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고에서 보내는 마지막인 만큼 미처 감독님께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것들을 보여드리고 떠나고 싶어요.”
고3, 진로선택을 앞 둔 가장 중요한 시기. 하지만 남들과 달리 빠른 시간 안에 본인의 진로를 결정짓고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보여주고 떠나고자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울산 현대고등학교의 미드필더 김규형이다.
이름 : 김규형
나이 : 1999년(고3)
포지션 : MF
등번호 : 10
신장 : 170
체중 : 63
출신교 : 입실초-현대중-현대고
김규형은 박기욱 감독과 현대중·고등학교(이하 현대중, 현대고)에서 내리 6년을 같이 해온 스승과 제자이다. 그렇기에 박 감독의 기대에 더더욱 부응하고 싶었을 터, 동계훈련 당시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49회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를 맞이했으나 팀 전체가 동계 당시의 모습을 찾지 못해 어려움에 빠졌다. 하지만 그렇게 물러날 현대고가 아니었다. 현대고는 이내 자신들의 페이스를 되찾으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김규형은 득점왕 자리를 차지하며 박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꾸준한 경기출장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던 그에게 다가온 부상의 시련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4개월을 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조차 슬럼프가 아닌 스스로를 다 잡으며 그라운드에서의 재도약을 준비했다.
“운동을 하면서 4개월씩 쉬어 본 적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동기부여의 기회로 만들고 싶었어요. 늘 마음속으로 ‘다시 하자’라는 말을 되뇌며 재활에 임한 덕에 빠르게 복귀 할 수 있었어요.”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는 김규형을 전보다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부상의 쓰라림을 긍정으로 이겨낸 덕에 아직 끝나지 않은 시즌과 제 98회 전국 체육대회(이하 체전)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제 97회 전국 체육대회에서도 우승을 맛 본 김규형이기에 이번 체전은 더욱 특별히 다가왔다.
“사실 지난 체전의 경우에는 2학년이다 보니 중간자 역할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올해는 후배들을 이끌고 경기를 임해야 하다 보니 어깨가 더 무거운 건 사실이에요. 대표팀을 가는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저희가 더 똘똘 뭉쳐야 할 것 같아요."
다른 어떤 팀보다 뭉치는 것에는 자신이 있다는 현대고 선수단, 그래서인지 김규형은 현대고 선수단과 함께 경기장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떠나기를 희망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100%의 몸상태는 아니지만 체전까지 최상의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김규형, 그와의 대화 속에서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감독님과 함께한 시간도, 이곳 클럽하우스에서 생활 한 지도 벌써 6년째에 접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이 마지막 대회가 저에게는 너무도 간절해요. 꼭 좋은 결과와 함께 박수 받으며 프로로 가고 싶어요.”
고3이 된 직후부터 프로팀에 가고 싶었다던 그는 학생으로서 마지막 경기와 프로팀 입단을 앞두고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공존한다고 했다.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기다려온 순간이기에 그의 눈빛은 여느 신인 못 지 않게 빛나고 있었다.
“아무래도 고등학교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아요. 형들과 경쟁을 하며 배우는 것들도 많겠지만 우선은 제가 그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형들과 경기도 뛰니까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며 롤 모델인 김승대 선수를 뛰어 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과 비슷한 김승대를 롤 모델로 꼽은 김규형은 앞으로 자신의 롤 모델인 김승대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고등학생 선수로는 마지막 리그와 체전을 앞 둔 김규형이 ‘유종의 미’를 거두며 현대고를 떠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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