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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 베이스볼(People in Baseball) – 서울 배명고 투수 유망주
피플 인 베이스볼(People in Baseball) – 서울 배명고 투수 유망주
  • 한국스포츠통신
  • 승인 2017.07.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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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 16일 열전의 막을 내린 제 72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경섭 감독이 이끄는 서울의 배명고등학교는 거의 대부분 야구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차지하며 개교 이후 55년 만에 청룡기를 품에 안았고, 전국 규모의 고교야구대회에서 22년만에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전반기 왕중왕전이었던 황금사자기의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던 배명고는, 그러나 절치부심하여 진출했던 후반기 왕중왕전의 청룡기 대회에서 모든 선수들이 뛰어난 집중력과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막강한 우승후보였던 서울고등학교를 결승전에서 제압하며 그들의 모교에 또 한번 영예를 남긴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우승으로의 여정에서 주목 받는 몇몇의 투수들이 있었다.

박종현(3학년, 177cm/80kg, 좌투좌타, 고명초-대치중)은 결승전 직전 김경섭 감독을 찾아 가 자신을 결승전에 기용하지 않아도 되니 자기보다 더 잘하는 투수들을 기용해 달라고 의견을 제시했던 투수이다. 그러한 박종현, 배명고의 김경섭 감독은 결승전의 상대팀 최고의 타자였던 강백호를 상대로 맞춤형 원포인트 투수로 기용하였고, 마운드에 올라 간 박종현 역시 단지 커브 네 개로 강백호를 잡아내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였다. 김경섭 감독은 우승 직후의 소감에서 그러한 그의 희생정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만나 본 박종현, 아주 공손하면서도 명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선수였다.

 

(박종현)

 

저는 기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아직 완성된 투수가 아닙니다. 우리 팀에는 ()빈이나 ()재승이 같이 좋은 투수가 많았기 때문에 그러한 투수들에게 더 기회를 주면 우리가 승리할 확률이 더 클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강백호를 상대할 기회를 주시더군요. 강백호는 느린 공에 약하다는 지시를 해 주셨습니다. 제 공의 구속이 느리기 때문에 아예 직구는 던질 생각을 안하고 커브로만 상대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통했어요. (웃음) 박종현

올해 3학년의 수험생이기도 한 박종현은 앞으로 대학에 진학하여 투수는 물론 여타의 포지션도 다양하게 경험해 보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재승(3학년, 190cm/92kg, 우투우타, 성남중원리틀-배명중)은 이번 청룡기 준결승전이었던 안산공고와의 경기에 출장하여 150km/h의 힘이 동반된 강속구로 안산공고의 타선을 잠재웠던 투수이다. 그의 준결승전 역투로 인하여 배명고는 에이스인 곽빈을 아낄 수 있었고, 서울고와 대결했던 결승전의 투수 기용 전략에서 서울고에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결승전 당일에도, 그는 곽빈이 무너질 경우에 대비했던 배명고의 마지막 카드였으며, 실제로도 신체조건과 구위, 그리고 멘탈이 깜짝 놀랄 만큼의 수준을 보여주는 선수였다.

1학년 때와 2학년 때의 시즌을 통틀어 부상으로 인한 오랜 재활로 두각을 못나타냈었으나, 부상에서 완쾌한 올 시즌 중반 이후에 경기감각이 살아나며 진가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이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이 152km/h로 기록되었다. 시즌 후 프로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그 역시 박종현과 마찮가지로 아주 공손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에는 스스럼이 없었다.

 

(이재승)

 

저의 롤 모델은 LG트윈스의 투수 임찬규와 한화이글스 투수였던 정민철입니다. 임찬규 투수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자세를 배우고 싶고, 정민철 투수처럼 자기 관리를 잘하며 롱런할 수 있는 그런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재승

 

곽빈(3학년, 185cm/92kg, 우투우타, 자양중)은 한국프로야구 2018 시즌 신인 1차로 두산베어스에 지명된 선수이고, 올 시즌 고교야구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 선수 중의 한명이다.

그런데 흥미 있는 사실은, 고교야구 역사상 가장 출중한 투수의 재목이 많다는 올해 고교 3학년의 투수로, 곽빈은 작년 시즌까지는 주목을 받는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직구의 구속이 150km/h가 넘는 투수가 열명이 넘는다는 올 시즌 고교야구에서, 곽빈의 최고 구속은 153km/h까지 기록했으며, 이번 청룡기 대회의 결승전에서도 예의 강속구로 서울고의 막강 타선을 잠재우며 1점 차의 승리를 지켜내며 결국 배명고가 챔피언의 자리에 올라가는데 견인차의 역할을 한 곽빈은 작년 시즌에는 단 한차례만 마운드에 올라 투수의 역할을 했던 배명고의 1루수였다. 타격에도 비범한 재질을 보이는 그를, 김경섭 감독은 아낄 만큼 아껴가며 올 시즌을 기약했던 것이고, 그러한 감독의 관리가 선수 보호와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였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프로야구에 1차로 이미 지명된 만 18세의 어린 선수가, 자신의 진로 결정에 따른 나태함 없이, 최선을 다 해 자신을 희생해 가며 끝까지 노력하여 팀과 동료들에게 영광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함께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며 이는 정말 칭찬 받아야 하는 점이다.

 

(곽빈)

 

꼭 우승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이루고 싶었죠. 결코 나태해질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우승을 이루어서 친구들과 모든 분들에게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제 롤 모델의 투수는 두산베어스의 니퍼트 투수입니다. 이제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 가까운 데서 그를 통하여 야구를 더 배우겠습니다. 곽빈

배명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의 공통된 점은,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에 스스럼이 없는 가운데 태도가 지극히 예의 바르고 공손하다는 것이었다. 의견을 밝힐 때는 운동선수가 아닌 공부도 아주 잘 하는 모범생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김경섭 감독의 평소 제자들과의 소통관계와 시스템이 얼마나 잘 되어 있고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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