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4-04-23 13:11 (화)
6번은 우리 부자의 운명, 방준호 “내년 시즌 6번 달고파”
6번은 우리 부자의 운명, 방준호 “내년 시즌 6번 달고파”
  • 신재영 기자
  • 승인 2017.12.10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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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자전(父傳子傳) : 대대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함.

 

아버지의 성품이나 행동, 습관 등을 아들이 그대로 전해 받는 모습을 뜻하는 이 사자성어에 걸맞은 선수가 있다. 배구코트의 ‘황금 방패’와 ‘거미손’이라 불린 방신봉 전 선수의 아들 방준호이다.

 

2018년 문일고등학교 유망주 방준호

이름 : 방준호

출생 : 2002년생(중 3)

키 : 188cm

포지션 : 레프트

출신학교 : 남양초등학교-문일중학교

 

“어릴 때 텔레비전을 보는데 거기에 아버지가 나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너무 신기했어요. 경기장에도 가긴 했었는데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배구선수의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방준호가 배구를 시작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배구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텔레비전 출연으로 단숨에 배구선수의 길을 선택한 방준호는 초등학교 4학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배구선수의 꿈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유명한 아버지로 인해 방준호는 어린 시절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아버지께서 유명한 선수다 보니까 사람들이 아버지와 비교 아닌 비교를 많이 하셨어요. 그때 처음으로 배구한 걸 후회했어요. 당시에 아버지께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말씀드렸더니 너와 나는 다르다고 하셨어요. 아버지는 아버지고, 저는 저라고 말씀하시면서 부담 없이 편하게 하라고 해주셨어요. 그때 이후로는 편하게 다시 코트 안에 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의 유명세로 인해 부담감이 컸지만 편하게 하라는 그 말 한마디에 방준호는 코트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아버지의 영향은 등 번호를 선택함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문일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방준호는 아직 번호를 배정받지 못했지만 한결같이 한 번호를 고집했다.

 

“6번을 하고 싶어요. 저희 아버지께서 선수로 활동하실 때 6번이셨거든요. 그래서 처음 배구를 시작하고부터 중학교 때까지 6번을 달았어요. 저한테는 제일 의미 있는 번호이자 편한 번호예요.”

 

수십 년간 달고 있던 아버지의 등 번호기에 더 달고 싶었을 것이다. 처음 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방준호에게 6번은 아버지 방신봉의 번호이기 때문이다. 방준호가 아버지 등 번호를 넘겨받기까지는 많은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배구를 한다고 했을 때 안 했으면 하셨어요. 다른 아버지들처럼 운동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반대로 어머니는 반대 없이 오히려 지지해주시더라고요.”

 

경험해봤기 때문에 반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방신봉 전 선수조차도 아들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결국, 아들의 의지에 두 손 두 발 다 든 방신봉 전 선수는 아들 방준호, 선수 방준호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로 계실 때도 지금처럼 경기장을 찾아주시고, 조언도 해주셨어요. 저 또한 팀 내에서 배운 것 중 제가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요. 때론 배구선배로서, 운동하는 아들의 아버지로서 피드백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집에서는 방신봉 전 선수의 도움을, 학교에서는 이호철 감독의 도움을 받으며 문현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방준호는 “이호철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배구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하세요. 선수 개개인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운동 외적인 면도 그렇고요.”라고 말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평소 기본기를 토대로 훈련을 한다는 문일고등학교는 훈련시간 외에 개별 훈련을 하게끔 진행 중이다. 이에 방준호는 최근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고자 노력 중임을 언급했다.

 

“제가 서브는 잘하는 것 같은데 캐치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보완을 위해 아버지께 여쭤보기도 하고, 개별 훈련을 하면서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방준호의 내년 시즌 목표 또한 “우선 캐치를 잘하는 거요. 제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더불어 자신과 아버지가 한 팀에서 상봉하기를 꿈꾸기도 했다.

 

“최종 목표는 국가대표인데요, 국가대표 이전에 아버지가 감독으로 계신 팀에 제가 선수로 들어가 보고 싶어요. 아마 한 번도 아버지랑 얘기해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도자로서 활동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코트 안에서 직접 보고 싶어요.”

 

부자가 한 팀에서 지도자와 선수로 활동하는 것,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배구 팬들에게는 또 다른 퍼포먼스로 다가 올 수도 있을 듯하다. 방준호의 바람처럼 아버지와 한 팀을 이뤄 코트에 들어서는 날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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