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3-28 20:20 (목)
인터뷰 - 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 윤무선 감독
인터뷰 - 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 윤무선 감독
  • 유준호 기자
  • 승인 2017.10.23 14: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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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
조용훈 서울 영남중학교 교장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지하철 2호선 대림역 근처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영남중학교는 공립 중학교로 1980년 개교하였고, 지난 1993년 야구부를 창단하였다.

이 십 오년 가까이 야구부의 역사를 이어 오며 그동안 박병호(MLB 미네소타 트윈스)를 비롯하여, 이동현(LG트윈스), 고영민(두산베어스), 진야곱(두산베어스) 등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과 최근 프로야구에서 맹활약 하고 있는 박상언(한화이글스), 민성기(NC다이노스), 그리고 김유신(LG트윈스) 등에 이르기까지 숱한 야구인재를 배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십 여 년 동안 선수의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야구부의 창단 이래 침체를 거듭해 왔다. 대개 유소년야구에서 엘리트야구로의 진로가 설정되는 중학교 엘리트 야구부가 한번 선수들의 수급에 애로를 겪게 되면, 그 이후로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성적이 곤두박질 치며 헤쳐 나오기가 어려워진다.

영남중학교 야구부가 바로 그러한 예였다. 근래 십 여 년 동안 전국적인 규모의 대회에서는 단 1승을 거두지 못했었고, 서울지역 23개 야구부 가운데에서도 하위권을 맴돌며 관내의 초등학교 야구선수나 리틀야구단을 비롯한 유소년 야구선수 모두가 진학을 선호하지 않는 중학교로 전락해 있었다.

 

바로 그러한 시기에, 지난 3월 영남중학교 야구부에 취임한 윤무선 감독은 감독으로서 첫 해인 2017 시즌을 관통해 오며 딱 한 시즌만에 모두를 놀라게 하는 변화와 성적을 거두게 된다. 팀을 사전에 정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새로운 감독이 취임하여 시즌에 돌입한 영남중학교 야구부는 한편으로는 시즌 중 대회에 참가하여 경기를 치루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훈련 프로그램과 선수 감독 간의 꾸준한 미팅을 통해 팀의 체질을 변화시키기 시작했고, 그러한 변화의 가시적인 성과물로써 “2017 LG배 서울 중학교 야구대회” 준우승과 지난 9월 경상북도 경주에서 개최되었던 우리나라 중학교 야구의 최대 규모 전국대회인 “2017 U-15 전국유소년 야구대회”의 문무리그에서 준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영남중학교 야구부의 전국 규모 대회 입상은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감독 취임 이전, 지난 십 여 년 동안 영남중학교 야구부의 수석코치로 재직해 오며 침체일로의 영남중학교 야구부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다가 2017년 3월 감독 취임 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윤무선 감독을 영남중학교 야구부를 찾아 가 만나 보았다.

서울 지역의 중학교 야구부 중에서는 훈련장 면적이 가장 넓은 야구부의 하나로 꼽히며, 실내 연습장과 야구부 숙소의 훌륭한 제반 시설들을 갖추고 있는 영남중학교 야구부의 훈련장 외야에는 학교 교사건물과의 사이에 대형 그물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과거 영남중 야구부 출신의 거포 박병호가 재학할 당시 거의 매일 훈련 중에 외야로 타구를 넘겨 교사의 유리창을 깨뜨려 버리던 일이 빈번하여 그에 대한 배상을 거듭하던 박병호의 부친이 사비로 설치한 이후 학교측에서 개보수와 전면 재설치를 했던 것이라고 한다. 홈플레이트로부터 교사 건물까지의 거리가 센터 방면은 백오십 미터, 좌우 방향은 족히 백이삼십 미터가 되어 보였다.

윤무선 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 감독

윤무선 영남중학교 야구부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감독 본인의 이력과 경력을 소개해 달라.

