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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초 함상헌 감독, “쉽게지지 않는 팀 만들고파.”
신정초 함상헌 감독, “쉽게지지 않는 팀 만들고파.”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7.11.24 15: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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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3일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7 서울특별시장기 초등학교 축구대회 결승전인 신정초등학교(이하 신정초)와 숭곡초등학교(이하 숭곡초)의 경기는 기나긴 승부차기 끝에 신정초의 우승으로 돌아갔다.

 

전‧후반 각각 25분, 연장 전‧후반 각각 5분씩 경기를 진행했음에도 신정초와 숭곡초는 결판을 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서조차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정초는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해내며 서울특별시장기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들어 올렸다.

 

양 팀 모두 각자의 권역에서 1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기에 2017년을 마무리하는 시장기 대회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을 것이다. 특히나 매년 마지막 경기로 취급되었던 초등 축구리그 왕중왕전이 올해는 지난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펼쳐지면서 이례적으로 2017 서울특별시장기 초등학생 축구대회가 마지막 대회로 남았다.

 

신정초등학교 함상헌 감독

 

“매년 최고 마지막 경기는 왕중왕전이에요. 왕중왕전이 특별한 이유는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열리는 대회이기도 하고, 6학년들이 참가해서 뛰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올해는 처음으로 서울특별시장기 초등학교 축구대회가 제일 마지막 대회가 된 거예요. 그래서 6학년 마지막 대회를 전‧후반 거쳐 연장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최고 오랜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냈는데 그런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신정초의 우승이 확정지어 지기 직전까지 얼떨떨했을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우승으로 기쁨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던 함상헌 감독은 선수 대기실로 향했다. 모여 있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직전에도 함상헌 감독은 아이들에게 즐기고 오라며 당부했다.

 

“경기 전에 따로 주문한 것도 많지 않아요. 포지션 적인 부분에서의 변경 정도만 해줬고, 져도 좋으니까 서로 격려해주면서 재밌게 한번 해봐라 그랬어요.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경기장 안에서 스스로 잘 움직여준 것 같아요.”

 

본 대회 우승뿐 아니라 올 시즌 신정초등학교 축구부는 특별한 기억이 많은 해 중 하나일 것이다. 지난 2월 2017 칠십리배 춘계 전국 유소년 축구연맹전, 5월 제46회 전국 소년 체육대회에 이어 8월 2017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그룹 우승까지 차지했다. 특히 칠십리배 그룹 우승팀 자격으로 다논컵 한국대표 선발전에 나선 신정초는 진건초를 1-0으로 꺾으며 한국 대표로 발탁됐다. 다논 네이션스컵 월드파이널 2017은 지난 09월 22~24일 미국 뉴욕으로 가 16강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17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작년 11월 협회장기 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 8개 정도의 대회를 다 우승한 멤버예요. 올해 저희가 얼마 전에 끝난 왕중왕전만 결승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나머지 대회들은 모두 전관왕 했어요. 아마 절대 깨지지 않을 기록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대회는 평소에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던 친구들을 많이 기용해서 경기를 준비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대회를 통해 좋은 추억거리를 하나 더 만들었으면 했는데 우승하는 걸 보니까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는 신정초등학교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19명 중 12명만이 대회에 참가하며 고초를 겪었다.

 

신정초등학교 선수단의 모습 ⓒ한국 축구 신문 이기동 기자

 

“저희가 6학년이 19명이에요. 그중에 부상이나 중학교로 가야 하는 친구들을 제외하고 12명 정도가 남은 상태로 대회에 참가했어요. 더군다나 5학년들도 올려 뛰게 하는데 태국에 대회에 참가한 친구들도 있고 그래서 12명으로 대회 준비며 참가를 하게 됐는데 솔직히 11명이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어요. 왜냐하면, 11명이었다면 선수교체 없이 스타팅 멤버 그대로 승부차기까지 갔을 텐데 12명이다 보니까 한 명씩 들어갔다‧나왔다를 반복했어요. 그런 면에서 선수에게도 미안하고, 학부모님께도 죄송하고 그랬어요.”

 

차라리 19명 전원이 경기에 임했더라면 걱정 또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함상헌 감독은 12명으로도 괜찮은 경기력을 이끌어냈다. 단 1명의 선수만이 교체선수로 등록되었지만 12명 모두가 경기에 뛸 수 있게끔 했다. 그런 스승의 마음을 제자도 알아차린 것일까? 아이들은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누비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상대 팀이 워낙 좋은 팀이기도 했고, 아이들도 평소에 기회를 얻지 못했던 친구들이 다 게임을 뛰어서 솔직히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승할 거라는 생각조차 안 했어요. 그래서 평소보다 긴장도 덜 하고, 경기도 편하게 지켜봤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끝까지 잘 마무리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왠지 뭉클하면서 고마웠어요.”

 

아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함상헌 감독은 내년 시즌 ‘잘하는 아이들이 아닌 잘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과 함께 신정초등학교 축구부를 꾸려나가고자 했다.

 

“내년이면 제가 신정초등학교 축구부 지휘봉을 잡은 지 18년째 되는 해인데요, 맡은 지 3년까지는 조금 지지부진 하다가 이후부터는 전국대회 우승을 다 휩쓸었어요. 내년에도 아주 좋은 멤버는 아니지만 다른 누구보다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는 아이들이에요. 이 아이들과 함께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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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해 2017-11-28 10:54:38
모두들 축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