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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최강' 목동중, 맹호그룹 극적 우승…작년 이어 춘계 2연패
'학원 최강' 목동중, 맹호그룹 극적 우승…작년 이어 춘계 2연패
  • 전상일 기자
  • 승인 2018.02.24 0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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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기 극적 동점골, 배영관 역전골… “동북중 상대 맞춤 전략 주효”

2018 시즌 춘계연맹전 맹호그룹의 주인공이 목동중학교로 정해졌다.

목동중은 동북중을 꺾고 대회 2연패를 이뤄내면서 학원 팀 최강자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맹호그룹에서 동북중을 꺾고 춘계연맹전 2연패를 달성한 목동중

 

영덕에서 3개 그룹(청룡·화랑·충무), 울진에서 4개 그룹(백호·봉황·맹호·프로산하)로 나누어 펼치진 춘계연맹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그룹은 맹호그룹과 프로산하 그룹이라고 볼 수 있다. 맹호그룹과 프로산하 그룹에는 학원 팀의 최강자 목동중과 프로 산하 팀의 최강 라이벌 오산중·매탄중이 속해 있기 때문이다.

목동중은 작년 벌어진 제53회 춘계 한국중등축구연맹전 고학년부 백호 그룹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프로 산하그룹에 대적할만한 몇 안되는 학원 팀으로 꼽히는 목동중의 타이틀 방어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중 하나였다. 목동중 이백준 감독(47)은 동계훈련지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에 비해 다소 전력이 약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비시즌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라며 춘계대회의 출사표를 밝힌 바 있다.

사실 목동중의 작년 춘계대회도 쉽지 않았다. 작년 백호그룹 결승에서 양산중을 만난 목동중은 정규 시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가서야 겨우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춘계연맹전 예선 2번째 경기(對 아현중 전) - 14번 신형균의 드리블 돌파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16강에서 석관중을 2-0로, 8강에서 김희태 축구센터를 4-1로, 그리고 4강에서 속초중을 2-0로 꺾고 무난하게 결승에 진출한 목동중은 강호 동북중을 만나 매우 고전했다. 동북중은 올해의 목동 중학교가 상대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팀이었다. 목동중은 동북중과의 시즌 전 4차례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패한바 있다.

목동중은 4-3-3(4-1-2-3)의 포메이션을 구사하고 있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 김효기(10번)를 필두로 대회 최다득점자인 윙포워드 이중헌(9번)이 최전방의 핵심이고 중원은 공격형 미드필더 신형균(14번)과 수비적인 성향이 강한 배영관(20번)이 책임진다. 여기에 포백 라인중 센터백 권석주(3번), 송태석(5번)의 지휘로 적절한 공수밸런스를 유지한다. 상대진영으로 바로 넘어가기 보다는 빠른 터치와 많은 패스를 통해 최대한 공을 오래 소유한다.

동북중은 목동중과는 다소 스타일이 다르다. 목동중에 비해서 체격과 스피드, 즉 피지컬이 뛰어난 팀이다. 월등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앞 선에서부터 들어오는 전방 압박이 강력하고 세트피스 상황에도 강하다(실제로 이날 두 골도 세트피스 및 롱볼 처리에서 골이 나왔다).

최후방 라인을 끌어올려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압박을 통해 평균적인 볼 탈취 지점을 높이는 방법은 기술력은 상대보다 다소 부족하지만 피지컬과 스피드가 좋은 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동북중이 그랬다. 압박을 통해서 높은 지점에서 볼을 빼앗아 내면 그만큼 빌드업 상황에서 이동해야할 거리도 짧아질 수 있고 패스를 주고받는 횟수도 줄어들게 된다. 이는 상대로부터 덜 압박당하며 빠르고 간결하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비 전술은 체력 소모가 크지만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 내거나 상대의 실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작은 선수들로 구성되어있으며 잔 패스를 주로 구사하는 목동중에게는 맞춤형 전략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목동중은 동북중의 이런 전략에 고전하기 일쑤였다.

 

동북중에게 맞춤 전략을 들고나온 목동중

 

이에 이백준 감독은 기존에 본인의 진영에서부터 시작하는 빌드업의 시작 지점을 최대한 위로 끌어올렸다. 원래 갖고 있던 빌드업의 선을 길게 가져갔다. 수비진형에서는 볼 터치를 줄이고 빠르게 공을 걷어내되 상대진영에서는 본연의 패스플레이를 구사하는 작전을 구사했다. 점유율을 일정부분 포기하더라도 상대가 프레싱을 들어왔을 때 드리블 및 짧은 패스를 최소화하고 탈 압박을 빠른 시간 내에 하자는 것이 전략의 골자였다.

이 전술은 결과적으로 대 성공을 거두었다. 선수들의 제공력과 피지컬이 뛰어난 동북중을 상대로 연장포함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운영에서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다. 특히 수비 실수로 골을 허용한 것이 더더욱 경기를 끌려가게 한 원인이었다.

 

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동북중 최현승의 역전골

 

혼전상황에서 상대의 얼리 크로스를 걷어내기 위한 5번 송태석의 헤딩이 골대 오른쪽에 서있던 동북중 최현승에게 정확하게 연결이 되었고 이를 최현승이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주도해나갔다. 본인들의 축구 스타일을 바꿔서 최대한 안전한 경기운영을 택한 목동중이었지만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헌납하며 공격에서는 원활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전반 시작 7분 만에 선제골을 헌납한 목동중은 후반 3분 김효기의 동점골을 뽑아내며 흐름을 되돌리는 듯 했지만, 후반 24분 또 한 번 최현승에게 역전골을 헌납하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우려했던 대로 역전골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허용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달려 들어오는 최현승을 목동중 수비수들이 마크하지 못하면서 내준 골이었다.

그러나 종료 채 5분도 남아 있지 않은 시각에 기회가 왔다. 상대 오른쪽 25m 지점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이어받은 김효기가 때린 오른발 슈팅이 동북중 수비수의 손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그렇게 얻어낸 페널티킥을 김효기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2대2를 만들었다.

 

연장전에 터진 배영관의 역전 결승골 장면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낸 목동중의 기세는 무서웠다. 연장전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목동중 쪽이었다. 연장 전반 5분 동북중의 진영에서 공을 인터셉트한 뒤 상대진영으로 침투하는 배영관을 향한 김효기의 좋은 패스가 이어졌고, 이 패스를 배영관이 강력한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여기에 연장 후반 이중원의 헤딩 쐐기 골까지 터지면서 목동중은 '울진 극장'의 성공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다. 동북중은 경기 내내 목동중에 비해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후반 마지막 1분을 버텨내지 못하며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다.

목동중 이백준 감독은 “동계훈련 때 아이들이 많이 부진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정말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그렇게 노력으로 일궈낸 우승이라서 다른 우승보다 더 값진 우승이 아니었나 생각 된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여기에 더해서 “김효기가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으로 축구 유학을 간다. 전력이 약화되기는 하겠지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다. 올해는 소년체전 서울이 아닌 전국대회에서 우승 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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