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 값진 준우승, “아쉽지만 최선을 다 했다.”
그 누구보다 값진 준우승, “아쉽지만 최선을 다 했다.”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7.11.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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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 중에 한 팀은 우승해야 하는 게 승부의 세계잖아요. 결승전에 올라와 승부차기까지 좋은 경험 했죠. 물론 아쉽긴 하지만 키퍼와 일 대 일로 마주할 때 오는 그 부담감을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 누군가 한 팀은 우승을, 다른 한 팀은 준우승해야만 하는 것이 승부다. 이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금호고는 왕중왕전 첫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정말 ‘아쉽다’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는 금호고와 현대고의 결승전은 후반 76분 장동찬의 선제골로 금호고의 우승이 확정되는 듯했으나 85분 박정인이 동점 골을 만들어내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에 돌입했지만 양 팀 모두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11m의 러시안룰렛인 승부차기까지 가게 됐다.

 

광주 금호고등학교 최수용 감독

 

“사실 연장 후반쯤 됐을 때부터 저희는 승부차기 쪽으로 가야겠다 싶었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교체선수도 많지 않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다운돼 있는 상태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반면에 현대고는 선수 교체를 통해 에너지를 분산하는 듯했고요. 그래서 연장까지 가더라도 힘들지 않겠냐는 생각에 그런 측면으로 볼 때 차라리 승부차기까지 가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득점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더라면 차라리 득점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득점 또한 쉽지 않았다. 금호고의 주축인 김정민을 필두로 라인업을 구성하긴 했지만,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10번 박성진 선수와 22번 유신 선수가 항상 뛰던 주축 선수들이에요. 그런데 이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활약을 못 해주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힘을 못 받았을 거예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나름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부상에도 불구하고 박성진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데 일조했다. 경기 내내 현대고 선수들을 괴롭히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이다지도 금호고가 후반기 왕중왕전에 열심히 임한 것은 ‘첫 우승’에 대한 갈증도 있었겠지만, 전반기 왕중왕전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을 풀고자 함도 있었다.

 

“전반기 리그 중 김정민 선수가 U-20 대표팀으로 차출돼 공백이 있었어요. 김정민 선수가 저희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 중 한 명인데 없다 보니 경기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죠. 그래서 전반기 왕중왕전보다는 후반기 왕중왕전에 사이클을 맞췄어요. 물론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이 축구선수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선수가 될 기회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첫 우승’과 전반기 왕중왕전 불참에 대한 갈증을 백 퍼센트 해소한 것은 아니었지만 후회는 없다. 최수용 감독은 경기를 끝마친 선수들을 위해 “축구는 답이 없잖아요. 물론 우승은 못 했지만 15명의 선수로 왕중왕전 결승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하는 대신 선수들을 다독이고자 했다.

 

왕중왕전을 끝으로 시즌 마무리에 들어가는 금호고는 아쉬운 2017년을 뒤로 하고 내년 시즌을 위해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저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파워’가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다가오는 12월에는 웨이트나 체력 훈련을 통해 피지컬적인 부분을 강화할 예정이에요. 1월부터는 조직적인 축구를 위한 밑바탕과 팀플레이 같은 것들을 중점으로 준비에 들어가려고 준비 중이고요.”

 

사실 최수용 감독은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3학년들이 입시 준비로 한창 바빴던 후반기 리그에 3학년이 아닌 1~2학년을 기용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사실은 3학년들이 수시 모집을 준비할 때 1,2학년들로 구성해 후반기 3~4경기를 치렀어요. 내년 시즌 이 선수들과 금호고를 꾸려 나가야 하니까 경기력이나 전체적인 밸런스 등을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 선수들이 걱정과는 달리 형들만큼이나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승점도 꽤 챙겼어요. 그래서 왕중왕전에도 뛸 기회를 줬던 거고요. 지금 1~2학년 선수들과 동계 훈련을 통해 잘 다듬어 나간다면 골고루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요.”

 

내년 시즌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켜 보다 더 강한 금호고를 만들어가고자 다짐하는 최수용 감독의 모습에서 강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금호고의 엠블럼에 있는 불새처럼 2018년 새로운 도약을 향한 힘찬 날갯짓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금호고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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