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는 9월 11일 “2018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를 서울 소공동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실시하였다.
지난 6월, 각 구단 별로 연고지 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을 한 명씩 지명했던 1차 지명 때와는 달리 이번 2차 지명의 신인드래프트는 전년도 프로야구 각 구단의 리그 성적 역순으로 내년 시즌 신인 선수들을 지명하기 때문에, 이번 2차 지명의 구단 별 지명 순서는 kt위즈 – 삼성라이언즈 – 롯데자이언츠 – 한화이글스 - SK와이번즈 - KIA타이거즈 - LG트윈스 – 넥센히어로즈 - NC다이노스 – 두산베어스의 순서대로 구단 마다 10명씩 총 100명의 지명이 이루어졌다.
이번 2차 드래프트의 대상이 되는 선수들은 총 964명(고졸 754명, 대졸 207명, 군 전역자 3명 등)이었으며, 지명된 총 100명의 선수들 중, 투수가 60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였고, 포수가 10명이었으며, 내야수가 21명, 그리고 외야수가 9명이었다.
이러한 포지션 별 지명의 쏠림 현상에 따라 앞으로 유소년야구와 중고교 엘리트야구에서 투수 포지션의 선호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대졸자로 지명된 선수는 18명에 불과했다. 작년도 지명에서는 대졸 선수가 24명이었고,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앞으로도 대졸 선수의 프로야구 진출은 계속 숫자가 하락될 전망이다.
대졸자로 지명된 선수 중, 야수는 모두 7명이었으며, 포지션 별로는 포수가 3명, 내야수가 2명, 그리고 외야수가 2명이었다. 내야수 2명은 모두 유격수로 한양대의 이창엽(kt위즈 9순위 지명)과 성균관대의 이호연(롯데자이언츠 6순위 지명)이었고, 외야수 2명 중 LG트윈스에 마지막 10차로 지명된 강릉영동대의 문성주는 대학야구 2부 리그인 2년제 대학출신의 유일한 대졸자로 이번 2차 지명의 바늘구멍을 통과하게 되었다. 한국프로야구의 전체 10개 구단 중, 한화이글스와 SK와이번스는 1, 2차의 지명에서 모두 고졸 선수로만 지명을 하였다.
우리나라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고졸 투수들이 가장 많이 배출되었다는 올 해의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선수는 강백호(서울고등학교 3학년, 투수, 포수)이다.
중학교 때 경기도의 부천에서 서울로 전학을 오며 지역 연고지가 바뀌었기 때문에 지난 6월의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강백호는, 2차 지명에서 최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kt위즈 구단이 양창섭(덕수고 3학년, 투수)과 김선기(상무, 투수) 등 세 명의 선수를 놓고 고심을 하게 만드는 대상자였으나, 역시 kt위즈의 선택은 강백호였다.
서울고 1학년 재학 시절 고척돔 야구장의 1호 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넓혔던 강백호는, 흔히 일본프로야구 니혼햄파이터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비교되는 투수와 타자의 겸업 선수이다.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서면 150km/h의 강속구를 뿌리며, 야수로써의 포지션인 포수를 하며, 타자로 나가서는 장타력이 동반된 맹타를 휘두르는 선수이다. 고교 1학년 재학 때인 2015년 청룡기 고교야구 대회에서 홈런상을 받았고, 2학년 때인 2016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서는 타격상과 최다타점상을 수상했다. 3학년에 올라 온 올 해에도 2017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타점상과 대통령배 우승의 주역으로 타격상, 그리고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고, 2차 지명 직전에 폐막된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U18)에서도 맹활약하며 우리나라의 준우승에 기여하였다.
