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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맞으면 펜스까지, 강렬한 대포 2방' 대회 3관왕 충암고 윤준혁
[대통령배] '맞으면 펜스까지, 강렬한 대포 2방' 대회 3관왕 충암고 윤준혁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9.08.03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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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안타, 8타점, 2홈런으로 안타‧홈런‧타점상 싹쓸이 … 나 홀로 3관왕
- 최강 유신고 무너뜨리는 역전 홈런의 주인공
- 186cm의 좋은 신장과 파워 갖춘 프로지명 후보

이번 대통령배에서 소위 가장 몸값을 높인 선수를 한 명만 꼽으라면 누구일까. 
재론의 여지가 없는 충암고 윤준혁(186/88,우우,3학년)이다. 많은 사람들이 충암고의 패배를 안타까워했다. 이기기만 했다면 윤준혁이 무조건 MVP를 탔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다안타, 홈런, 타점, 수훈선수 등 수많은 메달을 목에 걸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많은 충암 관계자들이 안타까웠다. 그만큼 이번 대통령배에서 윤준혁이 내뿜었던 광채는 화려했고 강렬했다.

 

 

대통령배 홈런왕 충암고 윤준혁

 

 

야구는 단체스포츠다. 팀이 패하면 개인의 평가도 내려가는 것이 인지상정. 윤준혁의 인터뷰는 그의 활약상에 비해 조용하고 조촐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윤준혁은 현재 팀의 주장이다. 청룡기부터 함창건에게 완장을 이어받았다. 완장의 책임감 덕분일까. 그때부터 그의 방망이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무엇보다 새로 만들어진 타격 폼이 몸에 꼭 맞는 느낌이다. 

“전에는 급하게 치는 스타일이었는데, 현재는 미리 다리를 딛고 노 스텝으로 치는 타이밍이다. 장점은 공을 더 오래 볼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역시 노스텝으로 치다보니 타이밍이 늦을 수도 있다는 점인 것 같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노스텝으로 공을 치게 되면 공을 오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대신 공을 멀리 보내기 힘들다. 힘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그러나 윤준혁은 몸 안에 잠재되어있는 파워가 좋다. 그렇지 않고는 고교생의 힘으로 저렇게 공을 멀리 보낼 수가 없다. 고교 선수가 4개의 홈런은 적은 수치가 아니다. 

 

 

대구고전에서 2루타를 쳐내고 있는 윤준혁

 

 

윤준혁이 꼽은 ‘최고의 순간’은 유신을 무너뜨리는 역전 홈런을 칠 당시였다. 그는 “허윤동의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초구에 볼이 들어와서 이번에는 무조건 들어오겠구나 싶어 무조건 직구만 노리고 있었다.”라고 당시의 치열했던 수 싸움을 설명한다.  

윤준혁은 이번 대회를 통해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프로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큰 신장, 청주를 손쉽게 넘길 수 있는 장타력, 나쁘지 않은 어깨, 아직 몸이 많이 말랐는데도 힘을 쓸 수 있는 잔 근육 등 여러 가지로 지켜볼만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올해 성적도 0.338에 홈런 4개, 23타점, 도루 7개로 나쁘지 않다. 

 

 

충암고의 3루수 윤준혁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지난 유신고 전에서 드러났듯 수비다. 올 시즌 실책도 무려 7개다. 어깨는 나쁘지 않지만 바운드를 맞추는 능력 등 아직 기본기가 약하다. 현재까지는 타격능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형 3루수 유형에 가깝다. 

3루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신장, 타격, 어깨다. 그 중 체격조건과 파워툴을 갖추고 있는 야수이기 때문에 윤준혁 정도면 충분히 프로 지명권에 들어간다. 몇 번에 뽑힐 지가 관건일 뿐이다.  A구단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크게 치는 타자가 최근에는 인기가 많다. 프로야구에 그런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윤준혁은 프로에 무조건 간다.”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제자를 응원하기 위해 청주구장을 찾은 배성일 충암중 감독 또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뜬 선수가 윤준혁이다. 맞으면 펜스인데 뭐... 나도 프로 미지명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다.”라며 그의 프로행을 확신한다.  

 

 

경기 종료 후 환하게 웃고 있는 윤준혁

 

 

 

 

윤준혁은 아쉬운 패배 뒤에 봉황대기에서 한 번 더 보여주겠다고 다짐한다. 충암만의 분위기를 탔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충암 똘끼(?)'는 충암인의 뜨거운 에너지를 대변하는 칭찬 다름아니라고 윤준혁은 말한다. "삼성 이학주 선배님은 학교 다닐 때 더 했다고 이야기 들었다. 그래도 야구를 정말 잘하시지 않나"라며 그는 웃는다.

 
라운드에 상관없이 그저 뽑아만 주면 고맙겠다며 프로 행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윤준혁. 어쩌면 그는 그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희소성 있는 선수일지도 모른다. 아직 스스로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nintend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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