 

나는 서울의 장안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해 장충중학교와 장충고등학교를 거치며 현역 선수생활을 하였다. 초등학교 때는 포수를 주포지션으로 맡았고, 중학교 때는 2루수를 맡았었다. 체격이 굉장히 작은 편이었는데,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는 투구자세가 좋다는 평을 받으며 투수를 맡아 보았다. 이후 군대 전역 후 스물 세 살의 나이로 광명리틀야구단의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로서의 야구인생을 시작하였고, 영일초등학교 야구를 비롯한 몇몇 초등학교 야구부 코치와 충청도 세광중학교 야구부의 코치생활을 거쳐 서른 살 무렵에 배재고등학교의 투수코치로 재직하였다. 영남중학교 야구부에는 십 여 년 전에 코치로 부임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거의 반평생을 지도자로서 필드에서만 보낸 야전군(?) 출신이다. (웃음)

 

▲ 부임하자마자 첫 시즌 만에 영남중학교 야구부를 강팀으로 변모시키며 전국대회 준우승 등의 성적을 올렸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도방침을 가지고 어떠한 변화를 도모했는가.

 

일단 감독이 혼자서 팀을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탭들과 선수들, 그리고 그들을 뒷바라지 하는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교 당국의 지원,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야구부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원활한 각자의 역할을 해줄 때 비로소 팀은 변화하고 전력이 강해진다. 우리 영남중학교 야구부는 먼저 학교장이신 조용훈 교장님의 전폭적인 야구부 지원이 뒷받침되는 야구부이다. 교육청의 체육담당 장학사를 역임하셨던 교장님의 야구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영남중학교에서 십 여 년 동안 지도자로 재직해 온 나 또한 깜짝 놀라운 정도이고 이 기회를 빌려 정말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야구부를 학교와 연계하여 물심양면의 행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는 고재상 야구부장 선생님도 정말 고마운 존재이다. 이 분은 내가 선수들의 지도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모든 행정적인 업무와 뒷받침을 전담해주고 있다.

고재상 서울 영남중학교 야구부장

두 번째로는 학부모님들의 야구부 후원과 나에 대한 신뢰였다. 사실 중학교에 야구선수 아들을 키우고 있는 모든 학부모님들의 주된 관심사는 고등학교의 진학 문제이다. 희망학교와 실제로 배정되는 학교에 있어 괴리감이 발생하면 부모님들은 당연히 불만을 갖게 되고, 이는 곧바로 지도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나는 일단 부임하자마자 3학년 학부모님들과의 수차례 면담들을 통해서 그분들이 희망하는 고등학교에 대한 파악과 내가 평가하는 선수들의 실력 수준에 대한 조정을 도모하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듯이 거의 모든 학부모님들은 소위 야구의 명문 고등학교라고 불리는 고등학교로의 진학을 희망하고 그런 학교들을 1차 배정의 희망학교로 지원을 하려 한다. 문제는 현재 해당 선수들의 경기력과 실력인데, 내가 지도자로서 판단하는 그들의 실력 수준과 지원 희망 고등학교가 잘 조합되어 선수들이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실력이 향상되고 보다 많은 출장 기회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하는 학교를 추천하여 진학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학부모님들의 불만들이 줄어들고 거의 모든 학부모님들과 선수들이 만족할만한 지원학교로의 배정지원을 얻어내며 신뢰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팀의 운영에 안정성이 생겼다.