타고 난 동체시력과 야구의 재질로 우리나라 프로와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을 통틀어 빠른 공을 가장 잘 공략하는 탑클래스 급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유일한 약점인 느린 변화구에 대한 공략을 보완한다면, 타격으로만 볼 때 프로야구의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백호와 2차 지명 1순위를 다투던 덕수고등학교의 투수 양창섭은 1라운드 2순위로 삼성라이언즈에 지명되었다. 양창섭은 원래 지난 6월의 1차 지명에서 연고지인 서울의 3개 구단 중에서 지명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을 만큼의 대어 급 선수였는데, 1차 지명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2차 지명으로 순서가 넘어갔고, kt위즈가 첫 번째로 강백호를 지명하며 다음 순서인 삼성라이언즈의 지명을 받게 되었다. 삼성라이언즈는 어부지리로 월척의 대어를 낚은 셈이 되었다.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언제나 동 세대의 최고 투수로 군림해 온 양창섭은 노원리틀야구단과 청량중학교, 덕수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스카우트의 표적이 된 투수다. 최고 구속 150km/h의 빠른 공을 고교 1학년 시절부터 던지며 고교 2학년 때인 2016년 황금사자기의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하였고, 청룡기에서는 우수투수상, 그리고 고교 3학년인 올 시즌 황금사자기의 최우수선수상(MVP)를 2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며 청소년 대표팀에도 2년 연속으로 발탁되어 얼마 전에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에서 활약하였다.
양창섭과 함께 서울지역의 고등학교 투수로 150km/h의 강속구를 자랑하던 청원고등학교의 조성훈(SK와이번스 지명)과 장충고등학교의 성동현(LG트윈스 지명), 경기고등학교의 박신지(두산베어스 지명) 등도 모두 각 구단의 1순위로 지명되었고, 지방에 위치한 각 고등학교의 강속구 투수로 관심을 모았던 마산용마고등학교의 이승헌(롯데자이언츠 지명)과 야탑고등학교의 이승관(한화이글스 지명), 세광고등학교의 김유신(KIA타이거스 지명) 들도 각 구단으로부터 1순위로 지명되었다. 특히 세광고등학교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자교 출신 선수 네 명이 프로구단들로부터 지명을 받았는데, 올 시즌 세광고의 투수와 포수였던 김유신과 김형준은 각각 KIA타이거스와 NC다이노스에서 1순위로 지명되었으며, 넥센히어로즈의 1순위 지명자인 투수 김선우도 세광고 출신의 선수로 관심을 모았다. 세광고의 1루수를 맡고 있는 조병규 또한 넥센히어로즈가 7순위로 지명하여 세광고의 저력을 나타내주었다.
올 시즌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통하여 대기록을 세웠던 선수들의 지명도 눈에 띈다. 전반기 경기권역에서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야탑고등학교의 투수 신민혁은 NC다이노스의 5순위 지명 선수가 되었고, 역시 경기권역의 주말리그 경기에서 싸이클링 히트의 기록을 만든 부천고등학교의 유격수 윤정빈도 삼성라이언즈가 5순위로 지명하였다.
예상과 조금 다른 결과도 있었다. 최우선 지명권을 가진 kt위즈가 강백호와 양창섭까지 사이에 두고 고심을 할 것이라는 예상의 대상자 중 한 명이었던 김선기(상무, 세광고 – 시애틀마리너스)가 의외로 전체 순위 8순위로 밀리면서 넥센히어로즈에 지명을 받았다. 당초 세광고를 졸업한 후 미국 메이저리그의 시애틀마리너스와 계약하여 미국에 진출했던 경력으로 즉시 전력감으로 분석되었으나 귀국 후의 공백기간으로 인한 경기력에 대한 의문 때문에 구단들이 선뜻 지명하지 못한 것 같다는 중평이었다.
이번 2018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의 최대 이변은 LG트윈스가 4라운드에서 전체 37순위로 지명한 서울 성지고등학교의 투수 조선명(183cm/76kg, 우투우타)이었다. 창단 3년째를 맞은 대안학교 출신의 선수로, 선수 본인도 중학교 때까지는 기존 각 급 학교의 엘리트 야구부에서 야구를 하지 않고 취미활동으로 리틀야구단에서 주말에만 야구를 하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신체조건도 투수로서는 평범한 편이며, 최고 구속도 140km/h를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고교 1학년 재학 시절부터 투수로 자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선수였다. 아마도 LG트윈스 구단은 조선명을 오랜 기간 동안 관찰을 해왔고, 그리하여 그의 장래성에 기대를 걸며 지명한 듯 하다.
