 않으려는 이유다.

하지만 류현우는 자신 있게 자신을 어필한다. 
“나는 체격이 작지만 충분히 그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체조건이 안 좋아 상위 라운드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10라운드도 상관없으니 뽑아만 주시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대통령배를 점령한 기장‧청주 사나이 류현우가 이번에는 서울마저 접수해버리겠다며 봉황대기를 잔뜩 벼르고 있는 이유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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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2019-08-03 15:23:04
LG 김현수도 처음에는 프로팀들이
외면했죠. 발이 느리다고... 그런데 지금은 프로야구 최고의 왼손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