 

세 번째는 선수들의 지도와 훈련에 관한 것이었다. 가장 강조한 것은 훈련 중의 성실성과 게으름에 대한 것이었는데, 실력 수준의 높고 낮음을 떠나 훈련장에서 어슬렁거리며 아무런 목표 의식이 없이 훈련하는 선수는 용납할 수 없었다. 감독 부임 후 선수들과의 미팅 때마다 훈련의 성실도에 따라서 경기의 기용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을 강조하였고, 실제로 경기 때도 실력의 수준보다 훈련의 성실성 정도로 선수들을 우선 기용하려 노력하였다. 다행스럽고 고맙게도 선수들 또한 감독의 마음을 헤아려주며 훈련에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임해주었고 이러한 자세들이 팀의 분위기를 빠르게 변화시켰다. 한 시즌이 끝나가는 지금에 우리 영남중학교 야구부의 훈련장에서 걷는 선수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실력이 좋은 선수도 훈련의 태도에 문제가 있으면 경기에 기용되지 않는다는 의식들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상당히 중대한 변화이다. 그러한 변화가 올 시즌 우리 영남중학교 야구부가 서울 지역과 전국적인 규모의 대회에 준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확신한다.

 

▲ 현재 영남중학교 야구부의 인원과 코치진의 현황은 어떠한가.

 

현재 총원 51명이고, 3학년 15명 2학년 14명 1학년 2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시즌이 끝나고 3학년 15명이 졸업을 하면 내년도 2018 시즌 1학년 신입생으로 10명의 선수를 체육특기자로 하여 배정해줄 것을 교육청에 신청해 놓았다. 현재 1학년의 인원(22명)이 많은 상태라서 이들의 훈련과 고학년이 되었을 때의 기용,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내년도 신입생들의 인원을 줄이게 되었다. 우리 관내에는 초등학교 야구부가 없기 때문에 이웃의 관내에 있는 도신초등학교와 영일초등학교, 인헌초등학교와 강남초등학교 등의 선수들이 배정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관내에 주거하는 리틀야구단 소속의 선수들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올 시즌이 끝난 후 동계기간 동안의 훈련을 포함한 앞으로의 영남중학교 야구부 일정을 소개해 달라.

 

야구부가 강해지려면 시즌 중의 훈련뿐만 아니라 오프 시즌(Off-season) 중의 훈련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영남중학교 야구부는 다가오는 겨울철의 동계훈련 기간을 통하여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예정이고, 총 40일 정도의 기간 동안 3차에 걸친 전지훈련과 프리 시즌(Pre-season) 대회의 참가를 계획하고 있다. 일단 1차 전지훈련을 강원도 속초 지역으로 하여 12월 29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그 후에는 전라붂도 군산에서 개최대는 “군산리그” 대회에 참가한 후, 3차 전지훈련으로 대전의 한밭중학교 야구부 훈련장을 사용하는 훈련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2018 시즌을 맞이할 것이다.

 

▲ 인터뷰 말미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는가.

 

가장 먼저 올 시즌 우리 선수들을 잘 지도하며 감독인 나를 잘 보필해준 우리 코치진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들의 헌신적인 지도가 우리 팀을 변화시키는 것에 지대한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야구부 전원에게는 “예의”를 강조하고 싶다. 감독과 코치간의 지도자들간의 예의, 선수와 지도자들간의 예의, 선수들도 동기들끼리의 예의, 그리고 선후배들간의 예의. 이러한 예의를 잘 지켜나가며 서로를 존중해준다면 우리 영남중학교 야구부는 아주 훌륭한 야구부로 반드시 발전을 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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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박 2017-10-23 21:31:23
선수들 개개인의 건강상태나 정기적인 체력측정 결과, 야구 이론 교육과 테스트, 저학년부터 현재까지의 변화된 모습과 개선할 과제 등등...세세한 훈련기록들을 보여 주셨을때 감독님을 신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 하시면서 학과 수업도 소홀하지 않도록 기본 생활을 다잡아 주셨지요. 친형님들처럼 지도해 주시는 코치님들까지- 영남중은 이제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야구명문중학교라 자부 합니다!!

김영식 2017-10-23 15:11:16
윤무선감독님!
코치시절부터 존경하던분이었는데..
결국은 해내실줄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저희영남중학교 잘부탁드려요^^
영남중 화이팅!!!
윤감독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