이번 드래프트의 결과로, 한국프로야구 각 구단에서 공통적으로 지양하는 선수들의 스타일이 몇 가지 도출되고 있다. 일단 투수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가진 정통파의 강속구 투수를 가장 선호한다는 것이다. 1차 지명과 2차의 1순위 지명을 통하여 프로야구 구단들로부터 선택된 투수들의 신체조건과 그들이 지닌 최고 구속이 그것을 증명한다. 넥센히어로즈의 1차 지명 투수인 휘문고등학교의 안우진과 kt위즈의 김민, 삼성라이언즈의 최채흥(1차 지명)과 양창섭, SK와이번스의 김정우(1차 지명)와 조성훈, LG트윈스의 성동현, 두산베어스의 곽빈(1차 지명)과 박신지 등은 모두 185cm ~ 195cm 내외의 신장과 150km/h를 전후한 최고 구속을 갖춘 선수들이었다. 최채흥(삼성라이언즈)의 경우에는 그러한 조건 이외에 야구에서 희소성을 갖춘 좌완의 투수이다. 그 다음으로는, 그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중고교 때의 선수생활 중에 부상의 전력을 가지고 있거나 유급, 휴학, 혹은 해외 진출 등으로 국내에서의 리그 경기 참여에 공백이 있었다면 지명에서 제외되거나 지명이 되더라도 후순위로 밀린다는 것이다. 이번 드래프트의 대상이 되었던 선수들 중 많은 숫자의 투수들이 그러한 부상의 전력으로 지명되지 못했거나 후순위로 지명이 뒤로 밀리게 되었다. 그리고 위의 조건 두 가지는 고교 혹은 대학 시절 투수 본인과 소속 팀이 올렸던 성적과 능력 보다 더 우선시 된다는 것이다.
야수의 경우는 포수와 내야수, 그리고 외야수로 구분되어 프로구단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분류된다. 포수의 경우에는 많은 경기 경험이 가장 우선 순위를 두는 조건인 듯 하다. 포수로 지명된 대부분의 선수들이 저학년 때부터 소속팀의 주전으로 수 많은 경기에 나가 활약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투수의 경우, 고졸 선수이든 대졸 선수이든 1학년 때와 2학년 때는 거의 경기 경험이 없었던 선수들도 고학년 때의 활약으로 지명되곤 하지만, 포수의 경우에는 지명된 선수들이 예외 없이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전으로 활약해 온 선수들이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7명의 대졸자 야수 선수 중 3명의 지명자가 포수들인 것도 주목이 될 만 하다. 그 만큼 포수는 특화된 포지션이라는 반증이다.
일반적인 야수의 조건으로, 일단 내야수는 타격 보다는 수비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지명된다고 분석이 된다. 야구에 있어서, 보편적으로 수비력이 가장 출중한 선수들이 각 팀의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한다고 볼 때, 유격수는 야수인 선수들이 프로에 지명 받기 위한 선결 조건인 듯 하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단 두 명의 대졸 야수인 한양대학교의 이창엽(kt위즈 지명)과 성균관대학교의 이호연(롯데자이언츠 지명)은 이미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프로팀들의 관심을 모았던 출중한 수비력의 유격수들이었고, 특히나 송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내야수 중 1루수와 외야수의 포지션에 있어서는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앞 서 언급한 내야수들의 조건과 다르다. 1루수와 외야수들에게는 공격력이 필수적인 조건이다. 타격의 정교함은 물론이고, 외야수들의 키를 넘기는 타구를 칠 수 있는 장타력이 반드시 겸비되거나, 아니면 매우 높은 출루율과 스피드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타격과 경기력이 최소 두 시즌 혹은 세 시즌 이상 꾸준히 유지되어야만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근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를 통하여 나타나고 있는 각 구단들이 지양하고 있는 바라고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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